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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잣대'로 일관한 특검 수사 결과, 수용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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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중잣대'로 일관한 특검 수사 결과, 수용 못한다"

'삼성 이건희 일가 불법 규명 국민행동', 법적 대응 및 포탈 조세 환수 운동 펼칠 계획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으로 구성된 '삼성 이건희 일가 불법 규명 국민행동'(국민행동)이 18일 서울 한남동에 있는 조준웅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특검 수사 결과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항고 및 재고발 방침을 밝혔다. "삼성 특검이 삼성 비리 의혹을 규명하기는커녕, 오히려 삼성을 도왔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날 함께 기자회견을 한 김용철 변호사 역시 "이건희 회장 돈 찾아서 세탁해서 돌려주는 특검이 돼 버렸다"며 이들의 입장에 힘을 보탰다.
  
  특검 수사 결과 전반에 대해 항고 및 재고발
  
  국민행동이 항고 및 재고발하려는 사건들은 삼성특검의 수사 내용 전체에 걸쳐있다. △정·관·법조계 불법 로비 의혹 △ 비자금 조성 및 분식회계 의혹 △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e삼성' 사건 관련 의혹 △ 에버랜드 법인주주 대표이사의 배임 혐의 등이다.
  
  이 가운데 비자금 및 불법 로비 관련 의혹은 특검이 거의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e삼성' 사건 역시 특검이 충분한 조사 없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덕우 변호사는 이날 항고 및 재고발 방침의 배경을 설명하며 A4용지 11매 분량의 특검 수사 결과 평가서를 제출했다. 특검 수사가 철저히 삼성 측의 입장에서 진행됐다는 내용이 담긴 평가서다. (☞평가서 전문 보기)
  
  "전군표 전 국세청장은 증거 없이 뇌물 공여자 자백만으로 구속됐는데…"
  
  평가서에 따르면, 특검이 '삼성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는 정황은 다양하다.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불법 로비 의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로비를 직접 지시한 '회장 지시사항'문건, 이학수와 김인주, 홍석현 사이에서 정치권 및 검찰 간부들에 대해 금원지급을 논의하는 대화가 담긴 안기부 엑스파일 녹취록, 삼성이 인맥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을 지적한 이대원의 저서 <삼성 기업문화 탐구>, 삼성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힌 이용철 전 법무비서관의 진술 및 뇌물 사진, 삼성 직원 1명이 현금 1억 원이 든 골프가방을 가지고 왔었다는 추미애 의원의 진술" 등이 증거가 될 수 있다.
  
  이런 증거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불법 로비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피의자 및 삼성 임직원들이 로비 사실을 부인한다는 점,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이덕우 변호사는 "뇌물을 제공한 공여자의 자백은 직접 증거"라고 지적했다. 검찰 고위 인사에게 직접 돈을 줬다는 김 변호사의 진술이 있는 한, 혐의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불법 로비 의혹에 대한 특검의 태도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 사건과 비춰보면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변호사는 "전 전 국세청장 사건 당시, 검찰은 뇌물 공여자의 주장 외에 어떤 물증도 없었지만 전군표를 구속기소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특검이 '이중잣대'를 적용했다는 지적이다.
  
  끊임없이 말을 바꾼 삼성 진술 믿으면서, 김용철 진술은 못 믿는다?
  
  특검의 이중잣대를 지적하는 대목은 평가서 곳곳에 나온다.
  
  "일관하여 부인하는 피의자들(삼성 관계자)의 진술을 믿을 수 있다고 하였고, 심지어 여러 차례 말을 바꾸거나 모순되는 진술을 하여도 그대로 믿고 인정하였습니다.…그러나 김용철 변호사의 로비 관련 진술에 대해서만큼은 무조건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다른 진술은 다 사실로 밝혀졌는데 유독 로비와 관련하여서는 김 변호사의 진술을 믿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지 특검은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였습니다."
  
  삼성 관계자들은 끊임없이 말을 바꿔도 모조리 믿고 인정했지만, 김용철 변호사에 대해서는 '진술의 일관성'을 기계적으로 강요했다는 지적이다. 삼성과 김용철에 대해 이중잣대를 적용한 경우다.
  
  "재벌 총수의 가장 큰 개인적 탐욕은 지배권과 소유권 승계다"
  
  기자회견 참가자 중 한 명인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은 비자금 및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내용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격한 어조로 이어진 비판은 "특검이 개인적 탐욕에 의한 범죄가 아니어서 불구속 기소했다고 하지만 재벌 총수에게 가장 큰 개인적 탐욕은 그룹에 대한 지배권과 소유권을 승계하는 것이다. 그것을 사적 탐욕이 아니라 한 점은 국민들의 사법질서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아직 사법정의·경제정의의 길이 너무나 멀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는 대목에서 절정을 이뤘다.
  
  발언을 이어받은 백승헌 민변 회장은 항고 및 재고발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와 함께 이 회장 일가가 포탈한 조세에 대한 지속적인 환수 활동과 삼성 개혁 촉구 운동을 벌여가겠다고 밝혔다.
  
  "24일 토론회, '국민 불복종 운동'의 출발점 될 것"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런 활동을 삼성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한 '국민 불복종 운동'이라고 이름 붙였다. 애당초 특검이 출범한 계기 자체가 재벌의 횡포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지 않으려는 국민의 염원 때문이었다는 것, 따라서 삼성을 오히려 옹호하는 입장에서 수사한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는 24일 열릴 삼성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한 전문가·시민 토론회가 이런 불복종 운동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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