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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학생 상대로 '돈 놀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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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학생 상대로 '돈 놀이' 하나"

등록금넷, 시중금리보다 높은 학자금 대출 금리 성토

2008년 1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는 7.65%. 하지만, 2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는 8%가 넘을 전망이라는 보도가 벌써 나오고 있다. 서민들의 대학 등록금 부담은 더욱 치솟고 있는데, 정부와 여당은 오히려 학자금 대출 이자율을 높이고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이에 '등록금넷'은 15일 오전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규탄하고,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학자금 대출 이자"대학생들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실제로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거 참가했다. 참여연대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대학생 이유리 씨는 "30도가 넘는 더위에도 이렇게 거리로 나온 것은 자신의 주머니 사정 탓에 현재 상황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라며 "연 천만 원의 등록금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높은 이자 때문에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학자금 대출이 왜 생겼나. 이윤은 최소한만 남기면서, 학생들을 도우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고서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신용불량자가 될까 두려울 뿐이다"고 말했다.

정설희 덕성여대 총학생회장도 "현재 대학생들은 학자금 대출 이자 갚으라는 독촉 문자를 받고 그것을 피하려고 뼈 빠지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학자금 빚으로 학생들이 빚쟁이가 되어 가고 있다"라며 "학생들 상대로 돈 장사를 하지 마라. 공부만 하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시중 은행의 대출 상품 금리는 7% 내외. 8%에 육박하는 학자금 대출 금리가 오히려 더 높다. 저소득층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 것이 무색할 정도다. 이는 정부의 학자금 대출 금리가 시중의 대출이자율에 가산금리(국고채 수익률)가 더해서 정해진 까닭에 생긴 결과다. 이윤은 최소한만 챙기고, 학생들을 돕겠다는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빚에 찌든 채, 졸업하는 대학생들…평균 부채 740만 원

두 자녀 모두 대학에 다닌다는 참교육학부모회 이희정 사무처장도 "우리나라에서 학부모로 살기 참 힘들다"라며 "연봉 3천만 원을 받는데, 두 아이 대학 등록금만 2천만 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비싼 등록금도 문제지만, 7.6%의 금리로 말미암아 이자가 연체라도 되면 아이들이 신용불량자가 돼 사회에 나가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가 됐다"며 "그래서 늘 자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통계를 보니 구직자들의 부채가 67%에 달하고, 이들의 평균 빚은 740만 원이라고 한다"라며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88만 원 세대'다. 원금 상환에도 문제가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교육 현실을 지적하며 정부에 "학생들이 학비를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하기보다는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야 국가 경쟁력도 높아지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 '등록금넷'은 15일 오전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무책임함을 규탄하고,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프레시안

대학생 열 명 중 네 명이 학자금 대출…빚으로 빚 갚는 악순환도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등록금넷)'에 따르면 '등록금 천만 원 시대'를 사는 현재의 대학생 10명 중 4명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또 이들은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 이자가 밀려 대부업체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대출을 갚으려고 대출을 하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이 중 1개월 이상 연체된 경우가 2만 6800여 건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선 때 약속한 정책들도 시행하지 않고 있고 학자금 금리 보조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자 1% 낮추며 생색내는 정부, 학자금 예산은 오히려 깎아

'등록금넷'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교육 분야 서민부담 경감 대책'으로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 대출이자를 1% 낮춰준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등록금넷'은 "워낙 높은 학자금 고금리에서 1%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경제적인 부담이 완화된다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등록금넷에 따르면 이미 작년 국회 예산심사소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 주도로 2008년 학자금 대출 신용보증기금 1천억 원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학금 지원예산인 100억 원이 삭감됐다고 한다.

또 교과부는 주택금융공사의 학자금대출 관련 업무를 한국장학재단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대출금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등록금넷은 한국장학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대해 △학자금 대출 금리의 타 부처 정책금리 수준으로 대폭 인하 △무이자 대출 및 저리 대출 이자의 적용기간을 상환기간까지 확대 △대출자의 일정 소득 이상 발생 시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거치 기간의 확대 및 상환 기간의 확대를 포함하라고 요구했다.

"일본의 학자금 대출 금리는 무이자 또는 2%"

이들은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학자금 대출 금리가 무이자 또는 2% 정도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닫힌 귀를 열고,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 해결의 호소를 귀담아들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등록금넷은 18대 국회를 상대로 개원함에 따라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최소한 등록금을 물가 인상률 안의 범위에서 규제), 등록금액 상한제(도시근로자가 한 달 월급 정도로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 등록금 증액 상한제, 후불제, 차등 책정제(소득 수준에 따라 등록금 차등 책정) 등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지난주 각 당에 등록금 해결을 위한 정책위 의장과의 면담 요청서를 보낸 상태다. 이들은 이번 주 내로 면담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행된 퍼포먼스. 학자금 대출 금리가 높아짐에 따라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들을 표현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들은 이자만이라도 제때 갚으려 발버둥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프레시안

▲등록금 부담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대학생을 묘사한 퍼포먼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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