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남북 핫라인 단절 '과거 정부 탓'

"과거정부 과대선전 결과가 지금 나타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남북 대화채널 단절과 관련해 "(과거 정부가) 국민들에게 실효성 없는 핫라인을 만들어 놓고 과대선전을 했고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15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박 대표는 금강산 피격 사건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모든 역대정권이 대북 핫라인을 개설했다고 얼마나 뽐냈느냐"면서 "지금 통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남북 간의 '불통'을 '과거 정부 탓'으로 돌렸다.
  
  박 대표는 금강산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난 11일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선 홍양호 통일부 차관으로부터 사건 관련 보고를 받고 "정부와 북한 사이에 핫라인이라든지 대화가 되는 통로가 없냐"고 따져 묻는 등 남북 대화 채널이 단절된 상태인지도 모르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또한 "기본적으로 북측에서 사건 자체를 장시간 동안 감췄고 북측에서 일어난 일을 현실적으로 정부가 알 수도 없었다"며 "특히 북한은 판문점에 설치된 전화도 받지 않는 등 우리의 주장 자체를 받아주지 않고 있어서 정부로서는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항변했다.
  
  대화단절이 과거정부 탓이라는 박 대표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 사이에 왕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군 당국자 간의 핫라인이 있었다"며 "그걸 광케이블로 교체해주기로 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안 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북쪽이 전화도 안 받아 버리고 몽니를 부리고 있지 않냐"고 지적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북한을 자극하는 이 정부의 남북관계 기조는 그동안 쌓은 신뢰를 일거에 무너뜨렸다"며 "핫라인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식라인조차 가동되지 않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핫라인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황당하게 이전 정권 탓을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책임전가식 태도는 국민의 신뢰만 무너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표는 정부의 미숙한 초기대응에 대해선 "사건 발생 직후 대통령에게 즉시 통보돼야 하고 안보라인에서 서둘러 해결책을 마련해야 했지만 기민성이 없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통일외교안보 라인의 교체 문제에 대해선 "누구 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콕 꼬집기는 어렵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