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파동 등으로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자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 전면 개편, 개각 등을 통해 초기의 '고소영(고대, 소망교회, 영남). 강부자(강남 땅 부자), S라인(서울시 출신)' 인사를 바로잡겠다고 밝혔었다. ''영남·고려대·30억 이상 재산가 배제'라는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진, 내각 등과 비교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 공기업 인사에서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여전하다. 특히 YTN 구본홍 사장, 아리랑TV 정국록 사장, 스카이라이프 이몽룡 사장, 한국방송광고공사 양휘부 사장 등 언론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는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 4개 기관 신임사장으로 임명된 이들은 모두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서 특보로 일했다.
이들만이 아니다. 주공, 토공 등 국토해양부 산하 '빅4' 공기업에도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줄줄이 확정됐다. 이들은 모두 '고소영', 또는 'S라인' 인사다.
코레일.도로공사주공.토공, 줄줄이 MB 측근 인사
주공 사장으로 확정된 최재덕 전 차관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을 맡았었다. 대구 출신에 서울대를 졸업한 최 전 차관은 건설교통부 국토정책국장, 주택도시국장, 광역교통정책실장, 차관보를 거쳐 노무현 정부에서 건교부 차관을 지냈다.
토공 사장을 맡을 이종상 전 본부장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근거리에서 보좌한 'S라인' 인사다. 경남고, 서울대 출신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건전안전본부장을 거쳐 균형발전본부장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후문이다. 특히 주공과 토공은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계획에 있어 통폐합 대상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불협화음을 줄이기 위해 측근 인사를 기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앞서 확정된 코레일과 도로공사 사장도 서울시와 대선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인사들이다. 코레일 강경호 사장은 한라중공업 사장, 한라그룹 부회장을 지낸 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할 때 서울지하철공사 사장과 서울메트로 사장을 맡았다.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대우건설 부사장, 경수고속도로 대표 등을 지낸 이명박 대선캠프 출신 인사다.
MB정부, 낙하산 인사 제도적으로 합법화하려나? 최근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개혁 방안의 하나로 임원 선발절차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그 핵심 중 하나가 공모제를 폐지하겠다는 것. 정부는 공공기관 임원 설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절차를 줄여 로비 가능성을 차단하고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모 기관의 수를 20여 개로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측근 인사들을 공기업 요직에 앉히는 일이 이어지자 이명박 정부가 이같은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다른 의도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거추장스러운 공모 절차를 없애고 공기업 인사를 마음대로 주무르겠다는 발상 아니냐는 것이다.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정부의 선발 절차 전면 개편은 공기업 인사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노골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며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제도적으로 합법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또 "최근 기관장 인선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업무 공백으로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를 무시한 채 수백개 기관장들을 대상으로 사표 제출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임기가 보장된 상황에서는 경영 공백이 생길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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