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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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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건희 삼성 회장 퇴진

전략기획실 해체…지주회사 전환 및 순환출자 해소는 유보

이건희 삼성 회장이 22일 오전 11시 삼성 본관에서 대국민 사과 및 경영 퇴진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성명에 따르면, 이건희·홍라희 부부는 모든 현직에서 물러난다. 또 이 회장의 아들 이재용 씨 역시 CCO(최고 고객 책임자) 직에서 물러나, 해외 시장 개척 업무를 맡게 된다. 그리고 이 회장의 가신으로 분류돼 온 이학수·김인주 씨 역시 남은 업무를 정리하고, 경영일선에서 퇴진한다.

이건희 회장 일가의 친위대 역할을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략기획실(옛 구조조정본부) 역시 해체된다. 또한 이날 성명에는 삼성이 은행업에 진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도 담겼다.

하지만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지주회사 전환 및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경영권과 관련된 대목에서는 쉽게 물러설 수 없다는 뜻이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 본관에서 성명을 직접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 퇴진 의사를 밝히는 이건희 삼성 회장. ⓒ뉴시스

저는 오늘 삼성 회장 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도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 안고 가겠습니다.

그동안 저로부터 비롯된 특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진심으로 사과 드리면서 이에 따른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삼성가족 여러분 20년전 저는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인정받는 날, 모든 영광과 결실은 여러분의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정말 미안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오늘날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과 사회의 도움이 컸습니다. 앞으로 더 아끼고 도와 주셔서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워 주시기 바랍니다.

삼성그룹 경영쇄신 내용


1. 이건희 회장은 경영에서 퇴진합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한 일체의 직에서 사임 절차를 밟을 것입니다.

이 회장은 그동안 기업경영에 온 힘을 다해 왔지만 국민의 기대와 뜻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지난 몇 달간 고심 끝에 퇴진한다고 하였습니다.

삼성 사장단을 비롯한 임직원 전원은 이건희 회장이 못다 이룬 세계 초일류기업을 만드는 데 매진하는 한편, 국가경제 살리기에 더 한층 노력하기로 다짐했습니다.

2.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함께 홍라희 관장도 리움미술관 관장과 문화재단 이사 직을 사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3. 이재용 전무는 삼성전자의 CCO를 사임한 후 주로 여건이 열악한 해외 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현장을 체험하고 시장개척 업무를 하게 될 것입니다.

4. 전략기획실은 해체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전략기획실은 대규모의 투자가 수반되는 그룹 차원의 전략사업을 육성하고, 각 계열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 왔습니다. 특히 IMF 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각 사의 독자적인 경영역량이 확보되었고, 사회적으로도 그룹 경영체제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는 점을 감안하여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기로 하였습니다.

5. 전략기획실의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은 잔무처리가 끝난 후 일체의 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납니다.

6. 차명계좌 처리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특검에서 조세포탈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과거 경영권 보호를 위해 명의신탁한 것으로 이번에 이건희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누락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는 방도를 찾아 보자고 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용도에 대해서는 이러한 회장의 취지에 맞도록 시간을 갖고 준비하겠습니다.

7. 다음으로 금융사업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삼성생명, 증권, 화재 등 금융사에 대해서는 경영 투명성을 더 높이고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겠습니다.

삼성화재 황태선 사장,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습니다. 그 동안 삼성이 은행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의혹이 많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명확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삼성은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습니다. 오직 금융사들의 경영을 더욱 튼튼하게 다져서 일류기업으로 키우는 데 매진할 것입니다.

8. 그리고 사외이사들이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삼성과 직무상으로 연관이 있는 인사들은 사외이사로 선임하지 않겠습니다.

9. 지주회사와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거나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습니다만, 현재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는 약 20조원이 필요하고, 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고 앞으로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습니다. 다만 순환출자 문제는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을 4~5년 내에 매각하는 등 계속 검토하겠습니다.

10. 끝으로 이건희 회장의 퇴진 후에 대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할 일이 있을 경우 삼성생명의 이수빈 회장이 그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또한 사장단회의를 실무 지원하고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의 창구와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 서비스를 전담하는 업무지원실을 임원 2~3명 정도의 소규모 조직으로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설치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린 내용 중 전략기획실 해체, 사임 등 가능한 부분은 6월 말까지 관련된 법적 절차와 실무 준비를 모두 마치고, 7월 1일부터 차질없이 시행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발표한 것으로 삼성의 쇄신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칠 것이 있으면 적극 고쳐 나가겠습니다.



다음은 이학수 부회장이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 각사별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해 설명해 달라.

▲ 원래 삼성그룹 계열사의 경영진은 전문 경영인이다. 그룹의 총괄적인 전략 수립을 위해 이 회장이나 그룹의 전략기획실이 존재했는데, 이런 것으로 인해 그동안 각사의 CEO나 임원들이 전문 경영인으로 비치지 않았을 수 있겠다.

이 회장이 퇴진하고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면 각사별로 전문경영인에 의해 독자적인 경영체제가 이뤄질 것이다.

- 이 회장이 퇴진 이후에 대한 대안이 궁금하다.

▲ 이 회장이 계속 전략적인 부분에서 조언도 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주면 그룹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각사의 경영진이 충분히 회사를 이끌 능력이 있고 이런 모든 것을 다 갖췄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 이재용 전무의 거취는 어떻게 되나.

▲ 이 전무는 5월에 예정된 삼성전자 인사에서 직책 등이 정해질 것이다.

이 전무는 현재 경영수업 중이며, 승계 문제는 결정된 바가 없다. 이 회장은 이 전무가 주주와 임직원,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경영을 승계할 경우 불행한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 이 회장은 그룹의 계열사 간 협력이 필요할 때 명예회장 등의 직책을 맡아 조언하게 되는 것인가, 아니면 아예 경영에 관여를 하지 않는 것인가.

▲ 말 그대로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것이다. 각사의 경영은 각사의 경영진이 자율적으로 맡게 될 것이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해 왔다.

- 전략기획실이 없어진 후 사장단 회의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 사장단 회의는 계열사 간 공통된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거나 그룹 전체의 공동 관심사 등을 협의하게 된다.

(윤순봉 부사장 부연 설명) 그러나 사장단 회의는 어디까지나 협의를 하는 곳이지, 의사결정을 하는 회의는 아니다.

- 계열사 간 투자나 신규사업 진출 등 문제가 있으면 사장단 회의에서 다 조율을 하나.

▲ 예를 들어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에는 전자 계열사의 사장들이 협의하는 모임이 있다. 이런 식으로 의견을 조율하면 될 것이다.

- 차명계좌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난 이후 부분만 세금을 내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과거에 내지 않은 세금 모두를 내겠다는 것인가.

▲ 공시시효가 지난 세금은 납부하려 해도 낼 방법이 없을 것이다. 특검 수사 결과 조세 포탈한 것으로 나타난 부분에서 세금을 내고, 남은 것은 이 회장이나 이 회장 가족이 쓰지 않고 사회에 유익하게 쓰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주식은 특검에서 조세포탈로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실명으로 전환만 될 것이다.

- 자율경영 체제가 되면 각사 CEO의 인사 등은 어떤 기준으로 하게 되나.

▲ 삼성그룹 각 계열사에 자체적으로 인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또 이 시스템에서 CEO 후보가 거론이 되면 회사의 주주들과 협의를 통해 정하면 된다.

- 이건희 회장의 퇴진이 혹시 특검과 합의된 내용은 아닌가.

▲ 이 회장의 퇴진은 특검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원래 특검의 수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3월 초에 퇴진 의사를 비췄다. 특검 결과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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