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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민주당, 큰소리 뻥뻥 치더니…

국민이 든 촛불에 찬물…이러고도 '강한야당'?

아직까진 야당이 과반이다. 한나라당의 물리적 저지도 없었다.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여론도 압도적이었다. '머리수'만 채우고 '집 단속'만 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한 정운천 장관 경질을 야당이 해 낼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비난은 이 대통령과 여당이 뒤집어쓰게 돼 있었다. 반면 야당으로선 17대 국회를 '결기'로 마감함으로써 18대 국회를 옹골차게 준비할 수 있었다.

그걸 못했다. '강한 야당'은 싹수가 잘렸다. 무기력한 소수의 들러리로만 남게 됐다. 17대 국회의 마지막 날, 야당은 자신의 미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예고편을 방영했다.

한심한 민주당

136석의 통합민주당이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중차대한 의결에 8명이 불참했다. 신기남, 홍창선, 정동채 의원은 해외 체류를 이유로, 조성래, 조일현, 염동연, 김낙순, 신국환 의원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민주노동당은 6명 전원이 참석했다. 자유선진당은 심대평 대표를 뺀 8명이 표결에 임했다.
▲ ⓒ뉴시스

성향 상 민노당에서 이탈표가 나왔다고 보긴 힘들다. 도합 9명인 반대, 무효, 기권표의 책임을 선진당에 돌리기도 어렵다. 정운천 해임건의안 불발의 책임은 얼추 기운다.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무소속에 대한 단속도 자신하며 '정운천 낙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민주당은 병원에 입원 중이던 의원까지 끌어 모았다고, 할 만큼 했다고 항변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중요한 건 결과다. 이게 민주당의 실력이다. 말로만 쇠고기 졸속협상을 난타했을 뿐, 정작 필요할 때 비참한 실력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민주당이 게걸음 지지율에 허덕이는 이유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었다.

반대표를 던진 '배신자' 5명이 누구냐며 색출작업을 펴는데, 모양만 더 우스워진다. "당 대표가 표결에 불참했다"며 자유선진당에 의심의 시선을 던지는 것도 책임 떠넘기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야당은 없다

그 뿐 아니다. 차라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보다도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책임자 경질 같은 건 없다'는 이 대통령의 태도에 날개를 달아줬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당장 "17대 국회의 다수당인 민주당이 다른 야당과 합세해 마지막 횡포를 부리려다 좌절된 것"이라고 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결정한 일이니 앞으로 입 다물라는 조롱이다.

또한 내주 초로 예상되는 정부의 쇠고기 협상 장관고시는 적어도 국회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어졌다. 어쩌면 장관고시 등 '악역'을 정 장관이 수행하고 나면 청와대가 그를 경질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수도 있다. '해임건의안 무산'은 그 행위에 무게를 얹는 근거가 된다. 국회에서 무산된 일을 청와대가 자진해서 하는 모양이 되니 그렇다. 만약 청와대가 그런 수순을 밟는다면 민주당은 한 번 더 바보 된다.

차려준 밥상도 못 먹는 야당이라면 볼 장 다 본 거다. 국민들이 든 촛불에 찬물을 퍼부어버린 야당이다. 존재가치? 그런 말 입에 올리기엔 어설퍼도 너무 어설픈 행색이다. 국민들과의 교집합이 이렇게 빈약한 야당에게 기대할 건 없다. 이 일로 민주당은 '불임정당'으로 가는 첫 단추를 끼웠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막무가내 여당'과 '한심한 야당'만을 둔 국민들만 불쌍하게 됐다. 의회정치에 대한 '공자왈 맹자왈'이 민망할 지경이다. 이정도면 거리로 직접 나선 국민들의 '탈(脫)여의도'의 불가피한 이유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항간에 떠도는 "대한민국의 제1야당은 국민"이라는 말이 전혀 새삼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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