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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상득=어청수=버시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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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상득=어청수=버시바우"

[홍성태의 '세상 읽기'] 국민 없는 정부

이명박 정부는 가히 '거짓말 정부'라고 할 만하다. '대운하'를 둘러싼 최근의 설왕설래는 그 극치이다. 허황된 계획으로 국민을 속이려다보니 이렇게 되는 것이다. 경부운하, 한반도 대운하, 친환경 물길 잇기, 하천 정비 사업으로 바뀐 요상한 내력 자체가 이 허황된 계획의 실체를 잘 보여준다. 이런 잘못을 합리화하느라 여념이 없으니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국정을 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취임 직후 교수들이 무식해서 '대운하'에 반대하는 것이라는 망언을 하더니 며칠 전에는 국민들이 무식해서 반대한다는 망언을 했다. 이런 자가 환경부 장관이라니 아예 환경부를 없애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허황된 '대운하' 계획이 이명박 정부를 '대망언 정부'로 만들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경악하고 분노한 국민들에게 이명박 정부는 거짓말을 계속해서 스스로 불신을 키웠다. 지난 5월 29일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 고시를 하던 날도 마치 미국 소고기에 대한 검사를 크게 강화할 것처럼 발표했으나 이것은 사실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소장 끝 검사가 아무런 실효성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마치 대단한 검사인 것처럼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정말이지 국민을 너무 우습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이 나라가 이미 세계적인 경제대국이자 지식대국이자 민주국가라는 사실을 이명박 정부는 정말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하기는 '강부자' 내각/수석, '고소영' 내각/수석이 이 나라와 국민에 대해 올바로 알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잘못인지 모른다. 그들은 표절과 투기 등 온갖 저열한 술수로 그들만의 왕국을 구축하고 호사를 누리는 자들이 아닌가?

그러나 촛불의 힘은 위대했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는 뭔가 대단한 조치를 취할 것처럼 연기를 피웠다. 고시의 관보 게재가 전격 연기되었고, 미국에 재협상을 요청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고작 취한 것은 '자율 규제'였다. 요컨대 미국 축산업계에게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을 자발적으로 금지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것은 미국 축산업계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부탁'이다. 미국 축산업계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출해야 거대한 괴물과 같은 현재의 미국 축산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이명박 정부가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이라는 잔칫상을 올려서 큰 잔치를 벌이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잔칫상을 물려 달라고 하니 미국 축산업계로서는 오히려 화를 버럭 낼 만하다.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그 역을 맡았다.
▲홍성태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무서워할 줄 모르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뉴시스

버시바우 대사는 예의 없는 언행으로 진작부터 큰 문제를 일으켰던 자인데, 이번에도 역시 원숭이에 비교되곤 하는 부시 정부의 대사답게 아주 싹수없는 발언을 했다. "한국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사실관계나 과학에 대해 좀 더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이다.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이 타결된 것은 버시바우의 '최대 업적'이다. 이런 엄청난 '선물'을 받고 희희낙락하고 있었을 텐데 갑자기 '선물'을 되돌려 달라고 하니 화가 나기는 했을 것이다. 게다가 사실 이명박 정부가 알아서 준 '선물'이 아니었는가? 그렇기는 하지만 대사라는 자가 이렇게 싹수없이 말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버시바우는 한국 국민들이 무식해서 한 달이 넘게 촛불을 들고 밤거리를 밝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이런 자가 대사를 하고 있는 한 미국 정부는 사태를 올바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버시바우야말로 한국 국민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미국산 쇠고기에 관해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할 테고.

문제의 근원은 이른바 '실용외교'로 포장된 이명박 정부의 '전시외교'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친하게 노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외교부는 미국 축산업계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였던 것이다.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흉악한 미끼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이마저도 외교부는 그냥 덥석 물었다. 그 결과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정말 친하게 노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찌나 친해 보이는지 친구를 넘어서 아예 연인처럼 보일 정도였다. 아닌 게 아니라 부시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키스를 나누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역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에게 최대의 치적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엄청난 선물을 바친 대가로 부시 대통령과 친하게 노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으면 국민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자기를 칭송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이러한 '전시외교'에서 드러난 더욱 끔찍한 사실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이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무능력 때문에 수많은 국민들이 촛불로 밤거리를 밝히며 잘못의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이었던 6월 3일 저녁 서울 소공동의 롯데호텔에서는 '경제5단체'가 '제18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 한나라당의 이상득 의원은 한나라당을 대표해서 인사말을 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가관이었다. "거리에서 불평하고 호소하는 촛불집회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쇠고기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 문제 전반일 것"이라면서, "실직하고 일자리가 없어 길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과 서민, 어려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참가한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상득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이며, 기자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명박이'라고 부른 아주 무례한 사람이다. 대통령이야 자기 막내 동생이니 무례하게 굴 수도 있다고 치자. 그러나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둠을 촛불로 밝히고 있는 시민들을 실업자의 무리로 여기고 있다니, 이상득 의원은 정말이지 너무도 무례하고 무식한 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는 이명박 대통령은 '값싸고 질 좋은 미국 소'를 수입하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었다. 이런 수준의 동생과 형님이 권력을 휘두르고 있으니 국민들이 건강과 생명조차 위협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국민의 수준은 이명박과 이상득보다 훨씬 높다. 지적으로,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수준이 훨씬 높다. 국민들은 촛불을 밝혀 이명박 정부의 어둠을 밝히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거짓말, 모욕, 협박, 그리고 폭력으로 촛불을 끄려 하고 있다. 방패에, 군홧발에, 물대포에, '특공대'까지, 온갖 '무기'들이 횡행하고 있다. 최루탄만 쏘지 않을 뿐 경찰은 어느덧 전두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폭력시민을 진압하는 것이라고 경찰폭력을 적극 옹호하더니 전경부대에 2억 6000만 원의 격려금을 주도록 지시했다. 어청수 청장은 정말 경찰을 '국민을 때리는 몽둥이'요 '정권을 지키는 개'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은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고통과 불안의 100일이었다. 대다수 국민들이 취임 100일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이 재협상을 비롯한 발본적 개혁을 취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 기대는 결국 배신당하고 말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100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대운하', 광우병, 민영화, '어뤤지' 등 숱한 문제들을 일으켰다. 결국 각계 인사들과 교수들도 팔을 걷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의 뜻을 잘 읽어야 한다. 잘못을 고치지 않는 한 촛불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 대통령은 CEO가 아니다. '지휘자형 CEO'도 문제인데 '불도저형 CEO'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핵심은 촛불의 뜻을 잘 따르는 것이다. 말로는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는 어청수의 경찰폭력으로 촛불을 끄고자 한다면, 촛불은 더욱 더 커져서 이명박 정부의 문제를 더욱 더 환하게 밝힐 것이다. 하늘이 굽어보고 땅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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