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15일 양당 원내대표 회담을 열고 4월 25일부터 5월 24일까지 한 달 간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양당은 민생 관련 법안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되 규제완화와 한미 FTA는 사안별로 처리키로 했으나, '민생 법안'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놓고 시각차가 뚜렷한 데다 양당의 정치적 기싸움까지 얽혀 4월 국회는 진통이 예상된다.
뚜렷한 시각차
임시국회를 바라보는 양당의 시각차는 확연하다. 한나라당은 민생 법안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각별히 당부한 기업규제 완화 법안과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완화 없이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민생이 살아날 수 있는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규제완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압박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미 FTA는 통합민주당 전신인 노무현 정권의 최대 업적인데 지연시키는 것이 이해가 안 되며 미국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비준을 미룬다면 국익에 심대한 해를 미칠 것이다"라며 한미 FTA 비준도 4월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별렀다.
하지만 민주당 측의 입장은 다르다. 임기가 얼마 안 남은 17대 국회에서는 민생법안만 처리하고, 기업규제 완화나 한미FTA 비준 등 쟁점 사안은 18대 국회로 넘기자는 것.
김효석 원내대표는 "출총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은 민생현안이라기보다는 재벌기업 편들기적 성격의 안건이며, 한미 FTA는 미국 의회가 처리하지 않은 가운데 우리만 덜렁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김 대표는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의향을 내비친 데 대해서도 "추경 편성은 (급격한 경기변동 등 추진에 필요한) 세가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고 있다"며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주도해서 만들어놓은 것인데 이제 와서 쉽게 바꿔서는 안된다"고 난색을 표했다.
양당 원내대표가 우선 처리키로 한 '민생법안'도 동상이몽.
한나라당은 △미성년자 피해방지 처벌법(혜진-예슬법) △전자발찌 의무화법 △식품안전 기본법 △낙후지역 개발 촉진법 △군사시설 인근 개발 및 지원법 △장애인 차량의 엘피지 특소세 면제를 위한 조세특례 제한법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법 등을 시급한 민생 법안으로 분류했다.
민주당은 △등록금 상한제 △유류세 추가 인하 △한미 FTA 피해분야 보완 △아동보호특별법 등을 우선 순위로 배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쟁점 법안에 대한 시각차와는 별개로,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를 명실상부한 여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계기로, 민주당은 견제야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계기로 각각 바라보고 있어 타협점이 많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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