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모든 것이 제 불찰입다. 도의적이든 법적이든 제가 모두 책임을 지겠습니다. 아랫사람 한테는 선처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룹 경영체제와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쇄신 문제도 깊이 생각해 볼 것입니다."
삼성 비리 의혹 관련 피의자로 11일 오후 2시께 조준웅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날 오후 7시께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관련 기사: 이건희, 특검에 재소환…질문에는 묵묵부답)
이어 이 회장은 "'책임진다'는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누구나 책임진다고 하면 뜻이 넓어진다.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겠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지난 번 조사에서 '책임을 일부 인정하지만 100% 인정 안 됐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말한 기억 없다"라고 대답했다.
또 "기소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겠다"라고만 대답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등으로 해석하지는 말아달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이 회장을 상대로 차명계좌 및 차명주식을 이용해 비자금을 관리한 의혹, 에버랜드 CB 및 삼성SDS BW 헐값 발행을 통한 경영권 불법 세습 의혹 등을 주로 추궁했다.
특검팀이 특히 주목한 대목은 비자금 관련 의혹이다. 차명거래 방식으로 관리한 자산이 회삿돈을 빼돌린 것인지의 여부가 핵심이다.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면, 이 회장은 높은 수준의 형사 처벌을 피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 회장과 삼성 고위 관계자들이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 형사 처벌을 받는 것 외에 이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질지도 관심사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