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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혼선, 노무현 정부 빼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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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혼선, 노무현 정부 빼닮았네

[김종배의 it] 대통령 마음가짐이 성패를 좌우한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 재연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치고나가고 여당은 뒤에서 투덜거린다.

영어몰입교육과 장관 인선이 그렇고 혁신도시와 ·학교자율화가 그렇다. 청와대와 정부는 밀어붙이려 하는데 여론이 좋지 않다. 여당은 투덜거리면서 제동을 걸고, 당초 방침은 후진한다.

노무현 정부 때에 그랬다. 청와대와 정부, 열린우리당의 목소리가 달랐다. 덕분에 청와대엔 '아마추어'라는 꼬리표가 달렸고 열린우리당엔 '무능'이란 낙인이 찍혔다.

경계하지 않은 건 아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박희태 의원이 그랬다.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의 실패 사유를 당청 혼선에서 찾으면서 당·정·청 일체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실행에도 옮겼다. 공천에서 '이명박 당'을 추진했고, 총선 후에는 대통령-대표 회동과 당정 협의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반면교사를 극복하지 못한다. 오히려 전철을 되밟는다. 이유가 뭘까?

당청혼선…노무현 정부나 이명박 정부나

정권 초기의 시행착오로 보는 건 단견이다. 박희태 의원의 말마따나 학습은 충분히 돼 있다. 시행착오는 미지의 영역에서 범하는 일이다.

정권 초기의 과욕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사정이 그렇다. 이른바 '개혁 드라이브'는 지지세가 탄탄할 때 펴는 게 상례다. 그래야 저항을 무력화하고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
▲ ⓒ청와대

문제는 이 개혁의 ABC가 왜 패착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점이다. 왜 정권 초기의 '개혁 드라이브'가 순풍을 타지 못하고 역풍에 휘말리느냐 하는 점이며, 왜 그것이 합목적적인 의지로 평가받지 못하고 어설픈 과욕으로 비판받느냐 하는 점이다.

이유는 똑같은 데 있다. 정권 초기의 특수성이다.

이른바 '개혁 드라이브'는 지지세가 높은 정권 초기가 아니고서는 펴기 힘들다. 이런 사정이 조급증을 유발한다. 정권 초기=선거 직후의 시기적 특수성이 착시현상을 야기한다. 선거 승리와 국정 지지를 동일시하고 이런 착시가 독선을 낳는다.

해법은 간단한 데 있다. 눈을 뜨고 귀를 열어야 한다.

선거 민심과 국정 민심은 다르다.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그래서 복합적이다. 좋아서 지지할 수도 있지만 덜 미워서 지지하기도 한다.

선거는 총론에 대한 평가이지만 국정은 각론에 대한 평가다. 선거에선 '대체로' 평가하지만 국정에 대해선 '절대로' 평가한다. 선거에선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모아 판단하지만 국정에 대해선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로 단순 평가한다.

조급증과 착시가 독선 부른다

복잡하면서도 유동적인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이 조급증을 치유하고 착시현상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이다.

여당에 의지할 일은 아니다. 얼핏 봐선 민심 구석구석에 촉수를 뻗쳐놓고 있는 여당이 청와대와 정부에 민심을 전달하고 독주를 제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여당은 힘이 없다. 또 다시 정권 초기의 특수성이 작용한다. 이때는 국정과 정치가 모두 대통령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대통령 교체에 따라 정관계 요직이 바뀌고 당의 면모가 일신되는 한국적 풍토에선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그래서 여당이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돕는 참모진들의 역할도 그리 기대할 게 못된다. 오죽하면 대통령의 측근 정두언 의원이 <조선일보> 기자 앞에서 "청와대 정무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겠는가.

거듭 말한다. 문제는 마음가짐이다. 오직 한 사람, 즉 대통령의 마음가짐이 정권 초기의 국정 성패를 좌우한다.

* 이 글은 김종배의 뉴스블로그 '토씨(www.tosee.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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