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장관을 위해 다시 한 번 복습해보자. 광우병은 인간에게도 전염되고, 짐승에게도 옮긴다. 그래서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한다.
광우병은 '특정위험물질'만 제거하면 마치 독을 제거하고 복어를 아무런 걱정 없이 먹는 것처럼 안전하단다. 어디서 이런 '복어 배 터져 죽을 소리'를 하고 자빠졌냐고? 기대하시라. 다음번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온 가족이 모여 특정위험물질만 제거하고 쇠고기 잔치를 벌이길 손꼽아 소망하고 있을지도 모를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 되시겠다. 혹시나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수석대표를 맡았던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께서 광우병 쇠고기 구워 드시고 다음 날 아침까지도 멀쩡하다고 자랑하실까 염려되어 몇 마디 덧붙인다.
훗날 그들은 어떤 책임을 질까
복어 독에 중독되었을 경우엔 치사시간이 4~6시간이고, 8시간 안에 생사가 결정된다. 그러나 인간광우병은 잠복기가 평균 10년가량이고, 길게 가는 경우엔 30년~60년까지도 걸린다. 지금부터 10년도 훨씬 전, 영국에서 농무부 장관을 하던 존 검머는 딸과 함께 TV에 출연해 "광우병 걸린 쇠고기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리는 일은 없다"며 햄버거를 먹는 쇼를 벌였다. 그런데 작년에 이 양반과 절친한 친구의 딸이 인간광우병에 걸려 죽는 바람에 두고두고 망신을 당하고 있다.
서민들에겐 못 배운 게 한이 될 수 있지만, 장관쯤 되는 고위 공직자가 무식한 것은 '죄악'이다. 지난 2월 6일자 AFP통신에는 "프랑스에서 7명의 보건담당 전직 관료들이 1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을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감염되게 한 간접적인 살인행위로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는 뉴스가 떴다. 이들 고위 관료들은 인간의 사체에서 추출한 성장 호르몬을 투여할 경우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감염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사전예방적 금지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뉴스를 보면서 앞으로 10년이나 15년쯤 후에 한국에서 인간광우병 환자가 발생한다면 현직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농업통상정책관은 과연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궁금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값 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처음 이 얘기를 접했을 땐 주한 미대사의 발언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지난 3월 14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경주 힐튼 호텔에서 "쇠고기 문제는 한국 소비자가 질 좋고 값싼 쇠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측면과, 앞서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노무현 정부의 약속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4000만 원 짜리 골프장 회원권은 싸구려"라고 하고,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부인도 교수인데 재산이 11억 원 밖에 안 된다"고 했다. 2MB 정부에서 '값싸다'는 우리말이 엄청나게 싼 값에 수난을 당하고 있다. 값싼 미국산 쇠고기 먹고 광우병에 걸리면 100% 사망이라는 값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에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고 하니, 아직 미국 의회에서 인준조차 되지 않은 차기 주한 미 대사에 임명받을 수도 있겠다. 역시 2MB 용량을 가진 실용주의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나는 소망한다, 그들의 말이 '진실'이기를
이쯤에서 이명박 정부는 어쩌면 '국민을 섬기는 정부'가 맞을 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느낌이 든다. 국민들이 그때그때마다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강부자 내각'이나 '고소영 청와대' 혹은 '2MB'도 모자라 이젠 '매드 카우(Mad Cow) 프렌들리 보이'(MB)라는 별명까지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소망교회 덕분에 믿음과 사랑과 소망 중에 제일은 '소망'이 되어 버린 '실용주의' 시대. 우리 국민은 진정으로 광우병 대재앙으로부터 살아남기를 소망한다. 광우병이 전염병이 아니라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말이 진실이기를 소망한다. 복어 독을 제거하듯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 제거됐기를 소망한다. 미국산 쇠고기가 값도 싸고 질도 좋은 쇠고기이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매드 카우 프렌들리 보이(MB)와 그 친구들이 참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부'를 만들어 우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소중하게 여기기를 소망하고 또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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