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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감독들의 잇단 귀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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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감독들의 잇단 귀환. 왜?

[할리우드 통신] 클린트 이스트우드, 시드니 루멧 등 신작 개봉

"올드 데블들(Old Devils)을 주목하라." 영화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7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현역에서 활동하는 노장 감독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옛 명성만을 유지하는 차원이 아니라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관록이 돋보이는 신작 영화들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26세의 나이에 영화사에 남은 걸작 <시민 케인>을 만들었던 오손 웰스나 29세에 <저수지의 개들>을 발표했던 퀜틴 타란티노 같은 감독이 있는가 하면, 지난해 세상을 떠난 로버트 알트만(81세로 작고)과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95세로 작고)처럼 말년까지도 창작활동을 계속했던 감독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니콜라스 뢰그(80 영국 ), 에릭 로메르(88 프랑스 )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100 포르투갈) 클린트 이스트우드(78 미국) 시드니 루멧(84 미국) 등이 새 영화들로 전세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물론 한때 전설적인 명성을 누리다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소리없이 사라지거나 비참하게 몰락한 감독들도 있다. 무성영화 시절 <달로의 여행>등 숱한 작품들을 만들었던 조르쥬 멜리에는 나이들어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장난감을 팔며 생계를 이어나갔던 것으로 전해지며, 제임스 딘과 나탈리 우드 주연의 <이유없는 반항>을 만들었던 니콜라스 레이 감독은 말년에 커피값조차 낼 돈이 없이 체포돼 화제가 됐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젊은이 못지않은 창작력으로 영화인들에게는 존경을,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노장 감독들의 신작을 알아본다.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1908년생) 올리베이라는 오는 8월로 꼭 100세가 된다. 무성영화 시절 <파티마 밀라그로사>(1928)의 단역배우로 데뷔했으니 영화인생을 시작한지도 올해로 꼭 80년째가 된다. 압도적인 필모그래피를 지닌 이 창조적 노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매년 한두편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생산력의 소유자다. 그의 최신작은 지난해말 포르투갈 등 유럽에서 개봉됐던 <크리스토퍼 콜롬부스 –수수께끼>. 콜롬부스가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라 포르투갈인이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펼쳐나가는 학자부부의 행적을 통해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드러낸 작품이다. 국내에서 최근 개봉됐던 옴니버스영화 <그들 각자의 영화관>에서도 올리베이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지난 2006년 발표했던 <세브린느, 38년후>는 오는 9월쯤 영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루이스 브뉘엘의 <세브린느>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 38년후 주인공들의 삶을 조명한 독특한 작품이다.
▲니콜라스 뢰그(1928년생) <쳐다보지 마라>(1973><배드 타이밍>(1980) 등의 작품에서 독특한 시각을 보여줬던 뢰그의 신작 <퍼프볼>이 18일부터 영국에서 개봉에 들어간다. 데니스 호퍼 , 엘리자베스 헐리의 <삼손과 데릴라>(1996년작) 이후 12년만이다. <퍼프볼>은 뢰그의 장기인 스릴러물. 인기 작가 페이 웰든이 1980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을 토대로 한 작품으로, 영국 근교의 외딴 별장에 입주한 부부가 겪는 끔찍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도널드 서덜랜드와 미란다 리처드슨. 도널드 서덜랜드는 뢰그의 <쳐다보지 마라>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다. <퍼프 볼>'은 영어로 '말불버섯'이라는 의미.
▲에릭 로메르(1920년생) 누벨바그 거장 로메르 역시 2~3년에 한편씩 꾸준하게 새영화를 내놓고 있다. 80세를 넘긴 2000년대에만 들어서도 <영국 여인과 공작>(2001) <삼중 간첩>(2004) < 아스트레와 셀라동의 사랑>(2007)을 발표했다. 이중 최신작인 <아스트레와 셀라동의 사랑>은 가을 시즌에 영미권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목동 셀라동과 시골처녀 아스트레의 순수한 사랑과 역경을 그린 작품으로, 아스트레로부터 외면 당한 후 강물에 몸을 던졌다가 요정의 도움으로 살아난 셀라동이 여장을 한채 아스트레에게 다가가 다시 사랑을 되찾는다는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희극이나 신화를 연상케하는 설정이 이색적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1930년생) 올해 칸영화제에서 호평받았던 <체인즐링>이 오는 10월 24일 미국에서 개봉된다. 19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권력 남용과 인권침해를 일삼는 경찰을 상대로 싸우는 한 여인의 사연을 통해 권력의 속성과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최근 쌍둥이를 출산한 앤절리나 졸리가 잃어버린 아들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어머니 크리스틴으로 열연했다. 이스트우드는 나이들수록 더욱 깊이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감독이다. 50대때 만든 <버드>(1988)도 좋지만 60대 들어 발표한 <용서받지 못한 자>(1992) ,70대에 만든 <밀리언달러 베이비>(2004) <이오지마로부터 온 편지>(2007) 등에서 한층 원숙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그는 현재 신작 <휴먼팩터>를 준비중이다. 넬슨 만델라가 민주적 선거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된지 한해 뒤인 1995년, 아직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의 상처가 남아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럭비 월드컵대회를 다룬 작품. 매트 데이먼과 모건 프리먼의 출연이 확정된 상태다.
▲시드니 루멧(1924년생) <형사 서피코>(1972) <네트워크>(1976)<허공에의 질주>(1988)로 유명한 루멧감독이 최근 미국 평론가들로부터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에서 거장다운 예리한 연출력을 입증해 "역시 루멧"이란 찬사가 쏟아졌던 것. 지난해말 각종 언론에서 꼽은 '올해의 10대 영화'에도 빠짐없이 선정될만큼 이 영화가 불러일으킨 반향은 대단했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과 에단 호크가 부모가 운영하는 보석상을 터는 형제로 등장한다. 희생자도 , 신고도 없을 것이라고 계산했던 범행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미 유럽 등 각국에서 개봉됐으며 홍콩에서는 7월 24일 , 일본에서는 10월 4일로 개봉일자가 잡혀있다. 루멧은 현재 신작으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게팅아웃>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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