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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강행은 부시에 주는 두 번째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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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강행은 부시에 주는 두 번째 선물"

대책회의·전문가 "검역 강화는 대책 아냐"

50일 이상 계속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반대와 정권 퇴진 촛불 집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기존에 체결한 수입 위생 조건대로 강행할 모양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관보 게재 전까지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에 엄격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전국 17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전문가자문위원회는 24일 서울 종로 환경운동연합 앞마당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는 검역 강화로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소 한 마리당 미국은 3.5달러 벌고, 한국은 15만 원 쓰고?"

이날 기자 회견에 참석한 송기호 변호사는 "품질 시스템 평가(QSA)에서 정부가 빠트리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이 문서에 기입되는 'QSA 인증 작업장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문구를 누가 쓰느냐는 문제"라며 "만약 수출 증명(EV)처럼 미국 농무부가 일일히 보장하지 않고 민간 도축장이 기재를 하고, 여기에 검역당국이 싸인만 하는 것이라면 미국 정부의 보증이 전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송기호 변호사는 "또 미국 관보를 보면, 민간 도축업자들이 QSA를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다"며 "시작 자체가 자율적이기 때문에 그 중단도 전적으로 민간업자에 달려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한미 간 추가 협의에서 QSA가 언제까지 작동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며 "본질상 얼마든지 그만둘 수 있는 프로그램의 시한에 관한 한미간 합의를 정부가 명백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홍하일 대표는 정부가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던 검역 체계의 문제를 지적했다. 홍하일 대표는 "유럽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규정하는 내장 부위는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뒤 수출이 금지됐었다"며 "수입 금지로 인해서 수출 못해서 입는 손해 중 소장이 차지하는 금액만 연간 1억 달러, 두당 3.5달러 정도였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정부는 국내 검역을 강화하겠다며 소 창자를 1마리 당 조직 검사를 5번 해서 파이어스패치가 4개 이상 나오면 회장으로 생각해 반송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 검사 한 번 하는데 곧 3만 원이 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소장만 가지고 두당 3.5 달러를 버는데, 우리는 검사하는 데만 15만 원이 들어가는 꼴"이라며 "질좋고 값싼 쇠고기를 먹으라며 경비가 들어가는 건 국민의 세금으로 내는, 이런 협상 해놓고서도 잘된 협상이라는 게 대한민국 정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단체 박상표 정책국장은 "이뿐만 아니라 강화된 검역을 한다고 했지만 이미 검역원 공무원을 5% 이상 감축했다"며 "검역 인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검역 강화한다는데 대체 인력, 예산, 장비 무엇 하나 없이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거짓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정부는 생소한 QSA로 혼란에 빠트릴 뿐, 추가협상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에 대한 규정은 한 글자도 바꾸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종훈 본부장이 계속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은 SRM 규정을 주장하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공격했던 김 본부장은 다시 한 번 OIE 규정 어디에 SRM이 나와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법 알면서도 밀어붙이는 고시, 국민 버리는 일"

또 박상표 국장은 "QSA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현지 점검을 다시 떠나야 될 것"이라며 "QSA 프로그램도 전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고시를 강행하는 것은 7월 초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제2의 정치적 선물을 주려는 의도가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18일 타결된 수입위생조건은 이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이뤄졌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김종훈 씨가 계속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고시를 관보에 게시할 최소한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합의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강행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원석 사무처장은 "국민 건강과 관련된 수입위생조건을 추진하면서 새로 입법예고를 하겠다는 의사가 전혀 없고, 행정절차법도 무시한 채 진행하겠다고 한다. 위법이라는데도 밀어붙이고 있다. 뭐가 급해서 절차적 하자를 뒤로 하면서 강행하려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시 강행이 임박하면서 시민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며 "합의문 공개도 하지 않으면서 강행하는 것은 국민을 그냥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석 처장은 "최근 이제 촛불을 내려야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그것은 50일 동안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이제 그만 정부를 믿고 기다려보자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고시 강행을 무슨 일이 있어도 막겠다는 국민의 의사가 다시 한 번 모이고 있다"며 "고시 강행을 저지하고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를 25일, 27일에 개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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