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머지않아 이 나라에서는 광우병 환자가 발생할 것이다. 최초의 환자는 아마도 이명박을 지지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 중에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으로 광우병이 발생할 확률이 극히 낮다고 주장하거나, 심지어 광우병 걸린 소를 잡아먹어도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자기들의 주장대로 열심히 미국산 쇠고기를 맛있게 먹는다면 분명히 머지않아 그들 중에서 최초의 광우병 환자가 나타나고 말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조치에 대해 미국육우협회는 성명서를 발표해서 열렬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들은 "안전하고 질 좋은 쇠고기를 다시 한국에 공급할 수 있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고 기쁜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은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수출은 과도기적 조치"라고 밝혔다. 두어 달 정도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출하지 않는 척하다가 결국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대대적으로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축산업계는 폐기해야 할 내장을 한국에 수출하는 것만으로도 1억 달러 이상을 벌 수 있게 되었다. 광우병 위험이 큰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은 전적으로 미국을 위한 것이다. 한국은 축산업계와 관련 산업계의 몰락은 물론이고 모든 국민이 '광우병 룰렛'의 공포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강부자'에 의한 미국을 위한 정부이다.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앞으로 5년간 못하면 선진국이 될 가망성이 없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선진국'에 대해서 우리의 차이는 너무나 큰 것 같다. 도대체 그가 생각하는 '선진국'은 어떤 것일까? 광우병 환자가 발생하고 광우병 공포가 만연하는 '광우병 선진국'인가? '대운하'를 강행해서 국토가 파괴되고 재정이 탕진되고 지역이 파탄나는 '대파괴 선진국'인가? 비정규직이 천만명을 돌파하고 중산층이 줄줄이 서민층·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양극화 선진국'인가? 의료보험과 물을 비롯해서 온갖 공공재와 공기업이 민영화되는 '민영화 선진국'인가? 그 결과 전체 국민의 1%도 되지 않는 '강부자' 세력이 영원무궁토록 승승장구하는 '강부자 선진국'인가?
이명박 정부는 이명박 세력이 구성한 정부이다. 다시 말해서 이명박 정부의 사회적 실체는 이명박 세력이다. 이 세력은 이명박 대통령을 '수장'으로 하는 여러 집단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은 크게 이명박 정권, 한나라당, 재벌, 보수언론, 뉴라이트, 관변단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들이 하나로 뭉쳐 추진하는 새로운 나라는 '이명박 공화국'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이미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광우병은 물론이고, 대파괴, 양극화, 민영화, 강부자 등의 엄청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명박 세력은 이 사실을 숨기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헛수고일 뿐이다. 그러자 이명박 세력은 이제 대놓고 폭력과 독재의 길을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공화국'은 '짝퉁 5공화국'을 향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비판이 그치지 않자 이명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서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대체 그 내용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이 크게 일어났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이명박 대통령은 그 의문에 대한 답을 명확히 제시했다.
그가 반성한 것은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뼈저린 반성'은 언론을 장악해서 국민들을 충분히 혹세무민하지 않았다는 것과 '이명박 공화국' 건설계획에 대한 저항을 물리력으로 강력히 진압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했다. 이명박 세력은 한편으로 언론 장악 정책을 격렬히 밀어붙이기 시작했고, 다른 한편으로 촛불진화정책을 무자비하게 펼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짝퉁 5공화국'이 되고 있다.
이명박 세력의 폭력은 관변 단체의 폭력으로 명확히 드러나게 되었다. 6월 6일 군복을 입은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이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이것을 계기로 각종 관변단체들이 곳곳에서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여의도 한국방송(KBS) 본관 앞에서는 KBS를 지키기 위해 1인 시위를 하던 50대 여성이 군복을 입은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기도 했다.
이들이 타고 온 차에는 폭행에 사용한 각목들이 가득 실려 있었다. 더욱이 한나라당이 이렇게 시민들에게 폭행을 휘두르고 다니는 관변 단체에게 이권을 제공하기 위한 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서 시민들은 더욱 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분명히 '짝퉁 전두환'을 꿈꾸고 있다. 우리의 역사는 이렇게 저열하게 우롱당하고 있다.
이명박 세력의 폭력은 관변 단체의 폭력으로 그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폭력을 막아야 할 경찰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 폭력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광우병 국민대책위'의 실무자로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던 참여연대 안진걸 간사가 며칠 전 경찰에게 체포되었다.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서 체포되던 상황에 관한 그의 증언을 볼 수 있다.
그는 경찰이 하도 목을 조르고 폭행을 해서 "이렇게 죽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의 모습이 그 상황을 잘 보여준다. 경찰에게 맞아서 그의 얼굴은 심하게 망가졌다. 그러나 놀랍게도 경찰에 물려서 손가락을 잃은 시민마저 있다. 어떻게 사람의 손가락을 물어서 잘라 버릴 수가 있는가? '짝퉁 5공화국'을 추진한다는 것은 이미 명백한 사실이거니와, 이명박 세력의 특징은 예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저열하다는 데 있다.
경찰 폭력을 넘어서 정치 폭력도 공공연히 자행되기 시작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안민석 통합민주당 의원도 경찰에게 불법 체포되거나 폭행을 당했다. 뉴스에는 두 명의 경찰이 안민석 의원의 머리를 잡아끌고 넘어뜨리는 모습이 분명히 보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성영 의원은 '짝퉁 5공화국'의 '기도'가 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의원들의 불법 체포와 폭행은 경찰의 문제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에 대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하는 것은 시민들을 '천민'이라고 부른 것만큼이나 반민주적 망언을 한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어청수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과 수사를 요구해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촛불집회를 '반미 시위꾼'이 주도하고 있다는 둥, 서울 도심이 '해방구'가 되었다는 둥 하면서 경찰의 폭력을 사실상 응원하고 있다. 이러한 한나라당의 행태는 '이명박 공화국' 건설을 강행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정치폭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언론 폭력은 이명박 세력의 폭력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이다. 조·중·동·문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서 이에 대한 시민의 정당한 저항을 불순세력의 폭력 난동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그들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 거리에 나선 시민들을 거친 글의 폭력으로 난도질하고 있다. 마치 '광주 항쟁'에 대한 <조선일보>의 왜곡을 다시금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불량 언론을 개혁해서 언론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시민의 정당한 노력에 대해 검찰은 대대적 수사를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식으로 언론 폭력을 옹호해서 이명박 세력을 강화하고 있다. 만일 KBS마저 이명박 세력이 장악하게 된다면, 바로 이어서 문화방송(MBC)가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문(조·중·동·문)에 이어 방송까지 '이명박 공화국'을 위한 언론 폭력의 기수가 되고 말 것이다.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있는가를 보기 위해 우리는 '명박산성'을 쌓고 '청와대 산채'에 웅크리고 있으면서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주시해야 한다. '뼈저린 반성'이라는 말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내용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그는 이명박 세력의 수장으로서 '이명박 공화국'을 만들기 위한 각오를 다시금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광우병을 필두로, 대파괴, 양극화, 민영화, 강부자 등의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는 '짝퉁 5공화국'이다. '짝퉁 5공화국'은 '강부자'에게는 유토피아이겠지만 대다수 시민들에게는 디스토피아일 수밖에 없다. 이대로는 안 된다. 촛불을 들고 이 어둠을 밝히자. '진정한 선진화'를 향해 나아가자. 나는 새삼 40년 전에 세상을 떠난 시인 김수영의 '풀'을 떠올린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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