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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기자의 막말 파문, 영화계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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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기자의 막말 파문, 영화계를 흔들다

[이슈인시네마] 독립영화협회 보도자료에 악성 댓글 붙여

현직 기자의 메일 한 통이 영화계 및 온라인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빚고 있다. 애초 사건의 시작은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각 언론사에 보낸 구인 보도자료가 발단이 됐다. 한독협이 지난 7월 9일과 15일 신임 사무국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하자, 서울경제신문 국제부의 K기자가 15일 회사 메일 계정으로 "뭐 노비 구하냐? 관노비냐 사노비냐 영화업계의 고질적인 단면을 보는 것 같다... ㅎㅎ 기본적인 노사인식도 없는 무지한 딴따라들... ㅎㅎㅎㅎ"이라고 답장을 보낸 것. 한독협에서 발송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독협의 고영재 사무총장이 16일 메일을 보낸 사람이 K기자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하자 K기자는 오히려 '뒷조사를 해봐야겠다' '왜 나한테 보도자료를 보냈느냐'라며 오히려 고압적으로 반응했다. 이에 한독협 측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관련 단체에게는 취재 거부 연대를, 타 언론사에는 보도를 호소하며 해당 신문사에 신문사 차원의 공식 사과 및 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이 사건은 민예총이 발간하는 컬쳐뉴스에서 17일 기사화됐고, 이어 한독협 관련자 및 독립영화 감독들이 개인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면서 온라인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후 K기자는 독립영화협회 쪽과 이 사건을 취재한 바 있는 기자협회보의 기자에게 해명의 내용을 담은 메일을 회사 계정이 아닌 개인 계정의 메일로 보냈고, 이는 또 다시 온라인에 공개가 되어 제2의 논란을 낳았다. K기자는 이 메일에서 구인공고에서 보이는 몇몇 문구('심부름꾼이 될 각오를 하라, 애정없는 희생은 필요없다, 급여는 작지만 일이 많다' 등등)에서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인 장시간 저임금 노동문제가 오버랩 돼서 순간적으로 저지른 실수라고 해명했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현직 기자가 어이없는 막말로 답신을 보냈다며 경악을 표하는 비난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한독협에서 낸 애초의 구인공고의 문구가 열정을 담보로 젊은 영화지망생의 노동을 착취하려는 구태의연한 행태가 아니냐는 비판도 눈에 띈다. 이에 따라 한독협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구인공고에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산" 몇몇 구절을 수정, 삭제한 상태다. 구인공고의 문구를 직접 작성한 한독협의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 원승환 소장은 자신의 블로그 및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 공고가 2002년의 신임 사무국원을 모집할 때 썼던 공고를 손본 것이며, "한독협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고용 형태가 다른 일반적인 영화사나 기업과는 다를 수밖에 없으며,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4대보험을 모두 보장하며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이다"라고 전제한 뒤, "일방적으로 희생해 달라는 말을 쓰기 싫었고, 협회가 보장해줄 수 있는 조건이 열악한 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공지에서부터 미리 솔직하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경제 K기자는 본지의 전화인터뷰 시도에 처음에는 사건이 더욱 확대되거나 기사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부감을 드러냈지만, 곧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메일함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에서 댓글을 달 듯 생각없이 메일을 보낸 것은 본인의 실수이지만, 구인공고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는 것이다. K기자는 현재 오해를 서로 풀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이며 자신의 실명이 공개돼 대처하기가 더욱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독협이 독립영화와 관련된 곳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정확히 어떤 단체인지는 잘 몰랐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한독협의 고영재 사무총장은 "이 사건의 본질은 단체가 공식적으로 보낸 보도자료에 기자가 그런 식의 답장을 보낸 것이고, 이것이 기자들 사회에서 관행처럼 존재한다는 사실"이며, K기자가 본질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사무총장의 말에 따르면 사건을 알리는 보도자료가 발송된 이후 다시 이루어진 전화통화에서 K기자가 "문제가 커지게 만든 것에 대해선 사과할 수 있지만 내가 보낸 메일 자체에 대해서는 사과할 생각이 없다, 한독협이 그런 공고를 낸 것을 오히려 반성해야 하지 않느냐, 그런 식이니까 영화계가 썩은 것이라고까지 말했다"고 밝혔다. '서로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고 사무총장과 원승환 소장은 이 사건이 "한독협이어서 문제가 아니다. 어떤 단체든 공식적인 보도메일을 보냈을 때 기자가 그런 식의 반응을 한 것이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수긍할 만한 지적을 정당하게 했다면 얼마든지 수용하고 반영할 수 있겠지만, 이런 식의 메일을 보내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것이 현재 한독협 측의 입장이다. 또한 고 사무총장은 서울경제신문 측이 다시 사과를 하는 것이 이미 무의미해진 상황인 만큼 앞으로 서울경제신문 측에 취재 협조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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