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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 교사, 확실히 자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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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부적격 교사, 확실히 자르겠다"

[서울 교육감 후보 연속 인터뷰 ③] 박장옥

서울 동대부속여중 7년, 동대부속여고 15년, 동대부중 교장 3년, 동대부고 교장 3년.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선 박장옥(56) 후보의 이력은 그가 걸어온 길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가 "탁상공론으로 대단히 정책 이론을 갖고 있다며 뒷꽁무니에서 권리나 권위만 주장하는 사람들이 교육을 망가뜨렸다"며 "그런 사람들이 보기 싫고 바로 잡기 위해서 튀어나온 사람"이라고 강조하는 대목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교육 행정력'에 대한 우려도 박 후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런 사고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교육을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학생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고, 선생님이 힘을 내서 제대로 교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 행정이다. 그건 내가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라고 자신했다.

현 교육감인 공정택 후보와 진보 후보를 자처하고 나선 주경복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끊임없이 제기되는 보수 단일화 논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박 후보는 "그런 것 내게 묻지 마라"며 얼굴색을 바꿨다. 그는 "보수-진보를 떠나서 학교 교육은 교육자의 양심을 갖고 가야 한다. 내가 정치성을 가진 사람인가? 그건 언론에서 너무 잘못 판단하고, 양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기사를 쓰는 것이다. 저들에게 맡길 수가 없어서 모든 것을 걸고 나온 사람인데 누굴 위해서 단일화 테이블에 앉나. 그렇게 기사 쓰는 사람들하고는 만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불교정책기획단 주최로 교육감 후보 토론회가 열린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만난 박장옥 후보는 "현장 교육에서 바로 내가 실현했던 일"이라며 '사교육비 70% 절감'을 수 차례 강조했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서면 및 대면 인터뷰 전문.

"교육개혁을 하는데 정치나 이념이 왜 중요한가"

▲ ⓒ박장옥 후보 선거사무소

프레시안: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박장옥: 1981년부터 지난 4월까지 27년간 교사로서 교육현장에 있었으며 또 교장이 된 후에도 수학문제를 풀며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왔다. 자식이 없는 저로서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 크나큰 행복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공교육이 무너져가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면서 참 가슴이 아팠다. 학교는 특목고, 외고, 명문대 입시로 잠시 들러 가는 버스 정거장처럼 됐고, 아이들은 수업은 제껴두고 학원가기 바빴고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잠은 학교에서 자곤 했다. 학부모들은 늘어나는 사교육비 때문에 주름이 늘어가고 교권은 바닥에 떨어졌다. 무너진 공교육 현장은 이미 잘 알고 있듯 망국병의 근원이 되었다.

뼛속부터 곪고 곪은 공교육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교사들의 자기 개혁에 있다고 결론 내렸다. 교사들 스스로가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스스로 곪은 상처를 잘라내야만 온전한 몸으로 다시 살아난다. 또한 교육개혁은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과 한 가족처럼 지내던 저만이 할 수 있다. 그래서 지난 4월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백묵을 놓고 이 일에 나선 것이다.

프레시안: 처음으로 주민 직선제로 치뤄지는 이번 선거를 두고 언론에서는 '정권 중간 평가', '반전교조 후보' 라는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다. 후보가 생각하는 이번 선거의 의미는 무엇인지.

박장옥: 지금 대다수의 사람들이 교육감 선거를 마치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와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념과 정치의식이 과잉되어 교육 내부의 문제는 제껴두고 우물와서 숭늉 찾는 식으로 정치적 배경과 이념성향으로 교육감을 뽑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개혁을 하는데 정치나 이념이 왜 중요한가? 핵심은 썩어가는 교육계 내부 개혁을 시작해야 하는 일인 만큼 교육을 잘 알고 문제를 잘 아는 순수한 교육자가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반 정치, 반 이념, 오로지 교육만 생각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프레시안: 오랜 기간 교사, 교감, 교장을 역임했다. 현장을 잘 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각 지역 교육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교육 행정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우려가 있다.

