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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 그리고 강우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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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 그리고 강우석에 대하여

[최광희의 휘뚜루마뚜루 리뷰] <강철중: 공공의 적 1-1>

<강철중: 공공의 적1-1>(이하 <강철중>)은, 관객 각자의 기대감의 향방에 따라 엇갈린 반응을 얻을만한 영화다. 우선 <공공의 적> 1편을 재미있게 봤지만 2편에 살짝 실망했던 관객이라면, 깡패보다 더 저열하고 살인마보다 더 집요한 문제적 형사 강철중의 복귀만으로도 반가울 것이다. 이 시리즈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분들이야 당연하겠지만, <공공의 적>에 필적할만한 어퍼컷급 재미를 기대하신 분들이라면, 이번 영화가 속편의 한계를 벗지 못한 동어반복으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보고 나온 몇몇 지인은 '생각보다 약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내 생각을 밝히자면, 전자 쪽에 가깝다. 나는 설경구가 어깨에 힘들어간 검사가 아닌, 막무가내 형사 강철중으로 돌아온 게 반가웠다. 그래서 이 영화는 <공공의 적 3>도 아니고 '1-1'이다. 혹은 1.5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동안의 한국 대중영화에서 가장 독특한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을만한 그 다면적 인물이 범죄자들 앞에서 생고생을 각오한 '설레발'을 치는 장면은 또 한번 통쾌하고 짜릿하다. 역시 강철중은 검사보다 형사가 어울린다. 게다가 그 살기 어리며 호기로운 표정과 거침 없이 쏟아져 나오는 욕설의 향연!
강철중: 공공의 적 1-1
그러나 강철중의 복귀에 진정한 힘을 실은 것은 악역으로 나온 정재영이다. 정재영이 아니었다면, 앞서 이 영화에 까칠한 시선을 보낸 사람들을 아예 화나게 했을지도 모른다. 조폭 보스로 등장하는 정재영이 덧붙인 새로운 악역 캐릭터는, 우리가 잘 아는 강철중의 캐릭터와 찰기 있게 충돌하며 긴장과 폭소의 시너지를 합작한다. 여기에 이문식, 유해진 등 <공공의 적> 1편을 빛냈던 조연들이 다시 합류, 예의 '은근짜'한 매력을 뽐내니, <강철중>은 재미 없으면 오히려 이상한 영화가 될 뻔했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생활고로 전전긍긍하던 강철중이 형사 생활을 때려 치우려다가 다시 사건 현장으로 복귀하는 과정의 설득력이나, 정재영을 검거할 결정적 증거를 포착하는 과정의 밀도도 범죄 스릴러적 잣대를 들이대면 살짝 헐겁다. 처음에는 청소년들을 착취하는 조폭 세계의 비정함을 통해 한국사회를 비판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지만, 정재영의 캐릭터를 살리다 보니 풍자는 휘발된 채 악다구니 활극으로 종결되고 마는 것도 거슬린다.
강철중: 공공의 적 1-1
그럼에도 장진 식 입담이 실어 나르는 재기 발랄한 '대사빨'이 영화를 진부함에서 구원한다. 각본을 장진 감독에게 맡긴데다 정재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강우석 감독의 영리한 판단은 이번엔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비하면 '대성공'이다. "나의 장기로 돌아온 만큼 감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제대로 심판 받고 싶었다"는 그의 말대로, 그 장기가 제법 발휘됐으니 강우석은 앞으로도 감독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어깨에 힘을 빼고 젊은 재능과 손 잡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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