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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추가협정문, 고시 게재 전까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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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추가협정문, 고시 게재 전까지 비공개"

김성훈 전 장관에 불만 토로…하지만 김 전 장관 지적은 시인

미국산 쇠고기 추가 협상 결과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하지만 국민은 정부가 쇠고기 수입 장관 고시를 낸 뒤에나 베일을 열어볼 수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쇠고기 추가 협상과정에서 나온 협정문은 고시가 프린트 되는 순간에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한 기자가 이 자리에서 "협상 현장에서 작성된 문안이 있을 텐데, 그것을 국민들이 다 보고나서 고시절차를 밟아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게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말했지만, 김 본부장은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 수출입 업자들을 믿는 수밖에"

김 본부장은 이날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제한하기 위한 QSA(품질체계평가)제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QSA에 참여하는 회사에 대해 미국 정부가 조사 후 승인하기 때문에 강제성이 있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결국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한국 수입업자라면, 굳이 정부가 애써서 만든 QSA프로그램을 통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수입을 해서 재미를 보겠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수출업자의 경우도 3곳의 관련 협회가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팔겠다"라는 성명에 서명했으므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본부장은 "한국에 수출을 하는 미국 쇠고기 업체들은 모두 3개 협회 가운데 한 곳 이상에 가입한 상태다. 따라서 이들 협회는 대표성을 갖고 있다. 수출업체들이 이런 대표성을 무시한 채 따로 수출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국 측 수입업체와 미국 측 수출업체를 믿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반복한 셈이다. 자율규제를 믿을 수 없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와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발언이다.

"광우병 19만 건 발생한 유럽과 3건 발생한 미국,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EU(유럽 연합) 기준에 따르면, 소의 내장 전체가 SRM(광우병 위험물질)으로 지정돼 있다. 그런데 왜 한국은 미국 소의 내장을 수입해야 하나"라는 지적에 대해 김 본부장은 "EU와 미국을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라고 답변했다.

김 본부장은 "EU에서는 광우병이 19만 건 발생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3건 발생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발언은 유럽과 미국의 검역 기준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지금보다 엄격한 검역 기준을 적용하여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많이 나타나게 되면, 김 본부장의 발언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김성훈 전 장관 지적에 발끈한 김종훈

김 본부장은 그동안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와 기고를 통해 지적한 내용을 몹시 의식하는 듯 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전 장관의 발언을 반박하고 비난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김 전 장관의 실명을 직접 거론했다.

김 본부장은 김 전 장관이 최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QSA'를 가리켜 "예전에 국내에 있었던 '품' 마크를 농산물에 적용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관련 기사: "QSA? 어디서 '품' 마크 같은 걸 가지고 와서…")

당시 김 전 장관은 "미국에서는 농산물 품질 관리를 민간 업체에서 대행하는 경우가 많다. 민간 업체가 관리를 대행하고 미국 농무부는 형식적으로 인증만 발급하는 것이다"라며 "그간 쇠고기 수출업체의 이해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인 미국 농무부가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관리하리라고 여기는 것 자체가 아주 순진한 생각이다"라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농산물 품질관리프로그램은 이 분(김성훈 전 장관)이 장관으로 재직 중에 운영이 됐다"라며 "이 제도를 책임지고 운영해야 할 분이 우리나라의 품질관리제도를 폄하할 수 있는지 놀랍다"라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가 농산물 품질관리를 제대로 할 가능성이 낮다는 김 전 장관 발언의 핵심과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인 셈이다.

김종훈 "나더러 '거짓말쟁이'라니…"

그리고 김 본부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직후, 김 전 장관이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2000년 중국산 마늘 파동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비교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관련 기사: MB가 언급한 '마늘 파동', 진실은 이렇다)

당시 김 전 장관은 "통상 전문가라면 누구나 2000년 '마늘 파동'과 이번 '쇠고기 파동'을 비교할 수 없음을 잘 안다"라고 말했다. 당시는 중국이 WTO 회원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중국산 마늘 파동이 일어난 2000년 7월 당시 자신은 통상교섭본부의 국장이었고, 김 전 장관은 장관 재직 중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잘 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물론 그 때는 중국이 WTO 회원국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미국과 한국은 WTO 회원국이다. 따라서 험악하거나 저돌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 본부장은 김 전 장관과 같은 이야기를 한 셈이 됐다. 당시 김 전 장관이 한 이야기가 이런 내용이었다. 2000년 중국산 마늘 파동과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 그래서 대통령의 발언은 논리적 오류라는 것.

이밖에도 김 본부장은 김 전 장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쏟아냈다. 김 본부장은 "농림부 장관도 지내시고, 이제는 원로 역할을 해야 할 분이 저에 대해 '거짓말쟁이'라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많이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이 지난 16일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김종훈이 대통령과 국민을 속이고 있다"라고 한 것을 가리킨 말이다. (☞관련 기사: "'추가 협상'? 김종훈이 대통령과 국민을 속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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