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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밤문화는 귀족문화, 촛불집회는 천민문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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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밤문화는 귀족문화, 촛불집회는 천민문화냐"

진중권 "청와대가 작명소냐"…주성영 "고대녀 학생 아니다" 거짓말도

20일 새벽 방송된 <MBC> 100분 토론(사회 손석희) '이명박 정부와 촛불 어디로 가나'에서 진중권 교수와 주성영 의원은 예상대로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진 교수는 천민민주주의를 말하는 주 의원에게 "정제된 말로 해야 하는 의원들이 왜 이른바 천민 짓을 하냐"고 묻고 "인터넷 실명제 하면 한나라당이 가장 타격을 볼 것이다"라고 말하는 등 입담을 과시했다.

"대통령이 사과한 것" VS "MB 차라리 재방송을 해라"

19일 진행된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했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조속하게 대통령이 쇠고기 협상을 진행한 점이 있다. 그래서 사과한 것 아니냐"며 기자회견이 진정성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혹평을 했다. 진 교수는 "담화를 왜 하셨는지 모르겠다. 지난 번에 했던 특별담화를 재방송했으면 비용절감을 했을거다"라며 "진정성 상관없이 결국 재협상 안하겠다는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정서만 바뀌었지 본질은 하나도 안 변했다는 지적이다. 진 교수는 "'대통령은 공기업 민영화는 안하겠지만 선진화는 하겠다. 의료민영화는 안하겠지만 민간보험은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청와대가 작명소가 됐다. 이름만 다른 것을 새로운 내용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를 듣고 있던 주성영 의원이 다짜고짜 진중권 교수에게 "FTA에 찬성하냐 반대하냐"고 물으며 "한미FTA를 반대하면 쇠고기 협상이 안되야 한다고 보는 거지 않냐. 자꾸 반대만 하고 헐뜯으려만 한다"고 진 교수를 몰아세웠다.

그러자 진 교수가 "중국과 마늘 파동 얘기가 대통령이 내놓을 수 있는 얘기냐. 중국이 WTO 가입하기 전이지 않냐"며 "전혀 격이 안 맞는 얘기다. 대통령의 분별력이라는 게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보통 사람이 장바닥에서하는 게 아니지 않나. 담화에서 카테고리도 구분을 못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미국의 자율규제든 뭐든 믿어라" VS "자율규제랑 정부보증은 형용모순"

이어 한국의 검역주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성영 의원이 "미국이 어떻게든 쇠고기를 한국에 팔아먹으려는 것"인데 "벼락맞을 확률보다 적지만 전체쇠고기의 몇 프로에 해당하는 특정물질 때문에 미국이 못 팔아먹겠냐"고 했다. 이어 "미국의 자율규제든 뭐든 믿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중권 교수가 "자율규제랑 정부보증이 형용모순이다"라고 주장하자 주 의원이 "왜 모순이냐"고 받아쳤고 진 교수는 다시 "민간이 어길 경우에 어쩔 거냐. FTA가 급하니까 서둘러 쇠고기협상 한 거다"라고 대응했다.

주 의원은 "광우병 자체가 지구상에서 없어지는 병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갖고 한 거다. 진 교수는 잠복기는 10년인데 지켜봐야 하지 않냐고 하지만 지금은 없는 통계다. 잠복기의 추세도 한국에서 발생하지 않았으면 없는거다"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천민민주주의" VS "일반화의 오류다"

촛불집회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자 주 의원의 '천민민주주의'와 '형편없는 네티즌' 발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 의원은 "처음부터 광우병대책회의 지휘 핵심인사는 진보연대 인사였다. 장갑차 사고 때랑 평택 미군부대 사고 때 죽창 들고 화염병 던지는 걸 서슴지 않던 사람들이다"라며 "초기의 비폭력적 집단지성의 동력이 떨어지는 순간 나선 것이고 이 단계는 천민민주주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를 듣고 있던 진 교수가 "천민민주주의란 말은 없다. 막스베버가 말한 천민자본주의가 있다"며 "천민민주주의란 말을 누가 했나 찾아보니까 이회창 전 총재의 말이더라. 2003년에 했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 천민자본주의"라고 대응했다.

진 교수는 "쭉 촛불집회에 참여했는데 가두에 나간 첫날. 대책회의에서 '여러분 헤어집시다' 해도 사람들이 남아 있더라. 말 안 듣는다. 대책위는 지도적 위치의 사람들이 아니다.시민들이 대책위 잘못하면 글들이 올라온다. 논리의 오류다"라며 "또 일부사람만 갖고 얘기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다"라고 주 의원을 비판했다.

대책위의 정권 퇴진 운동에 대해서 주 의원은 "천민민주주의로 나가다 움추린 것 아니냐"고 말하자 진 교수는 "정권퇴진운동은 상징적 구호에 불과한 것이다. 이 구호가 현실적 요구가 될 것이다"라고 받아쳤다.

주 의원이 자꾸 천민민주주의 운운하자 진 교수는 "그럼 왜 정치집단은 과거 '정권퇴진 운동'이라는 천민 짓을 했냐. 정제된 말로 해야 하는 분이 "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진 교수는 주 의원이 형편없는 네티즌이 많다고 했던 것에 대해 "수준이 형편없는 네티즌보다 형편없는 의원이 더 많다"라며 "인터넷 실명제 하면 한나라당이 가장 큰 타격을 볼 것이다"라고 말하자 방청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진 교수는 "몇년 전 국감기간에 피감기관과 폭탄주 마시면서 화끈한 대구의 밤문화, 광란의 밤을 이야기하시는 의원이 계셨다. 그런 분들에게는 촛불을 들고 길거리 나와 김밥 먹고 하는 이런 것들이 시시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대구의 밤문화는 귀족문화고, 촛불 들고 밤을 지새우고 정권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천민문화냐"고 주 의원을 정면 공격했다. 주 의원은 지난 2005년 대구지검 국정감사가 끝난 뒤 피감기관 검사들, 동료 의원들과 폭탄주를 마셔 파문이 일었었다.

진 교수는 정권 퇴진 운동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대해 "대통령이 특정한 것으로 불리는 걸 보고 '영장류가 설치류냐'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라고 일축했다.

한편 주 의원은 토론 말미에 이번 촛불집회를 통해 '스타'가 된 '고대녀'와 관련해 거짓 주장을 하기도 했다.

주 의원은 "김지윤 학생은 고려대 학생이 아니다"며 "고려대에서 제적을 당한 학생인데, 지난번 (100분 토론) 프로그램 나올 때는 고려대 재학생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행자인 손석희 씨는 잠시 후 주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아까 문제제기한 고려대 김지윤 학생은 제적됐다 복학돼 현재 학생 신분"이라며 주 의원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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