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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맨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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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맨 대통령

[김종배의 it]2인자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

사법적 판단은 하지 말자. 이명박 대통령의 은평 뉴타운 공사현장 방문이 선거법 위반인지 아닌지는 선관위가 판단할 문제다.

이 자리에서 행할 수 있는 최대치는 정치적 해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은평 뉴타운 방문이 정치적으로 적절했는지 여부만 유권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부적절했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부적절 행보였다. 근거도 함께 밝힐 수 있다. 조상님 말씀이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않는 법'이 근거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서법'을 어겼다.

'정서법' 어긴 대통령

청와대는 개의치 않는다. 현장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스타일이 반영된 국정활동의 일환이었다고 되받아친다. '오해는 자유'라는 취지다.

듣고 보니 그렇다. 누가 뭐라 하건, 누가 어떻게 보건 개의치 않았다. 새만금 방조제에 가서 "군산은 제2의 고향"이라고 했고, 강원도 춘천에 가선 "새 내각은 강원도 내각"이라고 했다. 경북 구미에 가선 "구미공단을 넓힐 수 있도록 선물을 하나 달라"는 구미시장의 요청에 즉석에서 "검토해 보라"고 했고, 충남도청 예정지인 홍성에 가려다 '선거개입'을 주장하는 자유선진당이 바리케이드를 치자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둘러봤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간 것이다.
▲ ⓒ뉴시스

행보가 이러했으니 은평 뉴타운 방문은 특별할 게 없다. 법정 선거운동기간에 이뤄진 행보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일까. 본질은 같다. 늘 그래왔던 것의 연장이다.

그래서 방법이 없다. 문제제기 만으로는 설득할 방법이 없다. '소신'의 특성은 쇠귀를 달고 있다는 점이다. 주변의 고언이나 비판도 독경소리 쯤으로 치부한다. 일상 언어로는 설득할 방법이 묘연하다.

'정서법'이 아니라 실정법에 의지하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는데 이조차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선관위 관계자가 그랬다. 행위가 지속적인 것도 아니었고,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을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힘들다고 했다.

선거법 위반 여부는 '관계자'가 아니라 '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결정할 사안인데 어떻게 이런 '실시간 해석'이 나왔는지 의아하지만 묻어두자. 방향과 결론이 뭔지 힌트를 준 것으로 이해하자.

노이즈 마케팅면에선 효과 만점

다시 원점이다. 유권자가 '정서법'으로 판단하고 '한 표'로 선고하면 될 것 같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아주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집값을 걱정하면서도 자기 지역구 후보가 뉴타운 공약을 내걸면 환호한다. 이게 작금의 지역 민심이다.

똑같은 이치다. 상당수가 선거개입 논란을 자초한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지만 그건 당위적 지적이다. 지역 개발에 목말라 하는 일부 유권자는 귀를 쫑긋 세운다. 대통령의 방문이 자기 지역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의도했건 안 했건 나타나는 양상은 노이즈 마케팅이다.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대통령 방문 사실을 모르던 사람들조차 훤히 알게 된다. 그리고 바라본다. 엇갈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정서법'에 몸을 맡긴 유권자는 직시하고 이해관계에 경도된 유권자는 곁눈질 한다.

* 이 글은 김종배의 뉴스블로그 '토씨(www.tosee.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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