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에 다녀온 다음날, 선생님이 말했다. '너 어제 촛불 집회 참여하지 않았냐? 그런데 나가지 마라. 그리고 나가려면 교장선생님 허락 받고 나가라!'"
청소년의 촛불 문화제 참여를 가로막는 교육당국과 경찰로부터 인권을 지켜달라며 청소년들이 직접 긴급 구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등 7개 청소년단체와 17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중·고등학생 94명과 함께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와 진정을 제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48조에 따르면 조사대상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계속된다는 개연성이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될 수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진정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행위의 중지를 권고할 수 있다.
진정인들은 "경찰당국과 교육당국은 지난 군사독재정권에서나 가능했던, 특히 학생·청소년들에 대한 인권 및 기본권 침해 행위를 계속 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원칙인 인권보장과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로서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진정인들은 "경찰과 교육당국의 반인권적 행위가 현재도 계속되고 있고, 22일, 24일 예정된 촛불문화제에서도 이런 행위가 계속될 우려가 있다"며 긴급구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현장의 '살벌한' 감시분위기 탓에 참여 학생이 모두 진정에는 실명으로 참여했으나 언론에는 익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미 언론을 통해 시도교육청이 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 작성하고, 촛불문화제 현장에 교사와 장학사를 조직적으로 동원해 학생들을 감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전북 전주에서는 경찰이 촛불문화제 신고를 하려 경찰서를 방문했던 고등학생을 학교로 찾아가 수업 시간에 불러내 조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사건을 겪은 석 모 학생도 이날 진정에 참여했다.
석 모 학생뿐 아니라 이날 이들이 제출한 16건의 인권침해 사례에는 각 학교에서 촛불집회 참여를 막으려는 교사와 교육청의 행태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학생들은 교사로부터 '촛불문화제 참여하면 퇴학시키겠다' 등의 협박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종합해보면 사례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로 사례를 모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 OO고 - 집회에서 학생부장과 마주쳤다. 진짜로 단속을 나오다니!! -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막말, 정말 싫다. 'XX년'이라는 소리도 들어봤다. 2. OO중학교 교장실에서 오라고 방송 나옴. 2~3명 교장실에 불려가서 "너희 그런 곳에 나가면, 고등학교 진학에 불이익 당할 것이다" 라고 하심. 교육청에서 집회 때 사람이 나와서 학생들의 이름과 얼굴을 알아간 것 같다. 3. 강일중학교 - 종례시간에 담임선생님이 "촛불문화제 간 사람 있니? 그런 거 너희는 신경 안 써도 된다." 고 하심 - 가정통신문에 나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안내 나감 4. 목격 사례 (이름,학교 익명) 집회에 다녀온 다음날, 선생님이 "너 어제 촛불집회 참여하지 않았냐? 그런데 나가지 마라. 그리고 나가려면 교장선생님 허락 받고 나가라!" 고 함. 5. 송파공업고등학교, 선일여자상업고등학교,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 집회참가하면 퇴학 시키겠다 학생 협박. 익명의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제보 6. 서문여자중학교 : 부모님에게 학교에서 자녀들 집회참가 못하게 하라고 문자 보냄. 7. 장안고등학교 : '광우병 괴담'문자 보내지 말라, 5월 17일 학교 휴교는 잘못 된 것이라고 가정통신문 발송. 8. 동성고등학교 : 학교장이 방송으로 집회참가하지 말라고 방송 함. 9. 서울창일초등학교 : 전교생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냄. 내용은 △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안전문제) 심야촛불행사인 도심 집회에 참석하지 않고 일찍 귀가하도록 △ 5.17 학교휴교설은 사실무근임으로 현혹되지 않고 정상등교 10. 서울대원외고 : 집회 참석하면 퇴학시킬 것이라 협박 11. 평택여자고등학교 : 가정통신문 보냈는데, 제목이 '불법집회 참여금지에 대한 안내문'이었음. 내용은 집회 참여하지 말라는 것. 12. 부산B고등학교 : 가정통신문 보냄. 내용은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며 다 괴담이라고 하면서, 학생들을 집회에 내보내지 말라, 나가지 말도록 하라는 내용. 13. 부산 사례 : 부산에서 학부모에게 자녀가 집회 참가를 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학교에서 보냈다는 사례가 있었음. 14. 익명 사례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살고있는 17살 여학생입니다. 집회에도 어제 7시 시청 간 것까지 합쳐서 5번을 나갔습니다. (…) 저희학교는, 하루에 두 번 꼴로 방송을 하구요. 방과후 저녁시간마다 부모님들께 집회에 보내지 말라는 문자도 가구요. 방과후 매일, 교육청에서 그대로 날라와서 붙여넣기한 '교장' 이름으로만 바뀐 집회참여 시키지말라는 가정통신문도 나옵니다. 여기서 끝일 것 같습니까? 몇분을 빼놓고 거의 모든선생님들께서, 수업시간에 들어와 집회참여하지말라는 얘기를 입에 달고사시구요. 저희 보고 철이 없다면서, 너네가 뭘 안다고 집회에 참여하냐는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스승의날 행사 때에도 운동장에서 조회겸 행사를 하는데, 역시나 집회 얘기는 빠지지 않고 하시더군요. 더군다나 '갔다가 걸리기만 하면 너네는 학생부로 끌려오고 따로 교장선생님과 면담하고 또 그런 집회에 나가지 않도록 교육까지 시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학교는 우리들의 평화적인 촛불문화제를 '폭력시위'로 과장시켜 얘기하고 있습니다. 문자메시지, 혹은 가정통신문을 보아도 촛불시위라고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폭력시위' 라고만 얘기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시위 나가서 사진 한 번 잘못 찍히면 너희는 경찰서에 정보 올라가서 대학도 불이익받고 취업할때도 불이익 받는다는, 저희의 미래를 가지고 협박까지 합니다. 제일 먼저 나라의 민주주의에 앞장서야 하실 선생님들께서, 올바른 어른과 학생의 말에 다른곳으로 등을 돌리고 가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는 선생님들께서 나서서 급식처에 미국산 쇠고기 쓰지말라며 얘기라도 해주시지만, 저희학교 선생님들은 그런 말 절대 하지 않으셨습니다. (…) 저희들이 다니는 학교를 도와주세요. 저희가 자유적으로 나갈 수 있는 집회까지 저희들의 미래를 담보로한 '협박'을 밥먹듯이 하고있습니다. 15. 정책반대시민연대 게시물 (아이디 tkfkd089) 오늘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신 선생님께 존경을 표하는 날이죠 행사가 끝나고 , 선생님이 마이크를 잡고 얘기하더군요 요즘 광우병, 광우병 거리는데 집회 참여한 거 TV에만 나오면 가만 안 두겠다고.. 정부가 하는데로 그냥 따라하면 되는거라고 욕이 안 나올 수가 없더군요. (아이디 cccc5655) 전 집회도 갔다왔고, 학교에서도 미친소에 대한 심각성을 알려주고 있는 학생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집회에 간 사람들을 모아 명단을 만들고 따로 관리하더군요. 다행히도 제 친구들은 절 감싸주어 혼나지 않았습니다만... 그리고 담임 선생님은 그런건 어른들이 해야한다고 하시는군요. 전 그래도 집회에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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