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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30개월 이상만 수입 안 하면 안전하다고요?"

대책회의, '꼭 알아야 할 美쇠고기 10문 10답' 발표

지난 3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중단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연일 촛불 집회가 계속되는 등 들끓고 있는 '쇠고기 민심'을 '30개월령 이하 쇠고기 수입'으로 달랠 수 있을 거라는 정부의 인식을 반영한 발표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한마디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규정했다. 근본적으로 광우병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5일 '국민들과 함께 읽는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에 대한 10문 10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정운천 장관의 발표를 비롯해 최근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하며 했던 주장과 이에 대한 반론,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의문점에 대한 설명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이들은 "궁극적인 해결책은 협정을 무효화하고 쇠고기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전면 재협상을 벌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10문10답의 전문.
  
1. 어쨌든 30개월 이상만 수입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령제한만이 아닌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의 제한입니다. 가장 위험한 것이 광우병위험물질(SRM)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는 연령제한과 부위제한을 함께 시행합니다. 일본은 모든 연령에서 의무적으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을 반드시 제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12개월 이상에서 뇌, 눈, 척수, 머리뼈, 등뼈, 등배신경절을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내장의 경우에는 소장끄트머리부분만이 아니라 내장 전체와 장간막을 모두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30개월 이상 쇠고기만 수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2. 30개월 미만 미국 쇠고기나 쇠고기 부산물은 안전한가요?
  
  아닙니다.
  
  유럽이나 일본은 동물성 사료를 아예 금지한 것과 달리 미국은 광우병 발생국임에도 교차오염의 위험이 있는 동물성사료를 여전히 소에게 먹입니다. 또한 미국은 유럽연합이나 일본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로 지정한 부위를 동물사료는 물론 인간 식품원료로도 사용합니다. 또한 일본은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고, 유럽은 30개월 이상 모든 소를 도축할 때 광우병 검사를 하지만 미국은 0.1%미만의 소만을 검사합니다. 또 미국은 30개월 미만에서 뇌, 눈, 척수, 머리뼈, 등배신경절, 등뼈를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30개월 미만 쇠고기와 부산물을 허용할 경우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국내에 유입됩니다.
  
  3. 30개월 이하 소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나요?
  
  아닙니다.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영국 84건, 유럽연합 20건, 일본 2건 등 100건 이상의 광우병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8개월짜리 소의 뇌, 척수, 연수, 소장은 물론 말초신경 즉 근육에서까지 광우병 전염물질인 변형프리온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유럽연합 과학위원회(EC/SSC)에서도 30개월 미만소도 광우병이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OIE에서조차 광우병 발생통계를 24개월 이상 소에서 집계하고 있습니다. 30개월 미만 소도 광우병에 걸린다는 것이 과학적 진실입니다.
  
  4.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안들어오면 곱창, 선진회수육, 혀, 사골, 꼬리뼈도 안 들어오나요?
  
  아닙니다.
  
  이와 같은 위험물질도 모두 수입됩니다. 소의 소장 즉 곱창에도 광우병 전염물질인 변형프리온이 분포(Peyer's patch)되어 있어 EU에서는 소장은 물론 내장전체와 장 사이에 붙어있는 장간막까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선진회수육(AMR)에는 뼈에 붙어있는 고기를 뜯어내는 것이기에 그 과정에서 신경조직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학교급식(MSLP, SBP)프로그램을 비롯한 단체급식 프로그램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혀에는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인 편도조직이 들어 있어 혀요리로 유명하던 프랑스에서도 실질적으로 금지되었습니다. 사골, 꼬리뼈도 골수나 척수와 같은 신경조직이 들어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뼈(hard bone)로 분류되어 식용이 아닌 부위입니다. 따라서 뼈까지 고아먹는 우리의 식습관과 한국 국민 95%가 광우병에 취약한 MM형 유전자형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곱창, 선진회수육, 혀, 사골, 꼬리뼈는 반드시 수입을 금지시켜야 합니다.
  
  5. 도축장 승인과 취소 권한은 되찾아 오게 되나요?
  
  아닙니다.
  
  검역주권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광우병이 발생한 국가이고, 계속해서 대규모 리콜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가 2006년에 미국 내 수출작업장을 불과 36개만 승인해줬는데도 쇠고기 수입검역 과정에서 뼛조각과 갈비통뼈는 물론 SRM 부위인 등뼈까지 적발되었습니다. 미국정부에게 도축장의 승인과 취소 권한을 넘겨주면 미국 내 600개가 넘는 수출작업장이 한국으로 쇠고기를 수출할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이들 도축장에서 위반이나 불법을 저질러도 한국정부는 아무 권한이 없습니다. 미국에게 도축장 승인과 취소 권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도축장의 승인과 취소 권한을 2006년 수입위생조건에 명시한 것처럼 한국 정부가 가져야 검역주권이 회복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민간자율 방식으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나요?
  
  아닙니다.
  
