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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정국에 휩쓸려 지도부 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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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촛불 정국에 휩쓸려 지도부 뽑나"

[인터뷰] 이수호 "진보 결집의 중심에 민노당이 서야"

민주노동당의 지도부 경선이 반환점을 돌면서 선거 분위기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9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13~17일까지 당원투표를 통해 7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이수호-강기갑 후보의 양강 구도가 지배한다. 1위가 민노당의 새로운 '얼굴'이 된다. 어수선한 정국 분위기 탓에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2기 민노당의 진로가 걸린 선거인만큼 <프레시안>은 두 후보의 인터뷰 기사를 차례로 싣기로 했다. <편집자>

이수호 후보는 인상이 부드럽다. 좀처럼 목청을 돋우는 일도 없다. 점잖고 유연한 성품의 소유자인 그가 창을 들었다.

그는 "촛불정국이 정세의 중앙에 놓여있다 보니 그에 편승해서 지도부를 구성하려는 듯한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쇠고기 스타'로 떠오른 인기를 배경으로 선거구도를 뒤흔든 강기갑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 ⓒ프레시안

묻기도 전에 당 대표-원내대표 겸직에 대한 비판적 발언도 꺼냈다. 강 후보는 현재 민노당 원내대표다. 이 후보는 "강 의원은 지금으로도 업무 자체가 많고 하중이 많이 실린다"면서 "당 대표를 겸직하면 업무의 과중, 권력의 과도한 집중이 당 전체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한 가지.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정파 문제까지 거론했다. 이 후보는 "여전히 당 내의 다수 정파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지역별로 상존하면서 정파적 영향력을 상당부분 행사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자주파 진영 일부가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 후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파 영향력을 '관전 포인트'로 꼽기도 했다.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포함하도록 강령 개정 추진"

이수호 브랜드는 뭐니 뭐니 해도 '진보대연합'이다. 진보진영의 정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에 속해 있는 개혁 성향의 의원까지도 일정한 기준에 부합한다면 '과거를 묻지 말고' 통 크게 뭉쳐서 '진보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진보를 표방하는 여러 당과 시민사회단체, 개별인사까지 진보의 범주를 정하고 진보대연합을 합의해야 (지방선거가 있는) 2010년,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에 우리의 정치를 보수 대 진보의 체제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계급정당과 대중정당의 성격이 혼재한 현재의 민노당을 좀 더 대중정당 쪽으로 옮겨놓겠다는 의지다. '우향우'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정치적 언술, 공격의 수단이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오히려 "우리 당이 크게 발전해야 하는데 퇴보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변화하지 못하고 위축될 수밖에 없는 내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역공했다. 이대로 가면 당이 고사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공격적인 '외연 확대론'의 배경인 셈이다.

그는 특히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확대해 나가는 21세기형 진보의 모습을 그려야 한다"면서 "우리 당이 강령으로 지켜 온 자주와 평등과 통일의 가치는 분명히 하되 확대된 가치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해 강령 개정도 적극 추진할 뜻을 밝혔다. 그는 "당명 개정까지도 시대에 맞는 쪽으로 토론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10일 여의도 인근의 한 찻집에서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강기갑, 지금도 하중이 많다"

프레시안 : 오랜만에 선거를 치르는 기분이 어떤가?

이수호 : 민주노동당의 특성이 있다. 전당원이 직선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모두 다 관심을 가지고 한다. 우리 당이 어려움을 당한 게 있는데, 아직 회복이 덜 된 것 같다. 선거 분위기가 뜨지 않고 당원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 같아 좀 안타깝다. 특히 바뀐 선거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우려도 있는 것 같다. 1인1표제로 대표와 최고위원을 동시에 뽑을 수 있느냐는 우려 등으로 의기소침해진 분위기가 안타깝다. 이번 선거가 당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돼야 하는데 안타깝다.

프레시안 : 민주노동당 2기 체제의 첫 단추인데도 선거의 의미나 이슈, 쟁점을 선거주체들이 만들어내지 못한 탓은 아닐까?

이수호 : 그럴 수도 있다. 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쇠고기, 촛불정국에 휩쓸려 있고, 그것이 정세의 중앙에 놓여있다 보니 그에 편승해서 지도부를 구성하려는 듯한 분위기도 있다. 그 외에는 다른 어떤 쟁점이 형성되기 힘든 조건이다.

프레시안 : 그런 분위기라면 '쇠고기 스타'로 통하는 강기갑 의원에 비해 불리한 환경인 것 같다.

