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계가 칸영화제의 한을 21년만에 풀었다. 25일 폐막된 제6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로랑 캉테 감독의 <더 클래스(The Class)>가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지난 87년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사탄의 태양 아래> 이후 황금종려상을 프랑스영화가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폐막 하루전날인 24일 공개됐던 <더 클래스>는 파리 외곽의 중학교 한반의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의 일상을 추적한 일종의 다큐드라마. 프랑스 학교현실을 담은 프랑수아 베고도의 베스트셀러 저서에 감명을 받은 캉테 감독이 카메라를 들고 저자가 근무하는 학교를 직접 찾아가 있는 그대로의 교실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시사회때 상영이 끝나자마자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져나왔으며, AP통신 등 외신들은 이 영화가 논쟁적인 작품이 드믈었던 올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뒤늦게 활기를 불어넣었다"라고 전했다. 심사위원단은 <더 클래스>가 학교 교실이라는 작은 공간을 통해 프랑스 사회의 인종문제, 세대차, 편견과 진실 등을 생생하게 드러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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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래스 |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숀 펜은 수상작들을 발표하면서 <더 클래스>에 대해 "매우 매우 놀라운(amazing) 작품"이라고 지적하며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수상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캉테 감독 수상소감에서 " 프랑스 사회를 있는 그대로 다면적으로 다루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특히 트로피를 받자마자 무대 아래에 앉아있던 출연 학생전원을 위로 불러올려, 차분했던 폐막식 분위기를 청소년들의 환호성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기도 했다. 올해 칸영화제 수상작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유럽영화의 약진세이다. 황금종려상 이외에 대상(고모라 .이탈리아),심사위원상(일 디보.이탈리아) 감독상(쓰리 몽키스.터키), 각본상(로르나의 침묵.벨기에), 황금카메라상(헝거.영국), 단편부문(메가트론.루마니아) 등 주요부문을 유럽영화들이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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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즐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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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는 <체><체인즐링><시넥두체> 등이 화제를 모으기는 했지만, 결국 <체>가 남우주연상을 받는데 그쳤다. 지난해 황금종려상은 코언형제감독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였다. 심사위원장 숀 펜은 폐막식에서 <더 클래스>에 이어 <체>의 델 토로가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냈다고 공개했다. 여우주연상은 브라질 감독 월터 살레스의 <리냐 데 파세>에서 가난한 가정 형편 속에 네 아들을 키워내는 어머니 역을 맡아 열연한 산드라 코르벨로니에게 돌아갔다. 당초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체인즐링>에서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헤매는 어머니를 연기한 앤절리나 졸리의 수상이 예견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것처럼 올해도 칸 심사위원단은 새로운 얼굴을 선택했다.한편 심사위원단은 특별상 수상자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카트린 드뇌브를 선정했다. 한국영화로는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가 데뷔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을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수상에 실패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많이 받은 것은 큰 수확이라고 하겠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폐막전날 비경쟁부문에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황금종려상 - 로랑 캉테(더 클래스), ▲그랑프리 - 마테오 고로네(고모라), ▲심사위원상 - 파올로 소렌티노(일 디보), ▲감독상 - 누리 빌게 세일란(쓰리 몽키스), ▲남우주연상 - 베니치오 델 토로(체), ▲여우주연상 - 산드라 코르벨로니(리냐 데 파세), ▲각본상 - 장 피에르, 뤽 다르덴(로르나의 침묵), ▲황금카메라상 - 스티브 맥퀸(헝거), ▲단편부문 - 마리안 크리산(메가트론), ▲주목할만한 시선 - 세르게이 드보르느세보이(툴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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