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광우병 소 또 발견

캐나다 소, 미국 소로 '둔갑'해 한국에 들어올 수도

캐나다에서 13번째로 광우병(BSE)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
  
  캐나다 식품검역청(CFIA)은 23일 "브리티시 컬럼비아(B.C.) 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지난 2003년 이후 13번째이며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에서만 3번째다.
  
  캐나다 검역청은 그러나 "감염 위험이 있는 동물의 어떤 부위도 시민의 식품 유통망(푸드 체인)이나 동물의 사료에 흘러가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는 캐나다의 '광우병 안전 조치'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례가 인체나 동물에 어떤 위협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역청은 이 소가 캐나다의 국립 BSE 감시 프로그램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이 소의 출생 농장을 찾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역청의 조지 루터백 검사관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문제의 소가 죽은 농장이 소가 태어난 농장은 아니다"라며, 문제의 소가 어디서 태어났는가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소가 광우병에 감염됐는지는 광우병 소가 태어난 농장을 추적할 때까지 알 수 없다"면서 광우병 감염 소의 월령이 어느 정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여부 또 다시 논란
  
  한편, 캐나다에서 발견된 광우병 소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또 한 번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캐나다는 미국보다 먼저 강화된 동물성 사료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우병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캐나다는 1997년 소 부위가 포함된 소 사료의 유통을 금지한 데 이어, 이른바 '교차 오염'을 방지하고자 2003년 광우병 소 발견 이후 뇌와 등뼈 등 위험 부위를 어떤 동물 사료에도 포함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한 바 있다.
  
  이번 광우병 발견이 미국보다 철저한 광우병 표본검사를 실시하는 캐나다에서 나온 것도 주목할 점이다. 캐나다 검역청은 광우병이 발견된 지난 2003년 이후 22만 마리 이상의 소에 대해 광우병 조사를 실시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2006년 이후 도축되는 3700만 마리의 소 중 47만 마리에 대해 실시하던 검사를 0.1% 수준인 4만 마리로 축소해 실시하고 있다.
  
  또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에 대한 신뢰 여부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2007년 5월 캐나다는 미국과 함께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받았다. 캐나다 식품검역청은 "이번 광우병 소 발견이 OIE가 작년에 캐나다에 부여한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점은 캐나다산 쇠고기가 미국산 쇠고기로 간주돼 국내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는 2005년 7월부터 26개월 미만의 소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한국과 미국간에 체결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면 캐나다 소라 할지라도 미국에서 100일 이상 사육되면 '미국산 소'로 간주돼 한국에 수출할 수 있다.
  
  미국 "한국 정부가 쇠고기 문제 진전시킬 수 있는지 지켜볼 것"
  
  한편, 미국 백악관의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은 23일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에 수출될 수 있는 쇠고기의 월령과 관련해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는 지점까지 (협상을) 끌고 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