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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립회관 '장애인 집단린치 사건' 베일 벗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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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립회관 '장애인 집단린치 사건' 베일 벗겨져

목격자 및 관련 증거물 속속 출현, "회관 조직적 개입"

지난 8일 광진구 구의동 한국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 농성장을 침탈, 집단 린치를 가한 사건이, 사건발생 7일만에 구체적 정황이 밝혀져 주목된다. 사건 전모를 본 목격자가 나타나는 한편, 사건 당일 아침 식사를 회관측이 가해자들에게 제공한 증거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프레시안>은 지난 9일 '조직폭력배 동원, 정립회관 농성장애인 집단린치' 기사를 통해 폭력난동 사건의 배후에 정립회관 측이 개입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정립회관 이완수 관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관장이 배후에서 폭력을 유발했다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무근", "폭력에 개입했던 곰두리 봉사대는 스스로 판단해 결정한 일"이라며 회관측 개입설을 적극 부인했다.

***지난 8일 정립회관 농성장 침탈 현장, 목격자 출현**

하지만 목격자 K씨의 증언은 다르다. 그는 정립회관 인근을 주로 영업하고 있는 개인택시 운전자다. 정립회관 이용객 대다수가 장애인인 만큼 정립회관 정문 앞에는 항상 개인택시나 모범택시들이 상주하고 있다. K씨 역시 지난 8일새벽에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정립회관 정문 앞에 있었다.

K씨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증언하고 있다.

K씨는 택시 영업 중 8일 새벽 2시30분 경 정립회관 부근을 지나다가 용변을 해결하기 위해 정립회관으로 향하던 중 정립회관 가까이에 이르르자, 대전 번호판을 단 검은색 그랜저 XG 승용차가 트렁크에 휠체어를 실은 채로 회관에 진입했다. K씨는 이 차에 이어 들어와 매점 앞에 주차했다.

K씨는 평소와 달리 주차장에 3개, 체육관 앞 1개의 가로등이 모두 꺼진 상태였으나 특별히 이상한 생각은 하지 않고, 용변을 보기 위해 회관 정문 근처 체육관 우측 유리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이 잠겨있는 것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평소 이 문은 언제나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 체육관 맞은 편 수영장 공사장 쪽에서 아이보리계통의 깃을 세운 점퍼차림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한 사람이 K씨를 지켜보고 있었다. K씨를 주시하던 이 사람은 검은색 혹은 곤색 계통의 신사복 바지 차림이었고, 1백75㎝ 가량에 호리호리한 체구에다 짧은 머리스타일이었다.

요의가 심해 K씨는 수위실 밑으로 이어지는 배수구에 소변을 보고 있는 사이에 차량들이 줄지어 회관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주로 승용차였으며, 카니발, 카렌스 같은 차종도 보였다. 처음에는 어떤 사람들이 야유회를 갔다 오는 줄로 생각했다.

***"쇠몽둥이를 든 건장한 남성 30여명 목격"**

K씨가 소변을 보고 다시 주차장으로 올라오자, 진입한 10여대의 차량에서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새벽 2시40분 경 K씨는 자신의 택시에 타려는 순간 정문쪽에서 요란한 발소리를 내며 건장한 남자 30여명이 빠른 속도로 뛰어서 농성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손에는 쇠몽둥이와 쇠파이프 같은 것을 들고 있었고, 달리는 속도와 체격, 그리고 손에 든 몽둥이 등을 보아 장애인은 절대 아닌 듯 했다.

농성장 입구에는 이미 조금전 뛰어온 남자들이 쥐죽은 듯 조용하고 질서정연하게 모여있었고, 이들과는 섞이지 않고 거리를 두어 화단 쪽에 두세명씩 듬성듬성 모여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대략 열 대여섯 명이었는데, 앞선 30여명의 남자들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고 한쪽 팔이 절단돼 있는 등 한 눈에 장애인들임을 알아봤다.

K씨는 새벽 2시50분경 정립회관을 뒤로한 채 빠져나왔고, 아무래도 걱정이 돼 새벽 3시45분경 112에 신고했다.

K씨의 진술은 당시 상황과 유사하다. 건장한 남자들의 복장이나 들고 있던 '무기(?)'등도 사건 당시 만난 피해자들의 일관된 진술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정립회관 노조는 K씨의 진술 중 아이보리 점퍼의 남자는 회관 김 모 총무팀장으로 폭력배들을 농성장으로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쪽 팔 절단 장애 남성은 지난 8월 11일에도 농성장 침탈을 시도했던 곰두리 봉사회 소속 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관측, 8일 난동 폭력가해자 아침식사 제공 논란**

회관측이 극구 부인하고 있는 8일 폭력사건과 회관측 관련설도 진상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사건 당일 폭력행사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30여명의 식사를 회관측이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립회관 노조측이 입수한 모 식당 입금 전표에는 30인분 10만5천원의 식사대금을 '한국소아마비협회' 가 지불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한국소아마비협회'는 정립회관의 이사회다.

<표>

한편 당시 현장에서 농성장 침탈을 유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회관 김 모팀장은 이와 관련 "아침 식사는 조기 출근한 회관 직원들과 곰두리봉사회 회원 몇 명에게 제공한 것"이라며 "노조가 주장하는 폭력배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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