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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녀' 패러디 '시민 확성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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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녀' 패러디 '시민 확성녀' 탄생

[현장] "경찰 여러분, 우리 국민이 끝까지 찾아낼 것입니다"

"경찰 여러분, 여러분의 지금 행동은 우리 시민들이 촬영한 사진 속에 모두 담겨있습니다. 국민들이 끝까지 찾아낼 것입니다."

29일 새벽 3시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는 '제2의 확성녀'가 가 탄생했다. 시위대를 향해 경고 방송을 하는 여자 경찰, 일명 '확성녀'와 목소리, 말투 등 모든 것이 똑같았다.

다만 격앙되고 높은 톤의 목소리로 전하는 내용이 달랐고, 그 대상이 달랐을 뿐이다. '확성녀'가 경찰을 대표하는 목소리라면, 이 '제2의 확성녀'는 시민을 대표하는 목소리였다.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이 한바탕 서울 도심을 휩쓸고 지나간 직후 시민들은 쏟아지는 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켰다. ⓒ프레시안

이날 시위에 참석한 이 여성은 경찰의 토끼몰이식 진압이 한바탕 서울 도심을 휩쓸고 지나간 직후 벌어진 '자유 발언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경찰을 향해 경고를 쏟아냈다.

촛불 집회가 처음 시작하던 그때처럼 시민들은 쏟아지는 비 속에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자유롭게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이어가던 중에 나온 '확성녀 패러디'였다.

"경찰 여러분, 잘 생각하고 판단해 행동하십시오"

이 여성은 경찰을 향해 "잘 생각하고 판단해 행동하십시오"라고 말했다. 늘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의 행동을 잘 돌아 보십시오"라고 말하던 '확성녀'의 말을 경찰에게 그대로 전한 것이었다.

또 이 여성은 "경찰들에게 경고합니다. 여러분은 조금 전 촛불을 들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근거도 없는 폭력을 행사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여러분의 조금 전 프레스센터 앞에서 벌였던 그 수많은 폭력적인 행동은 우리 시민들의 손에 든 카메라 속 사진에 모두 담겨있습니다. 국민들이 끝까지 찾아내 처벌할 것입니다."

이에 앞서 '원조 확성녀'는 전날 저녁부터 시작된 촛불 시위 내내 "청와대로 가겠다"는 시민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여러분은 지금 불법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행동은 우리 경찰이 모두 채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찰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폭도들을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검거하고 처벌할 것입니다."

"상관에 명령에 따르지 마십시오" vs. "폭도들에게 휘둘리지 마십시오."

▲ "경찰 여러분, 순간의 감정으로 여러분 평생에 후회할 행동을 하지 마십시오."ⓒ프레시안

이 여성은 경찰에게 "상관의 명령에 절대 무조건적으로 복종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여러분의 상관들이 여러분을 지켜줄 것 같습니까? 얼마 전 상관의 명령에 따라 여대생을 잔인하게 짓밟았던 경찰을 기억하십니까? 결국 상관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고 그 명령에 따른 전경만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 말은 소신에 따라 행동해 달라는 당부였다. 더불어 '원조 확성녀'가 "시민들 사이에 잠복해 있는 폭도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이성을 찾아달라"는 말을 비꼰 것이기도 했다.

비록 상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전경과 스스로의 발로 시청 앞 광장에 나와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의 행동은 애초부터 질이 다른 것이었지만.

이 여성은 "순간의 감정으로 여러분 평생에 후회할 행동을 하지 마십시오"라고 덧붙였다.

과연 시위에 참석하지 않은 국민들은 '시민 확성녀'와 '경찰 확성녀'의 얘기 가운데 누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까.

얇은 우비만 걸친 채 쏟아지는 비속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자유 발언을 이어가는 시민들의 모습 위로 불과 몇 시간 전 벌어진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 작전이 겹쳐지며 든 의문이었다.
▲ 이날 새벽 수도 서울 한 복판에서 불과 몇 시간 전 벌어진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 작전의 흔적이다.ⓒ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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