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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고기 상륙 초읽기…소비자 불안도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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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고기 상륙 초읽기…소비자 불안도 '카운트다운'

유통업체 판매 준비 나서…단체급식 등은 무방비 상태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상륙 준비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가격경쟁력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국내산 쇠고기는 물론, 호주산 쇠고기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여서 시장을 장악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해 소비자단체는 광우병의 위험을 알리기에 적극 나서는 한편, 미국 쇠고기 수입 협상의 문제점을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부각시킨다는 입장이다.

유통업체 문 열 채비 중…"미국 쇠고기로 대중화 나선다"

유통업체는 소비자 반응을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구입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 다만 급식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신중한 모양새다.

쇠고기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장 적극적인 입장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미국산 쇠고기 전문점을 늘려 쇠고기 대중화에 불을 지핀다는 계획이다. 쇠고기 숯불구이 전문 프랜차이즈인 '소가미소' 관계자는 28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발맞춰 100% 미국산 쇠고기를 제공할 수 있는 점포를 늘릴 예정"이라며 "많은 소비자들이 쇠고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프랜차이즈 신청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개점을 고려하는 문의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대형 마트도 미국산 쇠고기 진열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한 마트 관계자는 "장담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를 진열한다는 입장"이라며 "검역을 통과한 쇠고기는 기본적으로 큰 문제없이 유통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국 쇠고기 얼마나 싸길래…

미국산 쇠고기의 가격경쟁력은 국내산은 물론, 호주산 쇠고기도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우보다 비슷한 가격대인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이 오히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 미국산 쇠고기의 가격경쟁력은 매우 높다.ⓒ프레시안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미국산 쇠고기는 지금도 별 문제없이 유통되고 있다. LA갈비살의 경우, 호주산 와규갈비가 100g 당 6150원에 판매됐으나, 미국산은 2150원에 불과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에 비해서도 4000원이 더 쌌다.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지닌 셈이다.

등심의 경우, 아직 미국산 냉동육이 진열되지 않았으나 가격 면에서는 국내산 거세우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산 거세우 등심은 100g에 5780원에, 호주산은 4550원 정도에 거래된다. 한우는 7600원대에 달한다. 국내산 쇠고기가 가격으로 미국산 쇠고기와 경쟁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LA갈비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는 제품은 국내산 돼지고기다. 롯데마트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순백포크 삼겹살 100g을 LA갈비보다 30원 비싼 218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당연히 돼지고기보다 쇠고기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그만큼 돼지고기 시장의 크기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산 쇠고기가 양돈업계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대한양돈협회 문경시 지부장인 박종수(57) 씨는 "안 그래도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국 쇠고기 수입은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밝혔다.

불안감 느끼는 소비자, 단체급식은 어쩌나…

미국산 쇠고기가 상륙 채비를 마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싼 가격에 맛있는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돼 기대된다는 소비자도 많지만 광우병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단체 급식은 필히 위험이 통제돼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김모(36) 씨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노출될 것을 생각하면 겁이 난다"며 "미국 사람도 20개월 미만 소를 주로 먹는다는데 우리나라 국민이 상대적으로 더 큰 위험에 노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혜진(27) 씨 역시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할 생각은 없다"며 "정부가 너무 쉽게 수입을 허용한 것 같다"고 했다.

소비자들의 우려 때문에 급식업체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소비자단체가 특히 학교, 공장 등에서 이뤄지는 단체 급식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집중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푸드시스템에 쇠고기를 납품하는 현대H&S 관계자는 "학교, 빌딩 등 사업장에서 발주가 나오면 따른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단체 주문 시 단가 면에서 특별한 메리트가 있지 않는 한 호주산에서 미국산 쇠고기로 갑작스럽게 바꾸려는 업체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CJ프레시웨이도 "아직 확실한 일정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어떤 것보다 취급 식품의 안전을 크게 고려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단체는 당장 29일부터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학교급식법 개정과 조례제정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29일 청운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정적인 학교 급식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30일에는 한국생협연합회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이번 쇠고기 협상의 문제점과 광우병 위험성을 국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김대훈 한국생협연합회 대외협력팀장은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에 걸렸냐 아니냐 여부를 떠나서 위험물질이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 수입되는 게 문제"라며 "오는 5월 한 달 간 전국 60개 조합이 매주 대국민 캠페인을 열어 광우병 위험이 과장이 아니라 '실제'임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중 이력 추적이 가능한 것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며 "이력 추적, 연령판별 등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문제 발생 시 대책이 없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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