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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기어 넣고 앞으로 가자'는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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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기어 넣고 앞으로 가자'는 이명박"

[홍성태의 '세상 읽기'] 반성 없는 이명박 정부

이명박 정부가 망치고 있는 나라를 10대들이 촛불을 밝혀서 구하고 있다.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수만 개의 촛불은 이명박 정부의 어둠을 걷어내는 희망의 불빛이다. 미국 소의 전면 수입은 광우병의 위험을 모든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물론 1%의 '강부자'는 예외일지 모른다. 이명박 정부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우기는 뉴라이트, 한기총 등 이명박의 친위 세력은 예외일지 모른다. 그러나 미국 소의 전면 수입으로 분명히 대다수 국민은 광우병의 위험에 전면 노출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그렇지 않아도 서구보다 더 위험한 '위험사회 대한민국'을 세계 최악의 광우병 위험사회로 망치고 있다.

10대는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공부에 전념해야 할 10대가 거리로 나서고 싶어 나선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10대를 거리로 나서게 한 것이다. 급식을 하는 10대들은 광우병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될, 가장 큰 잠재적 피해자이다. 이 사실을 10대들은 아주 명확하게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정부의 거듭된 거짓말을 보면서 10대들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더욱 더 키울 수밖에 없다. 지금 이명박 정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솔한 반성이다. 잘못에 대한 진솔한 반성이 없이는 개선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반성하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 반성은 없다.

발족 100일을 눈앞에 둔 이명박 정부의 문제는 사실 이미 발족 단계부터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른바 '고소영 S라인 정부-수석', '강부자 정부-수석'이 그 단적인 예이다. 표절과 투기로 얼룩진 인사들이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대다수 국민들은 황당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잘못되었다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가장 뛰어난 사람들'을 뽑았다고 우겼다. 그리고 황당한 정책들이 남발되기 시작했다. '오렌지가 아니라 오뤤지'라는 엉터리 개그를 하며 영어 몰입교육이라는 것을 강요하고, 학교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죽음의 경쟁으로 몰아넣고, '한반도 대운하'라는 이름으로 '한반도 대파괴' 계획을 강행하고, 급기야 광우병 위험이 큰 미국 소의 전면수입이라는 정책마저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10대들의 촛불을 큰 계기로 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이 불신과 불안이 전면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남 탓'론으로 시작해서 괴담론과 선동론으로 맞섰다. 그러나 영어 몰입 교육, 학교 자율화, 대운하, 미국 소는 모두 이명박 정부의 '작품'이다. 이 와중에 일본은 아예 대놓고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에도 이제 과거는 잊어버리자고 한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이명박 정부는 일본 정부가 자꾸 헛소리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도 그렇다고 지적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 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소통 부족'을 넘어서 '소통 거부'의 상태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점은 '소통 부족'이 아니라 '소통 거부'다. ⓒ문화체육관광부

이명박 정부가 '소통 거부'의 상태에 있다는 사실은 광우병 파동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밝혀졌다. 이른바 '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싼 논란이 그것이다. 경운기보다 느린 운하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하니,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가 이명박 정부를 믿을 수 있겠는가? 이재오 전 의원은 운하 계획은 파괴 계획이요 파탄 계획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수경 스님의 글에 대해 운하는 강의 복원 계획이요 경제 부흥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을 완전히 파괴해서 콘크리트 옹벽과 수십 개의 댐을 건설하는 것이 어떻게 강의 복원이며, 경운기보다 느린 운하에 엄청난 재원을 투여하는 것이 어떻게 경제 부흥 계획일 수 있나? 운하는 강의 죽음이요, 지역의 파괴이며, 경제의 파탄이다.

이재오 전 의원은 자신의 민주화운동 경력까지 언급하며 이런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는 운하지원단을 없앴다가 총선이 끝나자 슬며시 복구하는 것이 민주주의인가? 이명박 정부는 완전히 민간 자본으로 건설하겠다고 약속하고는 이렇게 부서까지 만들어서 벌써부터 많은 재정을 투여하고 있다. 그래, 이렇게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이 민주주의인가? 정말 부탁이다. 제발, 민주주의라는 말만은 하지 마라. 사실 대운하 건설 계획과 미국소 전면 수입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분명히 실감하게 하고 있다. 수천 명의 교수들이 대운하 건설 계획의 문제를 지적하자 이명박 정부는 교수들을 상대로 사찰을 벌였고, 수만 명의 10대들이 미국소 전면 수입의 문제를 지적하자 이명박 정부는 10대들을 협박하고 나섰다. 민주주의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을 보면 박정희의 개발 독재가 생각나고, 교수들과 10대들에 대한 협박을 보면 전두환의 군사 독재가 생각난다.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 부족'이라며 무조건 자기 말을 들으라고 강요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꾸만 '벌거벗은 임금님'을 떠올리게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CEO대통령'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CEO에도 종류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휘자형이 아니라 불도저형이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은 결코 CEO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불도저형 CEO로 행세하는 나라는 불행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불행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반성이 없으니 더 큰 불행이 닥치고야 말 것이다.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좌측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한다'고 비판했다. 비슷하게 말해 본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후진기어를 넣고 앞으로 달린다고 주장한다'고 할 수 있다. 말로는 '선진화'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후진화'가 맹렬히 진행되고 있다. 경운기보다 느린 운하를 건설하기 위해 수계지역의 개발규제를 크게 완화했다. 운하가 아니라도, 민영화가 아니라도, 식수 대란이 곧 닥칠 것이다. 잘못을 지적하는 국민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비난, 협박, 폭력의 순서로 전개되곤 한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협박의 단계에 이르렀다. 더 이상 국민들을 불행하게 하지 말라. 진솔한 반성과 진정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진솔한 반성은 진정한 발전의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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