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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꼭두각시?…촛불에 '색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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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꼭두각시?…촛불에 '색칠'하나"

경찰 압수수색에 진보연대 "20년 전에도 이렇지는 않았다"

30일 새벽 전격적으로 진행된 참여연대와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촛불 집회 초기부터 정부가 '유포'시키고 싶어 안달이 났던 '배후론'의 일환이었다. 이 두 단체가 현재 촛불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강행된 압수수색인 것.

이는 정부가 여전히 촛불 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이 이 두 단체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진보연대가 이날 긴급 기자 회견을 통해 "국민에 대한 모독이며 모욕"이라고 주장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한국진보연대는 "지난 두 달 동안 광장에 참여한 수백만의 국민을 허수아비로 규정하고 있고 대책회의에 참가하는 1800개 시민·사회단체를 조종의 대상으로 비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중·동과 홍준표가 '짜고 치는' 사실무근 선동"

진보연대는 특히 "촛불에 대한 색깔 입히기는 근본적으로 사실무근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진보연대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 대표의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은 "지난주 홍준표 원내대표의 거짓 정치 공세를 조·중·동이 침소봉대해 보도하고 그를 받아 검찰과 경찰이 나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진보연대의 오종렬, 한상렬 상임대표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대표"라는 홍 원내대표의 말과 관련해, 진보연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 기사의 경우 "사진과 이름 빼놓고 전부 다 거짓말"이라고까지 주장했다.

사실 이들의 주장대로, 두 달 가까이 진행된 '촛불 정국'의 첫 단추는 청소년들과 네티즌이었다. 소위 운동 단체들은 이들이 광장으로 들고 나온 촛불과 쇠고기 수입 협상에 대한 분노에 한편으로는 당혹해하며 어찌할 줄 몰랐었다. 진보연대가 이날 "우리는 작은 힘이나마 정성을 다해 도왔고 국민이 자발적으로 주도하는 촛불에 헌신했을 뿐"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런 맥락에 있다.

진보연대는 이날 홍준표 대표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 대해 민·형사 고소·고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석운 상임운영위원장은 홍준표 원내대표를 향해 "거짓을 흘리지 말고 직접 우리와 끝장 토론으로 진실을 밝혀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진실' 알면서 MB가 밀어붙이는 까닭은? "'촛불 끄기'가 최종 목표"

그렇다면 정부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1800여 개의 온·오프라인 조직들이 모여 만든 기구"라는 '진실'을 몰랐을까? 아니면 알면서도 밀어붙이는 것일까?

이와 관련 박석운 운영위원장은 "촛불을 끄기 위한 두 가지 수법 중 하나"라고 규정했다. 대통령의 담화문에도, 추가 협상에도 식을 줄 모르는 촛불을 잠재우기 위해 "촛불에 색깔 입히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경찰의 폭력적 진압으로 촛불을 위협하고, 진보연대와 참여연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촛불에 색깔 입히기를 해 시민과 대책위를 갈라놓으려는 작전이라는 것.
▲ 이명박은 지난 주말 시민들의 촛불을 무자비한 폭력으로 진압하더니, 30일 오전에는 참여연대와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압수수색 당사자인 한국진보연대는 "촛불에 색깔을 입혀 시민과 대책회의를 갈라놓으려는 작전"이라고 비난했다. ⓒ프레시안

한국진보연대는 "결국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도 "고시 이후 촛불이 질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정부가 두려웠던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들은 언론을 향해서도 당부했다. 박 운영위원장은 참석한 기자들을 향해 "정부의 보도 자료나 정부 관계자의 말만 듣고 그대로 베껴 쓰지 말고 반드시 확인을 해달라"고 몇 차례 당부했다. 이날 기자 회견에 앞서서는 <중앙일보> 기자가 한국진보연대 관계자로부터 "어차피 무슨 말을 하든 마음대로 지어서 쓸 것 아니냐. 우리는 <중앙일보>의 취재는 거부한다"는 핀잔을 듣고 쫓겨나는 일도 있었다.

"20년 전에도 이렇게는…'잃어버린 10년' 되찾겠다더니 민주주의 20년 후퇴시켜"

이날 기자 회견에서는 또 새벽 벌어진 압수수색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삼성을 압수수색할 때는 언론을 통해 수도 없이 예고해 뺄 것 다 빼게 해주더니 갑작스럽게 시민·사회단체 사무실에 난입했다"고 비판했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혁신재창장준비위원장도 "20년 전에도 공조직에게 아무 사전 연락도 없이 침탈하듯 영장을 집행하는 일은 없었다"며 "10년 동안 빼앗긴 권력을 되찾겠다고 국민에게 사기를 쳐 정권을 잡더니 이 나라 민주주의를 20년 뒤로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이미 망령이 돼 무덤에 갇힌 색깔론의 '강시'를 되살려내는 정권의 몰지각함을 무엇이라 해야 할지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것은 국민에 대한 전쟁 선포임과 동시에 이 나라 민주주의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정부가 먼저 선포한 전쟁에서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진보연대와 참여연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해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3시 기자 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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