박장옥: 잘못된 생각이다. 그런 사고를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교육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교육 행정은 다른 게 없다. 학생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고, 선생님들이 힘을 내서 제대로 교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 지시하는게 행정이 아니다. 그건 내가 누구보다 더 잘 안다.

탁상공론만 일삼으며 대단한 정책 이론을 갖고 있다며 뒷꽁무니에서 권리나 권위만 주장하는 사람들이 교육을 망가뜨렸다. 나는 교장으로서 임기가 많이 남아있는데도, 그런 사람들 보기 싫어서 바로 잡기 위해서 튀어나왔다.

진보 세력? 지금 우리나라에서 진보라고 내건 이들은 양의 탈을 쓰고 늑대 행동 하는 사람들 아닌가. 애들 의식화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무슨 진보인가.

"기초 학력이 튼튼해지면 사교육비가 절감 된다"

프레시안: '0교시, 보충학습'으로 요약된 학교 자율화 계획, 영어공교육정상화 방안 등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이 많은 논란을 낳았다. 서울시 교육청의 '학원 교습 시간 연장 추진'도 역시 논란거리였다.

박장옥: 0교시, 보충수업 등은 모두 사교육 서비스의 질에 미치지 못하는 현재의 공교육이 미봉책으로 내놓은 부적절한 조치라고 하겠다. 공교육 정상화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하며 부분만으로 전체를 살릴 수 없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하나부터 열까지 실패하는 이유는 공교육의 체질개선을 하지 않은 채 실행하기 때문이다. 0교시, 보충수업! 이는 교사가 신뢰를 받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아이들만 고생이다. '학원 교습시간 연장 추진' 이런 것은 지난 서울시 교육이 사교육비를 부추기는 대표적인 정책이라 하겠다. 공교육을 활성화하여 아이들이 학교에서 학력 신장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인데 이것은 교육행정가들이 사교육만 부채질하는 실패한 정책이다.

나는 중앙에서 무슨 정책을 낸다고 따라가거나 현장에서 따라오라고 하지 않겠다. 좌익, 우익이니 해도 모두 자기 자식은 소중히 생각한다. 나는 정책을 검증 받으면서 갈 것이지 중앙정부이기 때문에 따라갈 건 아니다.

▲ 유세 중인 박장옥 후보. ⓒ박장옥 후보 선거사무소.

프레시안:
후보가 생각하는 서울시 교육(혹은 한국 교육)의 핵심적인 문제점을 요약한다면.

박장옥: 지난 서울시 교육은 한마디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실패한 교육이다. 많은 학부모가 아이를 학원으로 내보내게 만들었고 엄청난 사교육비 때문에 가정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렀으며 수많은 기러기 아빠를 양산해 사회문제를 만들었다. 지구상 어디에도 이런 나라는 없었다.

핵심 두가지를 바로 잡겠다. 부적격 교사 무조건 5% 퇴출해 '철밥통' 소리를 듣는 교사 문화를 바꾸겠다. 우리 아이들을 경쟁력있는 세계인으로 키우려면 우선 교사부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건강하고 균형잡힌 국가관과 전문지식을 갖춘 우수한 교사들을 적극 발굴하여 임용할 계획이며, 학교 안에 새로운 경쟁문화를 도입하여 학부모들의 박수갈채를 받도록 하겠다.

변화된 학교 분위기는 신바람 나는 학교를 만들게 되며 공교육의 부활로 나타날 것이다. 이는 곧 사교육비를 70%까지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이 모든 것은 매우 강력한 추진력을 가지고 실천해야 하며 과거와 같은 미온적 태도로는 바꿀 수 없다. 잘못한 과거는 바꿔야하며 새로운 지도자는 강력한 추진력을 갖춰야 한다. 교육개혁을 원하는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강력한 개혁이야말로 새로운 교육감이 반드시 이뤄야하는 모든 시민들의 꿈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학벌이 중시되는 사회 풍토 속에서 입시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사교육비 70% 감소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할까.

