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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2010년 논쟁'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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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2010년 논쟁' 불붙나

경선 레이스 스타트…이수호냐, 강기갑이냐

민주노동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경선 레이스가 4일 시작된다. 후보등록이 3일 마감된 가운데 이수호 혁신재창당위원장, 강기갑 의원, 박승흡 대변인, 오병윤 전 광주시당 위원장, 이영순ㆍ최순영 전 의원, 유덕상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상현 당 기관지위원장, 우위영 문예위원장 등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1인1표제 방식으로 7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해 그 중 최다득표자가 당 대표를 맡게 된다. 여성 몫으로 3인이 배정돼 이영순, 최순영 전 의원, 우위영 위원장 등은 당선을 확정지었다. 남성 후보 6명 중 2명이 탈락하게 되는 셈이다.

이수호 vs 강기갑…새 선장은 누구?

이번 경선은 지난해 대선 패배와 진보신당과의 분당의 여파로 인해 비상체제로 연명해 온 당의 지도체제를 정상화시키는 선거다. 향후 2년 동안 민노당을 이끌어갈 '간판'이 누가 되느냐가 최대 관심사.

이수호 혁신재창당위원장의 독주가 예상되던 구도는 강기갑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며 양강구도로 뒤바뀌었다. 겉보기엔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이 위원장과 '쇠고기 스타' 강 의원의 경합이라는 흥밋거리가 생겼다. 두 사람의 출사표에서도 '인물론'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이 위원장은 출마선언을 통해 "정세를 주도해나갈 정치세력이 되기 위해선 적합한 능력과 태도를 갖춘 선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노총 위원장,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자신의 리더십을 강조한 것.

촛불정국에서 '강달프'라는 별명이 붙은 강 의원은 이를 적극 부각시키는 데에 출마선언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국민저항의 상징인 촛불과 진보정치의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당원들의 바람이 너무나 간절해 고뇌했다"고 출마동기를 밝혔다.

인물론이 부각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정책역량의 붕괴와 노선의 실종이 선거를 표피적인 '인물 대결'로 이끄는 원인이다. 각 후보들의 비전 제시가 추상적이고, 저마다 내건 당 혁신 프로그램도 백화점식 나열에 불과하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인물론 자체가 실체가 없다는 야박한 평가도 있다. 이수호 위원장에게는 당 기여도가 부족하다는 게 약점이다. 강기갑 의원에게는 정치력과 포용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두 번째는 민노당의 선거공식이 자주파-평등파 대립 속에 자주파 진영의 담합구조로 전개되던 분당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자주파 그룹의 '대표선수'들이 이번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은 가운데, 각 그룹의 각개약진이 눈에 띈다.

울산연합과 민주노총 국민파는 이수호 위원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후문이다. 경기동부와 전농은 강기갑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다만 덩치가 가장 큰 인천연합이 자파 후보를 내지 않았고 특정후보를 지지하지도 않기로 결정해 이들의 향배가 관건이다. 이로 인해 물밑에서 자주파 내부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우향우'냐 '좌향좌'냐

그러나 당 진로와 관련한 논쟁은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격변기가 될 2010년을 내다보고 거론되는 '진보대연합'의 로드맵과 관련한 각 후보 진영의 셈법이다. 2010년은 지방선거를 전후해 개헌론과 정계개편론 등이 폭발적으로 분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새 지도부의 임기와 겹치는 시기다.

진보대연합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이수호 위원장. 이 위원장 측은 분당 후유증을 치유하고 추후 진보대연합을 추진할 수 있는 '통합형 리더십'의 적임자를 자처한다. 강기갑 의원은 아직까지 진보대연합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보대연합론이 이수호 위원장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그림은 '우향우'가 아니냐는 의심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장은 구체적인 속내를 숨기고 있지만 진보대연합의 한 축에는 진보신당과 함께 통합민주당의 개혁파까지 들어가 있다.

박승흡 대변인이 출마선언을 통해 "혁신과 재창당이라는 이름 아래 당을 덜 급진적이고 더 타협적인 쪽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비판한 건 이걸 건드린 것이다. 그는 "그 길은 일시적으로는 당의 외연을 넓히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종국에는 당을 공중분해시킬 것"이라며 "한 후보가 바로 이 길을 대표하고 있다"고 이 위원장을 직격했다. 그는 당의 '좌향좌'를 주문했다.

결국 분당 이전까지의 민주노동당 1기를 마감하고 2기 민노당의 첫 장을 여는 선거인만큼 새롭게 구축된 당내 역관계와 향후 당의 진로를 둘러싼 논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를 통해 동력 고갈 상태인 당 내부를 추스르고 확장성 있는 생존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느냐가 실질적인 관건인 셈이다.

민노당 선거는 4일부터 12일까지의 선거운동, 13일부터 17일까지의 당원총투표를 거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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