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한은 금통위는 8일 오전 5월 기준금리를 연 5.00%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째 동결이다.
'물가안정'과 '경기활성화', 두 가지 중 물가안정에 우선했다.
4월 물가상승률이 4.1%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유동성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국제유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배럴당 124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환율도 8일 1040원대를 상향 돌파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까지 내릴 경우, 물가 불안을 가중시킬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최근 국내경기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내수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국제금융시장 불안, 미국 경기 부진 등으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고유가의 영향 등으로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부동산 가격도 일부 지역에서 오름세를 이어갔다"며 "금융시장에서 시중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금융기관 여신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장기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확산 우려"
한국은행은 또 이날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기동향'을 통해 "최근 국내경기는 지난 2/4분기 이후 빠른 상승세가 조정을 받으면서 둔화되는 모습"이라면서 현 경제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은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여건은 향후 우리 경제에 성장의 하방리스크와 물가의 상방리스크를 동시에 증대시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금년 중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지고 물가상승세와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세계경제에 드리워진 '스태그플레이션'의 기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는 하강하는 반면 물가는 오르는 상태를 말한다.
한은은 "세계경제와 주요 가격변수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하여 경기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동시에 최근의 물가 오름세 확대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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