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돼

조합원, 이사회 참여 등 노조 경영참여 요구 거세

지난 7일 전격 합의된 기아차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이 9일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돼, 기아차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9일 기아차 노조가 실시한 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에서 총 조합원 2만5천2백76명 중 2만3천6백42명(투표율 93.5%)이 투표에 참여, 1만1천5백10명(48.68%)만 찬성해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 가결조건은 투표인원 대비 50%이상 찬성이다.

반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성률은 투표인원 대비 73.16%로 가결됐다.

기아차 노조는 임협과 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들의 정확한 의사를 파악할 목적으로 지난 2000년부터 찬반 투표를 별도로 진행해왔으며 지금껏 부결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단협 부결은 노조 집행부조차 예견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무척 당혹스런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집행부는 조만간 임원회의 및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갖고 대응방침을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 집행부는 현재로서는 재협상 돌입과 집행부 총사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8일부터 들어간 정상조업은 이후 방침이 나올 때까지 변화없이 실시된다.

이번에 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노조가 종전 요구사항이었던 ▲노조의 이사회 참여 ▲노조 지명인사 1명의 사외이사 선임 ▲해외공장 설립시 계획단계에서부터의 노조와 사전합의 등 경영참여 요구를 협상과정에서 철회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노조의 경영권 참여에 대해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노조는 안정적 고용보장을 위해서라도 경영참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추후 노사협상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