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수업 중 학생 불러내 조사한 경찰, 인권 침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수업 중 학생 불러내 조사한 경찰, 인권 침해"

인권위 "해당 경찰서장 서면 경고 권고"

지난 5월 전북 전주에서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신고를 하려 경찰서를 방문했던 고등학생을 학교로 찾아가 수업 시간에 불러내 조사한 것은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4일 "이번 사건은 집회의 자유·사생활 비밀의 자유 및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해당 경찰서장을 서면 경고하라고 권고했다.
  
  "권한 남용·인권침해에 대한 책임 무겁다"
  
  고등학교 3학년생인 해당 학생은 지난 5월 두 차례 경찰서를 방문해 집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를 정보보고받은 지방경찰청은 모 경위에게 학교를 방문해 집회 단체 및 학생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확인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고, 그는 해당 학교 교감, 학생부장, 담임교사 등의 협조를 받아 학생을 불러내 조사했다. 인권위는 "심지어 경찰은 부모의 주소, 직업, 휴대폰 번호 등 신상정보까지 파악한 후 정보상황보고서를 지방경찰청 등에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경찰서였던 전주 덕진 경찰서는 이 사건이 언론에서 논란이 되자 같은 달 20일 해명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의 성명, 나이, 소속학교, 주소 등 신상명세를 그대로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경찰관이 일과시간에 학교를 방문해 수업 중인 학생을 조사한 행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상 '치안정보의 수집'으로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목적의 정당성이나 수단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에도 맞지 않은 것"이라며 이를 '권한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를 침해한 것은 물론, '경찰관직무규칙'에 정하고 있는 인권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국제인권협약인 '아동권리협약'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학생의 신상정보를 경찰서 외부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은 사생활 비밀의 자유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비록 실무경찰관의 과실이라 하나 신상이 공개됨으로써 입은 피해는 회복하기 어렵고, 더욱이 청소년으로서 입은 정신적 피해를 감안할 때 그 책임이 무겁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경찰 조사에 협조한 교사도 책임"
  
  또 인권위는 경찰의 조사에 협조해준 해당 학교와 교사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을 보장해야 할 교사들이 경찰관이 학교를 방문해 수업 중인 학생을 불러내 조사하도록 협조한 것 역시 학생 인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전라북도 교육청에 해당 학교 관련 교사들을 징계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는 지난 5월 22일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참교육학부모회 전북지부, 전북교육연대는 당시 사건이 학생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해 인권위에 진정하면서 이뤄졌다.
  
  한편, 당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등 7개 청소년단체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도 중·고등학생 94명과 함께 인권위에 진정한 16건의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인권위는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관련 기사: "선생님들이 협박해요…도와주세요" )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