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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광우병' '인간광우병' 발생해도 한국은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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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광우병' '인간광우병' 발생해도 한국은 발만 '동동'

'영문 수입 위생 조건' 공개…OIE 결정 없이 한국 조치 못해

미국에서 광우병(BSE)이 추가로 발생하더라도, 더 나아가 인간광우병(vCJD)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한국 정부는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독자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없도록 한미 양측이 합의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해도 한국은 발만 '동동'

이는 현재 미국의 한 공개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돼 있는 영문 수입 위생 조건에 명시돼 있다. 이 수입 위생 조건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입법예고한 개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쟁 조건의 영문본이다.

양측 협상 대표가 서명한 이 문서 5항에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 (…) 추가 발생 사례가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 광우병 지위 '하향 조정(adverse change)' '결정(recognizing)'을 이끌어낼 경우 한국 정부는 쇠고기, 쇠고기 제품 등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명시돼 있다.
▲ 미국의 한 공개 사이트에 공개된 영문 수입 위생 조건 영문본 중 일부. 제 5항에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 (…) 추가 발생 사례가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 광우병 지위 '하향 조정(adverse change)' '결정(recognizing)'을 이끌어낼 경우 한국 정부는 쇠고기기, 쇠고기 제품 등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명시돼 있다. ⓒ프레시안

이 합의대로라면, 미국에서 광우병(BSE)에 걸린 소가 발생하더라도 한국의 쇠고기 수입 중단 여부는 OIE의 결정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미국이 역학 조사를 해서 그 결과를 놓고 OIE가 미국의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에 영향을 줄 때만 한국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이런 사실은 2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합동 기자 회견에서 <프레시안>의 질문을 통해 확인되었다. 이상길 농림부 축산정책단장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우리는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이 역학 조사를 통보하게 되어 있고, 그 결과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거기에 따라 우리가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상길 단장은 "단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수입을) 중단하는 건 국제적 기준에도 맞지 않다"며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다른 동물의 질병에 대해서도 몇 개월 이상 발생하지 않으면 된다는 기준이 있는데 광우병에 대해서는 그런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국민들이 생소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OIE 등 국제적 기준이) 가장 객관적이니까 (정부가) 그러는 것"이라며 "(무역에서) 우리 기준을 멋대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WTO에서도 국제적 기준 이외에도 추가적인 규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있을 때에 그럴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송기호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OIE의 '하향 조정' 결정이란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며 "농림부가 입법 예고한 국문본에는 '부정적 영향'으로 번역돼 있는 돼 이는 잘못된 번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영문본대로라면, 한국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축산물을 수입하기 때문에…"

또 이상길 단장은 OIE가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평가하는 기준에 인간광우병 발생 여부가 들어가 있지 않다는 지적을 놓고도 "인간광우병이 많이 생긴다고 해서 축산물이 광우병 원인체에 노출돼 있다고는 볼 수 없다"며 OIE 평가 기준이 느슨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인간을 수입하는게 아니라 축산물을 수입하는 것이고 그 축산물에 광우병 원인체가 포함돼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개념을 분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 미국에서 인간광우병이 다수 발생하더라도 그 원인으로 추정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

그는 "인간광우병은 사람이 광우병 고기를 먹어서 걸리는 것 아니냐"며 "그럼 고기에 인간광우병 원인체가 안 들어가게 하면 되는 것이고 (OIE 조치는) 그런 가능성이 있느냐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광우병 환자가 몇 명이냐에 따라서 (그) 등급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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