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새로 개봉하는 영화의 숫자가 고작 네 편이다. 이 중 한국영화 두 편은 각각 70년대의 10대와 2000년대의 20대 초반 청춘들의 삶을 보여주는 청춘영화다.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20살의 희철이 영화를 통해 실낱같은 희망을 발견하는 <나의 노래는>은 현역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온 안슬기 감독의 장편이다. 80년대 중반까지도 종종 TV에서 방영되곤 했던 얄개 시리즈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고교얄개>는 7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영화. 시대가 바뀌었고 주인공들의 옷과 머리모양은 다르지만 풋사랑을 경험하고 가난 때문에 좌절하는 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작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너를 보내는 숲> 역시 이번 주에 개봉한다. 개봉 기념으로 그녀의 다큐멘터리와 이전 장편작들을 모아 상영하는 가와세 나오미 특별전도 하이퍼텍 나다에서 함께 열리고 있는 중이다. 이연걸과 성룡이 만나 화제가 된 <포비든 킹덤>은 버터와 CG를 과도하게 바른, 무협영화라기보다는 무협영화 팬픽이라 부르기에 어울릴 만한 영화다.
. | 나의 노래는 감독 안슬기 출연 신현호, 민세연 |
수능시험도 자다가 놓친 희철(신현호)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스무 살의 청춘을 분식집에서 배달을 하며 지낸다. 어느 날 영화과를 다니며 단편영화를 찍고있는 대학생인 연주에게서 출연을 요청받는다. 연주와 작업하면서 영화와 연애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생긴 희철. 그러나 현실은 그리 쉽지 않다. 할머니는 희철을 버리고 가출하고 술주정뱅이인 희철의 아버지는 돈 때문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희철은 영화를 통해 맛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이전과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교사로 꾸준히 독립영화를 만들어온 안슬기 감독의 <다섯은 너무 많아> 이후 만든 두 번째 장편.
. | 고교얄개 감독 석래명 출연 이승현, 진유영, 김정훈, 강주희 |
고등학교 2학년인 낙제생 나두수(이승현)과 단짝인 병원집 아들 용호(진유영)는 학교에서 소문난 얄개다. 어느 날 국어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그의 하숙집에 갔다가 하숙집 딸인 인숙(강주희)에게 반한 두수는 온갖 방법으로 인숙의 환심을 사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오히려 심한 장난 때문에 제적의 위기를 맞게 된다. 자신들을 고자질한 모범생 호철(김정훈)에게 복수의 장난을 감행한 둘은 호철의 집안사정을 알게 된 뒤 그를 돕기 위해 나서게 된다. 한국의 7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영화.
. | 너를 보내는 숲 감독 가와세 나오미 출연 오노 마치코, 우다 시게키 |
아이를 잃은 마치코는 시골의 한 요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을 하고 있다. 오래 전 아내 마코를 잃고 치매를 앓고있는 시게키라는 노인이 33주기 기일을 맞아 이제 아내의 영혼을 부처의 세계로 보내주기 위해 아내의 무덤을 찾아가는 길에 마치코도 동행하게 된다. 깊은 숲속에 있는 무덤을 향해가던 이들은 여러 번 위험을 넘기면서 마침내 무덤에 도착한다. 원래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이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연출하여 2007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깊은 슬픔에 빠진 사람들이 상처를 달래고 애도하는 기간인 '모가리'에 관한 영화로, 영화의 원제 역시 '모가리의 숲'이다.
. | 포비든 킹덤 :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 감독 롭 민코프 출연 이연걸, 성룡 |
쿵푸 매니아인 청년 제이슨(마이클 안가라노)는 차이나타운에서 얻게 된 황금색 봉 덕분에 중국 고대의 어느 왕국 근처로 떨어진다. 절대고수이자 불사신인 취권의 대가 루얀(성룡)과 손오공의 봉을 지키는 임무를 띠고 수련중인 소림승 란(이연걸), 그리고 손오공의 적인 제이드 장군에게 복수를 다짐한 황금참새와 만난 제이슨은 석상이 돼버린 손오공에게 봉을 가져다주기 위해 오행산으로 향한다. 성룡과 이연걸이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홍콩무협영화를 보며 서유기를 비롯한 중국의 문화를 접한 서양인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홍콩무협영화에 오마쥬를 바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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