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부곡의 한신공영 건설현장에서 전국건설노동조합 조합원 김모 씨(48)가 19일 새벽 휘발유를 소지한 채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김 씨를 비롯한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 조합원 25명이 '출근투쟁'을 벌이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들은 회사에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다가 현장 출입이 봉쇄되자 "일을 하겠다"며 출근투쟁을 벌인 것이다. 함께 출근투쟁을 벌이던 조합원 24명은 전원 군포 경찰서로 연행됐다.
"법에 보장된 대로 해달라는데 일 안 줘 생계 위협"
부곡택지개발지구 내에 위치한 '휴 플러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이들이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이었다. 노동 시간 단축과 현장 내 직접고용 의무 등이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이는 지난해 개정된 근로기준법과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요구였다.
회사 측은 이들의 단체협약 체결 요구에 '일 안주기'로 대응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한신공영과 교섭의 직접 당사자인 전문건설업체 근보건설은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자마자 조합원의 현장 출입을 봉쇄하고 조합원들에게만 한 달 넘도록 일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일하고 싶다"는 일부 조합원에게는 "각서를 쓰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회사가 요구한 각서에는 △하루 11시간 노동 △일당 9만 원 △출근 시 휴대폰을 회사에 제출할 것 등이 포함돼 있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토목건축 일을 하는 목수의 평균 일당은 11만 원인데 그보다도 낮은 돈을 주고 휴대폰까지 빼앗는 등 한신공영 측이 노예계약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현장에는 경찰 병력과 사다리차가 출동해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사다리 차를 이용해 김 씨를 강제로 끌어내리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김 씨가 휘발유를 들고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상황이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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