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돋았습니다. 너무 멋있으세요. 힘내세요. 저희가 응원할께요." (아이디 박초롱)
"아, 회사인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네요." (아이디 냥이)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개방이 '진기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들어 여론의 뭇매만을 맞아 오던 노동조합을 향해 "감사하다"는 국민의 지지와 응원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즐거운 비명'의 주인공은 바로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운수노조, 위원장 김종인).
운수노조 집행부가 '미국산 쇠고기 운송 거부'를 결정하고 조합원 의사를 묻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벌써부터 누리꾼들이 폭발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틀 사이 지지글 4000여 개 넘어
운수노조의 계획이 알려진 지난 6일에는 운수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노조 성명서에 3000개의 글과 댓글이 달렸고, 7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이미 2000여 개의 글이 올라왔다. 6일에는 방문자가 몰리면서 몇 차례나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이틀 사이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외부인'의 지지 글은 모두 4000여 개로 지난 2005년 6월 홈페이지가 만들어진 뒤 2년 가까이 올라온 글 1300여 개의 3배가 넘는다. 이는 한 포털사이트에 '운수노조 응원 서명 게시판'이 만들어지고 노조 홈페이지를 링크시켜 놓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의 지지 글은 일단 "국민의 건강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줘 감사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두 아이의 엄마로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매일 가슴 저리며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소식에 한 줄기 희망이 보이는 듯합니다. 어려운 용기를 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이디 조미정)
"감사합니다.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정말 큰 결심을 하셨습니다. 어떤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고 힘내셔서 계획하신 일이 아무도 다치지 않고 어려움(?) 없이 이루어지길 멀리서나마 바라고 또 바라겠습니다." 아이디 (이미경)
"진짜 요새 학교 공부도 안 되고 우울하고 공부해봤자 죽을 거라는 생각에 공부도 손에 안 잡혔는데, 당신들 덕분에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이 보이네요. 정부에서 진짜 타격 많이 줄텐데 힘 내시구요. 끝까지 초심을 잃지 말길 바래요." (아이디 ^^)
뿐만 아니라 운수노조 사무실로 직접 전화를 걸어 와 격려의 인사와 함께 도울 일을 묻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운수노조 "국민 위협하는 MB의 잘못된 정책 집행을 왜 우리 조합원들이?"
운수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긴급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행동의 일환으로 '입항 저지 및 수송 거부 투쟁'을 조합원 의사를 물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운수노조는 "6월 중 군산항으로 입항할 것으로 알려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선박의 입항저지와 하역거부, 나아가 철도 및 화물차로 수송될 미국산 쇠고기 적재 냉동컨테이너 수송 거부 등 실제 행동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운수노조 위원장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인 상황이고 온 국민이 반대하는 일 인만큼 잘못된 정책의 집행을 우리 조합원이 할 수는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운송 거부 투쟁'의 배경을 설명하며 "7일 오후 회의를 통해 조합원 총투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운수노조는 철도노조 화물연대를 비롯해 항공, 버스, 택시 등 교통과 물류 수송 전반을 담당하는 6개 업종본부로 구성돼 있다. 쇠고기의 입항 경로나 저장 위치에 대한 정보 파악에 유리한 운수노조가 실제 거부 투쟁을 벌이게 되면 쇠고기의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해 진다.
누리꾼이 나서 "그러면 생계는 어떻게?" 걱정하며 "성금 모으자"
문제는 운송 거부가 실제 조합원의 생계 문제와 연관돼 있고, 자칫하면 지난해 금속노조의 한미 FTA 반대 파업과 같이 '정치 파업'이라는 명분으로 불법으로 간주될 위험이 있다는 것.
현재 특수고용 노동자로 분류된 화물차 운전기사의 경우 '업무개시명령제'로 인해 운송 거부가 쉽지 않고 필수공익사업장에 해당되는 철도의 경우 단체행동권이 제한돼 있는데다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 있는 특정 냉동 컨테이너만 운송 거부가 가능할지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누리꾼들은 조합원의 생계 문제를 걱정하며 "성금을 모으자"거나 "작은 돈이지만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아이디 '김재현' 씨는 "운송 거부하는 기사분이나 차량에 어떤 표시를 해 놓으면 어떨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누리꾼은 "그러면 다른 국민들도 그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수 있고 혹시나 더 잘 끼워줄 수도 있지 않냐"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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