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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새벽 2시 농림부 입장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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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새벽 2시 농림부 입장 바뀌었다"

김성훈 전 장관, '김종훈 개입 의혹' 제기…워싱턴 밀담 후 행동대장?

4월 18일 새벽 2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한미 쇠고기 협의가 타결되던 18일 새벽,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개입으로 한국 정부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의혹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은 24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의혹을 제기했다.

김성훈 전 장관 "18일 새벽 2시 농림부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김성훈 전 장관은 23일 이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쇠고기를 둘러싼 한미 간 협의는 '수입 위생 조건'을 바꾸는 것이므로 농림부의 소관인데, 4월 18일 새벽 2시 농림부가 견지해오던 종래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 국회 비준에만 매달리던 김종훈 본부장이 (한미 FTA를) 들고 나온 탓"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장관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쇠고기 협의 결과는 농림부 탓이 아니고 외교통상부 탓'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의혹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이 장관은 지난 5월 "외교통상부가 맞아야 할 매를 농림부가 대신 맞고 있다"고 말해 발언을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추측을 낳았었다.

김 전 장관은 이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을 정하기 위한 단순한 기술 '협의(Consultation)'에 불과한 문제를 김종훈 본부장이 끌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 도대체 어느 나라를 위해서, 어느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지 의심이 된다"며 "그 동안의 언행을 보면 국민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한미 FTA 미국 국회 비준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17일 오후 6시 : 협상 '결렬' 암시→ 18일 오전 2시 : ?→ 18일 오전 5시 : 극적 '타결'

이런 김성훈 전 장관의 의혹은 전혀 근거 없는 게 아니다. 그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시간 순으로 짚어보자.

민동석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은 4월 17일 오후 6시 "양쪽 입장 차이가 굉장히 많고 골이 굉장히 깊다"며 "강화된 사료 금지 조처 관련해서도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타결 가능성 있으면 계속하고 없으면 중단해야지"라고 말했다. 사실상 협상 '결렬'을 암시하는 이 발언만 놓고 보면 불과 11시간 후인 18일 새벽 5시 협상 타결은 '기적'처럼 보인다.

몇 시간 뒤, 미국 워싱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김중수 경제수석,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밀담을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8일 방송된 한국방송(KBS) <KBS스페셜>은 "이명박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이 워싱턴에서 긴급히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간 쇠고기 협의 대책을 토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정황도 있다. 협상이 타결되기 직전 협상장에는 김창섭 농림부 동물방역팀장(수의사), 위성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역검사과장(수의사), 권창희 해외전염병과장(수의사) 등 한국 측 협상단의 수의사 4인이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섭 동물방역팀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 대응을 위해서 협상장을 뜬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최근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프레시안> 기고를 통해 "농림부 일각에서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소속 공무원 3명이 마지막 날 협상에서 배제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농림부는 국회의 요구를 무시하고 날짜별 협상단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이지 않는 손'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이런 상황에서 김성훈 전 장관이 구체적으로 "18일 새벽 2시"라는 시각과, "김종훈 본부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4월 18일의 '보이지 않는 손'이 졸속 협의를 이끌어냈고, 그 '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김종훈 본부장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 지난 23일 미국과의 추가 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 회견에서 <프레시안> 인터뷰를 놓고 김성훈 전 장관을 맹비난했던 김 본부장의 해명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김성훈 전 장관은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농림부 가축방역협의회에서 결정된 사안을 뒤집으려면 다시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도 없이 농림부 협상단의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며 "그렇게 바뀐 과정을 김종훈 본부장이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므로 해명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인터뷰"라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이런 내용은 국회가 나서서 규명해야 할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서 "김종훈 본부장은 여당 의원이 재협의를 주장하는데도 굳이 미국까지 가서 기어이 추가 협의를 해 보잘 것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참에 반대를 무릅쓰고 김 본부장이 미국까지 가서 4·18 쇠고기 협의를 지키도록 추동한 게 무엇이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김종훈 본부장은 이번에 미국에서 협의한 결과를 제대로 발표하지도 않고 고시를 서두르고 있다"며 "그의 말대로 이번 '추가 협의'가 '재협의'에 준한다면 당연히 20일간의 입안 예고 과정을 거쳐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이런 상황에서 고시를 서두르려는 걸 보면서 누구나 혹시 미국 측과의 '밀약'이 있었던 건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김 본부장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늘 협상' 이명박 대통령에 주입시킨 사람은 누구?

김성훈 전 장관은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본부장이 "'마늘 협상' 때 김 전 장관이 농림부 장관이었다"고 언급한 것을 놓고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전 장관은 "한 나라의 농정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중국산 마늘 때문에 국내 마늘 농가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걸 가만 보고만 있어야 하느냐"며 "더구나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었기 때문에 WTO 절차에 규정된 대로 중국산 마늘에 '긴급 관세'를 부과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이런 상황에서 WTO 비회원국이었던 중국이 김종훈 본부장이 잘 표현했듯이 '막가는' 대응을 한 것이 바로 '마늘 파동'의 진실"이라며 "중국도 WTO 회원국인 지금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더구나 이번 '쇠고기 파동'은 검역 문제이고, '마늘 파동'은 통상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이런 '마늘 파동'을 이번 '쇠고기 파동'과 비교하도록 이명박 대통령에게 주입한 관료가 누구인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졸지에 대통령을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이로 만든 만큼 누구인지 밝혀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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