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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

[작가들, 운하를 말하다] 박설희

유등(流燈)
  - 박설희
  
  날마다 별은 무겁게 돌아눕고
  사방에서 웅성거림 들려온다
  환한 대낮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것들
  
  강물에 등을 띄운다
  타오르는 수백 개의 눈
  
  자꾸 기슭으로 달라붙는 눈을
  강심으로 밀어 넣는다
  눈들이 강바닥을 비추려
  제 속의 빛을 끌어 모은다
  가물거리는 심지를 북돋우면
  눈에서 풍경이 쏟아져 나온다
  온갖 수수께끼와 질문들이 뒤섞이면서
  물결 위에 이는 파문
  
  파문을 끌고 간다
  지느러미 돋아난다
  아가미 벌어진다
  어둠을 등에 태운다
  물살에 파묻히며 지워질 듯
  
  강이 하나씩 눈을 감기 시작한다
  물 속에 제 빛을 들여보내고
  고요히 한 생을 살러 간다
  
<작가 소개>
  
  1964년 강원도 속초 출생. 2003년『실천문학』신인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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