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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국은 누구 책임인가…강만수?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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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국은 누구 책임인가…강만수? 촛불?

MB정부, '7% 성장' 고집하다 결국 4.7%로

정부가 2일 하반기 경제운영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7%로 대폭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대선공약으로 7% 경제성장을 약속했고, 지난 3월까지만 해도 6%내외로 '고성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이명박 정부입장에서는 파격적인 조정이다.
  
  이명박 정부가 이처럼 선뜻 '고집'을 꺾은 이유는 객관적인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 최근 들어 저성장, 고물가 구조가 고착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연일 제기되고 있다.
  
  이미 IMF(4.1%), 한국경제연구원(4.2%), 경제협력개발기구(4.3%), 한국은행.LG경제연구원(4.6%), KDI(4.8%), 현대경제연구원(4.9%) 등 국내외 연구기관 등이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4%대로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정부의 전망치는 아직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4%대로 보조를 맞췄다.
  
  강만수 "오일쇼크와 10.26 겹친 1979년 상황과 유사"
  
  또 정치적인 이유도 있다. '촛불' 때문이다. "경제가 안 좋으니까 촛불을 꺼야 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 경제가 안 좋아지면 촛불 탓이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다. 이날 브리핑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2달여 지속된 시위·집회로 인해 주변상가는 물론 경제전체로도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시위가 과격·폭력화되면서 외국인투자자와 관광객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가신인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이어 2008년 상황이 1979년 '제2차 오일쇼크' 때 상황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우리경제는 이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며 "1980년은 1979년부터 시작된 제2차 오일쇼크라는 외부요인과 함께 10.26에 따른 정치·사회적인 격변이라는 내부적인 요인이 겹쳤던 시기였다. 1980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했고, 물가는 1979년에 비해 10.4%포인트 급등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 상황도 세계적으로 유가가 상승하는 외부요인과 함께 불법 시위·파업 등 내부적인 어려움이 겹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정부가 고유가로 고통받고 있는 민생경제의 안정을 기하고 우리 경제의 성장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경제안정 종합대책을 마련했지만, 사회적 안정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대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우리 경제의 추락을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불법시위나 파업은 그 자체의 경제적 손실 뿐만 아니라 국가신인도 추락과 같은 무형의 피해가 막대하다"며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투자에도 엄청난 장애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촛불집회는 MB정부 정책 실패의 결과"
  
  연일 계속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촛불 탓'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한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고유가라는 해외에서 발생한 공급 측 충격에 대해 정부가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별로 없고 효과도 별로 없다"며 "따라서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 외부의 공급 측 충격을 국내 경제주체들이 공평하게 흡수할 수 있도록 경제주체들간의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사회적 대화나 협력보다 오히려 반목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쪽으로 정책을 운용했다. 쇠고기 협상, 고환율 정책,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대응, 촛불집회에 대한 대응 등 모든 것이 협력보다는 갈등을 증폭시키는 쪽"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촛불집회는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의 오류에 대한 결과로 발생한 것"이라며 "자신들의 오류를 반성하기에 앞서 촛불집회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태도"라고 말했다.
  
  앞서 김종인 전 의원도 1일 이명박 정부의 '촛불집회 경제위기론'에 대해 "일시적으로 저녁에 촛불집회가 있다고 해서 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의원은 "새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 경제상황과 국제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초기에 잘못 한 데 있다"며 "막연하게 성장 위주의 정책만 하면 그게 능사인 줄 알다가 오늘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고 현 위기의 책임이 강만수 경제팀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사람이 들어서지 않고는 (정책이) 새로운 방향으로 가기 어렵다"며 강만수 장관의 경질을 촉구하기도 했다.
  
성장률 4.7%, 일자리 20만 개, 경상수지 적자 100억 달러
  
  정부는 이날 경장성장률 뿐 아니라 일자리, 경상수지 적자 규모 등 거시경제 전망을 대폭 조정해서 발표했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 수도 내수부진 등으로 35만 명 내외에서 20만 명 내외로 낮췄다. 지난 3월 이후 계속 취업자 증가수가 전년 대비 20만 명도 안 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28만2000명)에 비해 8만2000명 줄어든 것이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 등을 이유로 4.5% 내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월별로는 5-6%를 기록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5%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적자 규모도 100억 달러 내외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지난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60억 달러 흑자였다.
  
  정부는 지난 3월 올해 경제성장률 6% 내외, 소비자물가 상승률 3.3% 내외, 경상수지적자 70억 달러 내외, 취업자수 증가 35만 명 내외 등 거시경제전망치를 발표했었다.
  
  기획재정부 임종룡 경제정책국장은 성장률 등을 대폭 하향 조정한 것에 대해 "3월 제시한 수치는 정부가 이 정도의 성적을 올리겠다는 목표치였고 이번에 발표한 수치는 말 그대로 현실을 감안한 전망치"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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