이수호 : 당 전체로 보면 강 의원이 참여함으로써 활기를 갖게 됐으니 좋은 점도 있다. 안타깝지만 선거 쟁점도 인물론으로 가고 있다. 나는 대중조직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당 운영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나아가 통합의 리더십으로 당을 새롭게 해보자는 것인 데 비해, 강 의원은 쇠고기 스타로서의 국민적 분위기를 등에 업고 원내와 원외를 일원화해야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같이 맡아서 하는 게 좋은지, 나눠서 하는 게 좋은지 정도로 쟁점이 형성되는 수준이다 보니 안타깝다.

프레시안 : 이 위원장 홈페이지를 가보니 당대표-원내대표 겸직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더라. 겸직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수호 : 우리당 국회의원이 5명인데, 의원 중심으로 보면 소수의 당이다. 그러나 우리 당은 진성당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유일한 정당이다. 보수정당의 경우는 국회의원 숫자가 많기 때문에 당직을 맡거나 중요한 직책을 맡으면 상임위 활동을 못 하는 경우가 있지만 우리 당은 그럴 형편이 못 된다. 강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도 자기 상임위를 포기하거나 지역구를 포기할 수 없다. 따라서 강 의원은 지금으로도 업무 자체가 많고 하중이 많이 실린다.
▲ ⓒ프레시안

그런데 당 대표를 겸직하면 업무의 과중, 권력의 과도한 집중이 당 전체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 당은 원내 소수정당이어서 원외 활동이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것을 원내에 계신 분이 다 맡아서 하는 것은 원외의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많다는 우려가 있다. 지금과 같은 국회의원 숫자나 우리 당의 현실을 봐선 분리해서 조화롭게 역할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프레시안 : 일리는 있지만 지난해 당직·공직 겸직 금지 규정을 풀었던 취지와 배치되는 말로도 들린다. 당시엔 원내외의 유기적 소통이 잘 안 되고 있다는 게 이유 아니었나?

이수호 : 그 때는 규정이나 규약으로 묶어놓은 게 문제였다. 당직과 공직을 분리하라고 묶어놓으니 답답하게 느꼈던 것 같다. 국회의원 9명이나 됐으니 그럴만한 여유도 있었다. 제도로 규제하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만약 그 정도 숫자가 된다면 원내에 진출하신 분이 대표를 같이 맡아서 원내 활동을 줄이며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의원이 5명밖에 안 되는 지금 형편에선 아니라고 본다. 제도의 문제보다는 현실적 문제가 더 중요하게 다가와 있다고 본다.

"여전히 지역 정파가 영향력 행사"

프레시안 :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원내외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이수호 : 당을 3원체제로 구성하려고 한다. 당 대표는 전체를 총괄하면서 당의 중요한 전략이나 혁신과제를 중심으로 끌고 가고 원내 활동은 원내의원단이 중심이 돼야 한다. 또한 당을 구체적으로 운영하고 꾸려나가는 건 사무총장의 일이다. 그게 조화를 이루는 체제가 되면 오히려 갈등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 17대 때는 함께 한다고 하면서도 원내외가 갈라져 있어서 원내에서도 섭섭하고 당도 섭섭한 부분이 있었다.

프레시안 :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정파 선거 경향이 많이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한꺼풀만 들춰보면 지역 정파들이 움직이는 모습도 보인다. 정파 패권주의가 아직도 잔존하고 있다고 보나?

이수호 : 자제를 하고 있는 건 있지만 여전히 당 내의 다수 정파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지역별로 상존하면서 정파적 영향력을 상당부분 행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게 나타날지, 완화되거나 없어질지가 선거 결과로 나타날 것이고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여전히 똘똘 뭉쳐 다니면서 패권주의를 행사한다면 우리 당이 더 고생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 그것을 해소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프레시안 : 어느 지역 연합은 이 위원장을 우호적으로 생각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이 이수호 캠프의 선대본부장이기도 하다. 그럼 이 후보도 정파 논란에서 자유로운 게 아니지 않을까?

이수호 : 정파는 존재할 수밖에 없고 필요한 경우도 많다. 다만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패권으로 나타나거나 자기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움직이거나 갈등이 서로 심해지는 게 문제다. 정파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석행 위원장이 상임선대본부장 맡은 것은 노동자의 책임성을 보여주자는 취지다. 민주노총이 민노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정말 민노당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면 실제적으로 당을 책임지는 자세로 가야한다.

내가 정파에서 자유롭냐고 물었는데, 내 지지기반의 특성들은 있다. 그러나 내가 교사출신이라고해서 전교조파라고 볼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정파의 패권적 행태가 당의 갈등을 야기시킨 건 지난 당대회를 거치며 많이 완화되고 있다고 본다. 이번의 선거는 정파가 의외로 허물어지고 당원들이 소신껏 투표행위를 하는 방향으로 진일보 하지 않을까 싶다.