박장옥: 기초 학력이 튼튼해지면 사교육비가 절감 된다. 나는 학원비 23만 원, 24만 원 하던 것을 학교에서 방과후 학교 수업비 1만8000원에 해결한 경험이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1학년에 사칙 연산 가르쳤다고 하면, 나머지 공부를 해서라도 책임을 지고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학교 선생님들이 공부는 학원에 가서 하라는 식이다. 이를 바로 잡아서 학년 별로 책임을 지고 올리겠다는 것이다. 학력이 미달 되면 가르치는 선생님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방과 후에 보충 수업을 부활시켜서라도 각 교과 과정에 충실하게 만들겠다.

결국 유일한 길은 공교육 개혁에 있다. 이는 부적격 교사 5% 퇴출이라는 공약에 담겨 있다. 학교는 스스로 교사의 능력과 자질을 향상시키고 교육 수요자들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로 새로 무장해 태어나야 한다. 교사들도 경쟁하고 학교도 경쟁시대로 돌입해야 한다. 학교가 달라지면 학생과 학부모가 돌아오고 학교는 아이들의 학업 능력을 책임질 것이며, 학부모는 아이를 다시 학교로 돌려보낼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구조를 회복하기 위해 특목고, 외고 문제의 남용과 왜곡을 바로 잡을 것이다. 또 학교에 질 높은 영어교육을 할 수 있는 원어민 교사와 교원 연수 및 우수 교원 확보, 어학실습실 등의 인프라 구축, 방과 후 학교 등의 문제를 실천해 나가겠다.

"단일화? 누구를 위해서 그 테이블에 앉나"

프레시안: 2010년까지로 임기가 짧다. 공약을 실천에 옮기기엔 너무 짧은 기간이 아닐까.

박장옥: 공교육이 체질개혁을 하는데는 무엇보다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적으로 임기가 짧지만 교육개혁의 뿌리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우선큰 틀에서 방향이 잡히면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교사들의 자정노력으로 공교육 활성화의 분위기가 잘 형성 될 것이라 본다.

프레시안: 진보 교육 단체에서 한 후보를 두고 공식 지지 선언을 한다거나, 언론에서 '전교조 후보'로 이름 붙이듯, 교육계에서 보수-진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박장옥: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이번 교육감 선거가 여야의 정치 선전도구나 보수 대 진보 이념 대결 또는 전교조 대 반 전교조 식 흑백논리로 치닫는 왜곡된 여론화에 시민들의 건전한 생각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사교육비로 가정경제가 파탄나고 아이들은 '공부는 학원에서 하고 잠은 학교에서 자는' 등 뿌리깊은 망국병의 근원으로 공교육 붕괴를 논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교조냐 반전교조냐 또는 친 이명박이냐 반 이명박이냐는 논리가 골병든 우리교육을 살리는 해법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정치를 떠나 교육을 걱정하는' 후보를 바로 볼 수 있도록 언론도 도와야 하며 어떻게 무너진 공교육을 살려낼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점에서 다시 '이념 대결로 돌아가는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엄청난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그렇다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보수 진영 단일화 논의는 어떻게 보는지.

박장옥: 자기들은 서로 보수라고 하지만 공정택 후보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때부터 연결돼 있던 사람 아닌가. 나는 보수-진보를 떠나서 학교 교육은 교육자의 양심을 갖고 가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 다 해먹은 사람이 망가뜨리는 것도 안 되고, 노조도 안 된다.

그런데 단일화? 내가 정치성을 가진 사람인가? 그건 언론에서 너무나 잘못 판단하고, 양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기사를 쓰는 것이다. 내가 왜 단일화를 하나. 저들이 물러나면 물러나지. 저들에게 맡길 수가 없어서 모든 것을 걸고 나온 사람인데 누구를 위해서 단일화 테이블에 앉나. 그렇게 기사 쓰는 사람들하고는 만나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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