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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정말 승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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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정말 승자일까?

[김종배의 it] 잠자는 숲속의 달성공주, 그의 앞길은?

이번 총선의 최대 승자가 박근혜 전 대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박근혜 전 대표는 잠자는 숲속의 달성공주가 됐고, 일곱 난쟁이는 26명으로 불어났으며, 못된 왕비는 자리에서 끌어내려졌다. 누가 봐도 분명한 해피엔딩이니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이런 평가를 내리는 건 당연지사처럼 보인다.하지만 단정할 일은 아니다. 누구나 다 아는 금언이 근거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수성전 승리…그리고 갇혔다

박근혜 전 대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크게 두 가지다.

갇혔다. 철저하게 영남지역에 갇혀버렸다. 그래서 지역주의의 대표가 됐고 계파의 보스가 돼 버렸다.

단적인 예가 있다. 친박연대의 득표율이다. 영남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10%대 초반의 득표율을 올린 반면 충청지역에서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쳤다. 또 한명의 지역주의 대표, 이회창 총재의 방어선에 막혀 전국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를 잃어버렸다.

수도권에서는 이명박 방어선에 막혔다. 한나라당이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압승을 거둔 비결은 강북지역민의 이해 심리를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는 불만에 이명박 대통령의 뉴타운 성과를 대비시킨 게 결정적 승인이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한 게 아무 것도 없다.

박근혜 전 대표의 승리는 공성전에서의 승리가 아니다. 영남 수성전에서 승리했을 뿐이다.
▲ ⓒ연합

물론 크게 염려할 일은 아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성문을 열고 나가 개활지에서 진을 펼칠 시간은 충분히 있다. 그런데 공교롭다. 이번엔 다른 게 발목을 잡는다.

모두가 입을 모은다.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박근혜 전 대표는 명실상부한 '국정의 동반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고 한다. 찬사에 가까운 호평이지만 오히려 이게 족쇄가 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국정의 동반자' 지위를 향유하고자 한다면 꼭 그 만큼 '국정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 당 대표가 돼 이명박 대통령과 정례회동이라도 하게 되면 더더욱 책임의 폭과 깊이는 커진다.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정동영 전 장관의 행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태자'에서 졸지에 채권 추심에 시달리는 '보증인' 신세로 전락해버린 게 정동영 전 장관이다. 이명박 정부 정책이 실패하면 박근혜 전 대표도 그렇게 된다.

'국정의 동반자'='국정의 보증인'

또 하나, 확인된 바가 없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금까지 조연 또는 공동주연을 맡은 적이 없다. 이회창 대표가 한나라당을 떠난 후 늘 정점에만 서 있었다. 정점에 오른 주인공에서 2인자 또는 경쟁자로 위치 이동을 한 건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이후다. 불과 몇 달 안 된 현상일 뿐 아니라 그 몇 달 동안 화음보다는 마찰음이 더 컸던 게 엄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다른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표가 당장 대표직에 도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당권과 거리를 두다가 한나라당이 곤란한 지경에 빠졌을 때 구원투수를 자임할 공산이 크다고 예측한다. 어떨까? 이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박근혜 전 대표가 견지할 '여당 속의 야당' 노선 또한 양면성을 지닌다. '여당'을 강조하면 박근혜 전 대표의 존재감이 약화되고 다른 제3의 경쟁자를 키워준다. '야당'을 강조하면 한나라당의 결속력이 약화되고 정국 주도력이 반감된다. 한나라당엔 무능 낙인이 찍히고 정부와의 관계는 혼선으로 비쳐진다. 열린우리당이 그렸던 족적을 되밟게 된다.

어떤 경우든 박근혜 전 대표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의 총선 승리는 단지 일회성 전투에서 거둔 전황일 뿐이다. 전쟁 즉 차기 대권까지 가기 위해 박근혜 전 대표가 지불해야 할 비용은 추산하기조차 어렵다.

* 이 글은 김종배의 뉴스블로그 '토씨(www.tosee.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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