  우선 정부는 이것이 일시적 조치라고 합니다. 또한 30개월 이상 쇠고기만 수입 안 한다고 안전하지도 않지만, 이것조차 민간자율에 맡기는 것은 실효성이 없습니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입니다. 민간자율방식은 기업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출해도 이를 막을 법적제재수단이 없습니다. 민간자율 방식은 재협상 요구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합니다. 수입위생조건을 만들어도 지난 2년간 미국의 수출건수 중 50% 이상이 수입위생조건을 위반, 검역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법도 안 지키는 미국기업들이 '자율규제'를 지키겠습니까? 더욱이 자발적 수출규제는 한미FTA와 WTO 협정 위반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30개월 이상을 수입금지 하려해도 재협상 밖에 없습니다. 협상 내용에는 30개월 이하의 쇠고기임을 증명하는 방법, 30개월 이상이 수출되었을 때의 제재조치가 없으면 안됩니다.
  
  7.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구분할 수 있나요?
  
  없습니다.
  
  미국의 목장주와 도축업자들도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데 한국의 검역당국이 무슨 수로 쇠고기의 월령을 판정하겠습니까? 정부는 미국 축산업자들의 편의를 위해 이번 협상에서 연령표시 의무를 면제해줬습니다. 다만 티본스테이크와 포터하우스 스테이크만 6달 동안 30개월 미만이라는 표시를 할 뿐 살코기, 갈비, 곱창, 혀, 사골, 꼬리뼈 등 다른 부위는 모두 몇 개월짜리인지 알지도 못합니다. 최근 타이슨푸드, 카길 등 미국의 대규모 쇠고기 수출업체들은 마치 선심 쓰듯이 120일 동안 나이 표시를 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력추적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으므로 정확한 나이판정을 못합니다. 미국에서 하는 소의 이빨로 나이를 추정하는 치아판별법은 미국 교과서(Veterinary Anatomy, p639)에도 전혀 신뢰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 수출업자들이 나이를 허위로 기재하더라도 적발할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8. 정부는 미국의 사료조치가 안전하다고 말하던데요?
  
  아닙니다.
  
  정부는 미국의 사료조치에 대해 영문 번역도 엉터리로 했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해서도 진실을 속이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병들어 죽은 소, 일어나지 못하는 앉은뱅이 소를 모두 렌더링 처리하여 돼지와 닭의 사료를 가공하고 있으며, 심지어 광우병 특정위험물질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사료를 만들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앞으로 1년후에 시행하겠다고 미국 관보에 게재한 사료조치는 30개월 이하에서는 앉은뱅이 소라도 광우병 위험물질을 전혀 제거하지 않고 사료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30개월 이상에서는 뇌와 척수만 제거하고 나머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은 모두 사료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강화된' 사료조치는 결코 광우병 교차오염을 막지 못합니다. 게다가 미국은 축산업자들의 로비에 밀려 사료조치를 강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화시켰을 뿐입니다.
  
  9. 정부는 검역을 통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겠다고 하던데요?
  
  불가능합니다.
  
  일단 수입되고 나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검역을 할 수 없습니다. 이번 협상의 수입위생조건의 독소조항을 바꾸어야만 한국정부가 제대로 된 검역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번 수입위생조건에서 30개월 이하에서는 뇌, 척수, 머리뼈, 등뼈, 등배신경절 같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까지 수입을 허용했고, 검역 과정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을 적발하더라도 처음발견하면 검역중단도 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국내 검역관을 주미 대사관이나 주요 영사관에 파견하여 월령 구분, 도축 시 특정위험물질 제거 등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사관에서 검역관이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그리고 수입재개 초기에만 눈으로 확인하는 현물검사 비율을 3%로 확대하여 SRM을 감시하겠다고 합니다. 인간의 눈에 현미경이 달린 것도 아니고 무슨 수로 SRM이 섞여 있는지 알겠습니까?
  
  10. 미국 정부는 쇠고기 재협상은 없다고 하던데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미국정부는 재협상이 없다고 합니다.
  
  버시바우 미대사는 "한국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과학에 대해 좀더 배우라"고 막말을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민간자율' 규제 같은 엉뚱한 대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재협상을 요구하는데 왜 재협상이 불가능합니까? 우리는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부시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규탄해야 합니다. 국민의 힘은 협정무효 전면재협상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참고> 미국이 보낸 서한으로 감역주권이 회복되었다?
  
  미국대표 수전 슈왑은 서한에서 "이번 위생조건은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적절한 기준과 절차를 포함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수입위생조건 5조는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미국의 광우병 지위 분류에 부정적인 변경을 인정하지 않으면 수입중단이 불가하다'는 내용입니다. 수입위생조건 부칙 6항에 '위생조건 5조의 적응과 관련하여 GATT 20조와 WTO SPS협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했지만, 말장난일 뿐입니다. GATT 20조는 수입국이 수입중단의 과학적 입증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까요? 먹어보고 걸릴 때까지 기다릴까요? 게다가 "위생조건 5조의 적용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5조의 적용에 관련하여"라고 명시했기 때문에 오히려 독소조항 5조의 정당성을 한 번 더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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