"강령-당명 개정 검토"

프레시안 : 슬로건이 '당을 바꾸자'다. 혁신, 재창당의 의미를 녹인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당 혁신의 요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수호 : 우리 당이 크게 발전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퇴보하는 상황이다. 우리가 뭔가 변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위축될 수밖에 없는 내적인 요소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를 척결해나가야 한다. 철저한 성찰과 반성으로부터 시작돼야 하고 당원들과 소위 전략적 지지층이라고 하는 노동자, 농민, 서민층을 확실한 주체로 세우는 일부터 해야 한다. 중앙당은 축소를 하되 분명한 정치적 자기역할을 하도록 언론대책이나 정책, 전략, 홍보에 집중을 하고 당의 중심활동을 지역으로, 현장으로, 민생 속으로 재배치하는 일들이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확대해나가는 21세기형 진보의 모습을 그려야 한다. 이건 우리당이 강령으로 지켜온 자주와 평등과 통일의 가치는 분명히 하되, 확대된 가치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운영방식도 웹2.0 시대에 맞는 쌍방향 소통을 이뤄내고 당원과 지도부, 당원과 당원, 당원과 국민 사이의 활기찬 교류와 소통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을 높여내는 방향으로 가야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사랑받는 대중적 진보정당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 강령 개정이나 그에 수반되는 당명 개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뜻인가?

이수호 : 우리 당도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대의원대회의 성격을 정책 당 대회로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에 맞는 당헌 개정도 최근 했다. 따라서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첫 번째 정책 당 대회에서 강령을 토론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러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보완하고 합의해서 할 수 있는 진보정치의 방향이나 우리가 이뤄나가야 할 사회의 모습을 분명하게 찾아가자는 생각이다.

당명개정은 집단탈당 사태 이후에 남아있는 당원들 사이에 '온몸을 던져서 당을 지켰다'는 인식, 즉 '민주노동당'을 지켰다는 인식이 있고, 그러다보니 당명에 대한 애착도 새롭게 생긴것 같다. 따라서 당장 당명을 개정하기 보다는 당 강령을 재논의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면 당명개정까지도 시대에 맞는 쪽으로 포함해서 토론해 볼 생각이다.

프레시안 : 강령과 조직노선을 분리해 사고하기 어려운데, 이 위원장이 강조하는 '새로운 진보'는 계급정당 지향성과 대중정당 지향성이 혼재돼 있는 지금의 민노당에서 진보적 대중정당으로의 성격을 확장하자는 뜻으로 이해해도 될까?

이수호 : 노동자 농민의 계급성을 부인해서도 안 되고 이를 분명한 기반으로 해야 한다. 다만 그것만 최고의 가치로 보고 비타협적으로 의회를 부정하는 계급정당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수준을 높여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당원으로 직접 가입해 당 활동을 하도록 활동 수준을 높여야 한다. 기층 노동자, 농민, 서민 등이 당의 주인으로 확실하게 서는 것이 기초다. 이를 분명히 한 연후에 폭을 더 넓혀나가자는 견해다.

프레시안 : 외연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어 보인다. 당 정체성이 훼손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그래서 나오는 것 같다. 당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내야당으로서의 투쟁성을 강화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대론이 있다.

이수호 : 통합력과 투쟁성은 선택적인 사항이 아니다. 당 내를 통합시키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고 그와 함께 진보의 범주 내에서 많은 외연을 확대해나가는 것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어느 것에 치중하느냐가 아니다. 내가 민주노총이라는 대중조직에서 주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잘 안다. 단결의 조건이 없으면서 투쟁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튼튼하고 기초가 분명해야 그 힘으로 대중투쟁을 하건 정치투쟁을 하건 가능하다.

"진보 결집의 중심에 민노당이 서야"

프레시안 : 결국 '이수호 로드맵'을 추적하다 보면 '진보대연합'이 핵심에 위치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구상인가?

이수호 : 내부를 통일단결시키고 그 힘으로 집권전략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선 한국사회의 진보지형을 넓혀야 한다. 그 중심에 민노당이 있어야 한다는 게 소신이다. 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여러 당과 시민사회단체, 개별인사까지로 진보의 범주를 정하고 진보대연합을 합의해야 2010년, 2012년에 우리의 정치를 보수와 진보의 체제로 만들 수 있다.

프레시안 :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진보의 범주 자체가 지금 명확하지 않다.

