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문제 공직자' 자진사퇴 종용

'강부자 청와대' 논란 증폭…야당 "박미석 사퇴해야"

청와대 수석들의 과다 재산 논란과 관련해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재산 형성에 문제가 있는 공직자들의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인 위원장은 25일 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공직자는 더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데 법까지 위반한 사실이 있다면 적합하지 않다"며 "본인들이 내 허물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 부담이 되고 누가 된다면 그런 건 스스로 잘 생각을 해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본인들도 잘 생각을 해야 하지만 임명권자도 이런 문제가 드러나면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경질을 촉구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특히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박미석 사회정책 수석 등을 겨냥한 듯 "땅(농지)은 농사짓는 사람이 가져야 되는 것이지 투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소유의 형태도 문제가 있다. 집이라는 건 한 채만 있어야지 여러 채 있으면 안 된다. 골프회원권도 2~3개가 있으면 소유의 형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이런 것들은 국민적 의혹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고 떳떳하다고 말 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도 '재산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문제가 된다는 건 곤란하다'고 얘기하지 말고 재산형성 과정이나 소유의 형태가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시인을 하는 것으로부터 문제 해결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가 다시 불붙은 '강부자(강남 땅부자)' 파문에 대해 "일단 추이를 지켜보자"며 숨을 죽이고 있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도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대두됨에 따라 소장파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현 정무라인에 대한 신임 입장을 밝혔으나 이번 재산공개를 계기로 여차하면 '청와대 쇄신'을 들고 나설 태세다.

특히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박미석 수석의 거취에 따라 논란의 확산이냐 봉합이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일제히 박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통합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논문은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고, 농지는 대리 경작했다고 하면 박 수석이 제 손으로 하는 일은 도대체 무엇이냐"며 "박 수석은 논문 표절부터 자경사실확인서 조작까지 있는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자진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박미석 수석은 앞으로 또 무슨 추태를 국민들께 보여주려 하느냐"며 "박 수석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 걸어 다니는 비리와 의혹의 종합세트라고 해도 손색없는 박 수석은 당장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논문 표절에 땅 투기 의혹에 거짓해명까지,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없는 양반이 무슨 고위공직자이며 무슨 사회정책을 조율한다는 말이냐"며 "깔끔하게 사퇴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나 대통령을 위해서나 한국정치를 위해서나 가장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