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 트럭, 레미콘 등 건설기계 운전자들의 총파업이 9일째를 맞은 24일,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 한 조합원이 자살했다. 최근 건설노조에 가입한 김모(49) 씨는 자신의 15t(톤) 덤프 트럭 적재함에 목을 매 자살한 채 이날 발견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낚시꾼 이모 씨는 경기도 평택시 오성면 창내리 진위천 둔치에 세워진 덤프 트럭 적재함에 나일론 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김 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는 경찰에서 "덤프 트럭의 적재함이 들려져 있었고, 적재함 보강대에 한 남자가 매달려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덤프 트럭 조수석에는 '유서'라고 쓴 종이쪽지가 발견됐다. 이 종이에는 "더러운 세상 나 먼저 간다. 영종도 X들아 다해라. 착한 사람 죽는 게 이거 뿐이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유서 내용으로 볼 때 고유가에 따른 생활고가 자살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김 씨가 조합원으로 있던 건설노조 인천건설기계지부 영종지회는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의 총파업에 앞서 지난달 23일부터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도하늘도시' 공사 현장에서 파업을 벌여 왔다. 한 달 넘도록 일을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원청인 한국토지공사에 1일 임대단가 인상, 직접 고용, 어음제 철폐 등을 요구하며 교섭을 벌여 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총파업 중인 건설노조는 조합원까지 스스로 목매 자살하는 일이 벌어지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건설기계분과는 "국토해양부가 지난 17일 표준임대차 계약서 안착과 관급 공사 유류 제공 등을 약속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현장에서는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관련 기사 : "믿어주면 또 뒤집는 건 이명박의 습관?")
건설노조는 지난 17일 국토해양부와의 합의를 근거로 총파업 이틀 만에 상경 투쟁을 현장 파업으로 전환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건설사들의 외면으로 이 합의가 휴짓 조각이 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건설노조는 지난 23일 "다시 대정부 투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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