이수호 : 지난 대선 때 진보대연합 범주와 관련해 마련한 게 있다. 신자유주의 반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미 FTA 반대, 비정규직 법안 재개정, 국가보안법 등 악법 개정 등이 기준이다. 그런 것으로 합의할 수 있다고 본다. 손석춘 원장은 '과거를 묻지 말자.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게 확실하고 6.15 선언에 동의하느냐만으로 다 뭉치자'고도 했다. 충분히 범주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얼마나 어려운건지 경험이 있지 않나. 지난해 대선 때도 진보대연합 얘기가 있었다. 이 후보가 주도한 새진보연대는 표면화시키지 않았지만, 문국현 후보 쪽에도 관심을 가졌다. 솔직히 민주당 개혁파도 그 범주에 있는 것 아닌가?

이수호 : 대선 당시엔 창조한국당까지 고민을 했다. 한미 FTA만 조금 이견이 있었고 다른 건 다 동의가 됐다. 또한 앞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드러나겠지만, 개별인사로서 우리 범주에 부합하는 분이 있으면 도움을 받아 함께 할 수 있다고 열어놓겠다. 다만 당으로서의 민주당과는 전략적으로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당인 민주당은 우리의 고려대상이 아니다.

물론 진보대연합이 추진돼 진보정치 세력으로 성장할 때, 그때는 집권에 대한 논의가 구체화될 수 있다. 예컨대 대선에서 선거연합이나 연정 등은 고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유럽에서도 연정 없이 정권을 잡은 예가 없다. 단계로 볼 때 그런 고민은 차후의 고민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고 지금은 확실한 진보 세력을 집결시키고 그 중심에 민노당이 확실하게 있어야 한다.

프레시안 : 그 그림은 우향우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수호 : 정치적 언술, 공격의 수단이라고 본다. 내가 해 온 행동이나 활동을 보거나 혁신재창당안을 보면 그게 분명하다. 계급정당을 추진하는 분들에겐 우향우로 보이겠지만 우리는 그런 쪽으로 맞출 수 없다. 현실에서 진보정치가 나아가야 할 가장 좌측으로 혁신안이 마련돼 있고 내 입장도 그렇다.

"개헌 염두에 둔 건 아니다"

프레시안 : 진보대연합이 지향으로만 이뤄지는 건 아니다. 선거연합이나 연정은 물론이고 시민사회진영을 제도 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 포함돼야 할 텐데, 이런 의제를 엮을만한 토양을 만드는 건 사실상 개헌이다. 개헌 공간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얘기도 실제로 있다.

이수호 : 비례대표를 늘리거나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 등 진보적인 부분에 대한 당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개헌도 포함돼 있다.

프레시안 : 개헌의 하부적 의제 몇 가지를 말하는 게 아니다. 연정은 지금 우리의 권력 구조에서 쉽지 않다. 또한 기존 정당은 물론이고 시민사회진영까지 제도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구상은 궁극적으로 개헌론과 맞닿아 있기에 하는 말이다.

이수호 : 대통령제 하에선 사실 그게 힘들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에 나의 준비가 덜 돼있다. 진보대연합의 지향을 구체화하기 위해 헌법과 정치체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아직 생각이 정리돼 있지 않다. 어떤 제도 하에서든 이런 것들을 추진해보자는 것이지 아직까지 개헌을 구체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진 않다. 물론 필요하다면 개헌 논의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 진보신당과는 교류가 단절상태인 것 같다. 양당의 관계를 어떻게 복원할 계획인가?

이수호 : 아직까지는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고 감정의 앙금도 현실적인 문제다. 하지만 어차피 신자유주의에 맞서야 하고 이명박 정권에 함께 맞서야 하는 진보의 공동운명체라고 생각한다. 공동투쟁, 공동사업의 폭을 넓혀가면서 정치적 필요와 정치적 대의에 따라서 큰 틀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기는 앞당겨졌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분당 이후 민주노동당이 친북당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국민들에게 비쳐지는 측면도 있는데,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이수호 : 총선을 거치면서 당 내에선 극복이 돼 가고 있다고 본다. 크게 문제가 된 적도 없지 않나. 혁신재창당안을 만들면서 정리된 부분도 있다. 다만 국민들에게 덧씌워진 문제는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다만 이번 쇠고기 정국에서 민노당의 원칙적인 모습을 국민들이 보면서 다시 사랑으로 변하는 모습도 보인다. 남북문제도 6자회담 진전이나 평화체제 구축의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우리 당을 결정적으로 어렵게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보강 할 말이나 미처 하지 못한 얘기가 있으면 해달라.

이수호 : 우리 당이 그동안 국민들 기대를 저버리고 미련한 짓을 했다. 많은 성찰과 반성을 하고 있고 새롭게 거듭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이제 기대를 가지고 우리당에 애정을 가져주면 그에 부응해서 새로 거듭나고 진보정치의 중심이 되는 당으로 출발할 생각이다. 기대해 달라.

프레시안 : 긴 시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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