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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전공노=주사파' 색깔공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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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전공노=주사파' 색깔공세 파문

한나라당도 가세, 전공노 "왜곡보도도 모자라 색깔 씌우기까지"

"전공노, 9월 노동자학교 1기 조합원 교육에 北 주체사상 포함됐다"

조선일보는 유세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입법조사관의 글을 인용, 12일 1면 톱으로 보도한 기사의 제목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조선일보 보도를 받아 전공노에 대한 색깔공세를 펴고 있으며, 노동계는 노조에 대한 전형적인 색깔론 공세라고 강력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선, "공무원노조, 조합원에 주체사상 교육" 의혹제기**

조선일보는 이날 기사에서 "오는 15일 파업을 예고한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지난 9월2일에서 4일까지 일부 조합원을 상대로 실시한 교육내용에 북한의 주체사상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문제의 내용은 지난 9월2일부터 충남 아산의 한 콘도에서 개최된 제1기 공무원노동자학교 과목에 들어 있다"며 "전공노는 당시 조합원이 85명이라고 밝혔고, 이 학교 교장은 최근 전공노 파업 움직임과 관련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영길 전공노 위원장"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유세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입법조사관이 11일 자신의 홈페이지(www.yoosehwan.com)를 통해 당시 박세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조직위원장이 발제한 '세상을 바꾸는 철학,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위해'라는 A4 27장 분량의 분량의 글이 북한 주체사상이라고 지적했다"고 이같은 보도의 근거를 밝혔다.

조선일보는 또 우파 이론가인 신지호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와 홍진표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정책실장에게 박 위원장의 발제문과 198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주체사상에 대하여'란 논문의 비교검토를 의뢰한 결과, "용어나 표현을 변형시키고 있지만 상당 부분 같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신교수와 홍 정책실장이 문제의 자료와 김정일의 논문을 비교검토한 세부사항을 대차대조표로 3면에 상세히 보도했다.

***유세환 "전공노는 대남 적화혁명 주력군", "6.15선언은 반역선언"**

문제의 유 조사관은 전공노 홈페이지 문서 자료실에 게재돼 있던 박세길 조직위원장의 발제문을 기초로, 이같은 주장을 편 것으로 추정된다. 유조사관은 지난 7월부터 2006년 7월까지 미국 뉴욕주립대에 유학중인 것으로 유학중이고 국회사무처 직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유 조사관은 자신의 글 말미에 "대한민국과 헌법을 수호하고 법을 집행하라고 국민으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이 불법적으로 노조를 결성한 것도 모자라 대남 적화혁명의 주력군으로 교육을 받고 있고, 이를 자랑스럽게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걸어놓고, 이에 따라 지금 이 순간도 가열찬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지금 이 나라에는 국가보안법도, 공무원법도, 국가정보원도, 검찰도, 경찰도, 행정자치부도 다 작동을 멈추었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공무원노조가 북한의 주체사상으로 무장해 대남 적화혁명의 주력군으로서 노조를 결성하고 파업을 강행하다는 식의 주장이다.

유 조사관은 이에 앞서 현직 공무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극우적 시각에서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글이 다수 게재해 왔던 사실이 확인됐다.

한 예로 그는 '6.15남북공동선언'을 "반역선언"이라고 규정하고, "박정희부터 김영삼까지 추진된 통일 접근방법은 결국 김대중에 와서 파탄을 맞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9월 보수인사들의 시국선언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이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이 공산화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현 집권세력인 386세력이 과거 80년대 공산주의 운동을 하였고, 이들이 아직까지도 그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나라당도 뒤질세라 색깔론 가세**

조선일보 보도를 접한 한나라당은 즉각 전공노에 대한 색깔공세에 가세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전공노 일부 교육장에서 주체사상이 교육됐다는 것은 우리를 매우 놀라게 하고 있다"라며 "이념훈련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공무원 조직까지 이렇게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장은 또 "한국방송(KBS)과 국정홍보처에서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북한에 의한 이념 선전ㆍ선동이 강화되면 될 수록 남한정부는 거기 걸맞는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공노, "왜곡보도에 한술더 떠 색깔 덧씌우기냐"**

반면에 전공노는 이날 오전 긴급 성명을 내고 조선일보 보도를 강력성토했다.

전공노는 "북한의 주체사상이 무슨 말인지 조차 모르기 때문에 이런 보도가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조차 모르겠다"며 "마녀사냥식 왜곡보도에 한 술 더 떠 색깔까지 덧칠하려는가"라고 조선일보의 매카시 공세를 강력성토했다.

전공노는 이어 "신생조직으로서 사회의 저명한 인사들에게 한 시간 정도 교육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는 마치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것인양 보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공노는 또 "조선일보 방식으로 모든 것을 억지로 맞추기를 한다면 어떤 것 하나 친북적이지 않은 것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언론계 또한 문제의 유세환 입법조사관의 평소 글들을 볼 때, 그가 극우수구적 사상에 깊게 경도돼 모든 것을 색깔론으로 해석하던 인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조선일보가 이를 1면 톱으로 대서특필하며 전공노를 주체사상에 경도된 집단인양 몰아간 것은 조선일보의 적나라한 현주소를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앞으로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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