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등 4건의 고소·고발 사건을 중심으로 한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비자금 조성·관리 의혹, 정·관계 및 법조계에 금품을 뿌리며 불법 로비를 벌인 의혹 등 가운데 일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겠다는 것. (☞관련 기사: 이건희 특검 소환, 무엇을 조사 받나?)
이 회장의 이런 태도는 "삼성이 '범죄집단'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렇게 옮긴 여러분(언론)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던 4일 오후의 태도와 다소 차이가 있다. (☞관련 기사: 이건희 "삼성이 범죄집단이라 생각한 적 없다")
하지만 이 회장은 아주 약간 변화한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비리 의혹을 부정하는 태도는 여전했다.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 앞에 나타난 이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고 삼성 문제로 이런 소란을 피워 대단히 송구스럽다. 특검 수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가 책임져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자금 조성과 경영권 불법 세습, 정·관계 불법 로비 등 3대 의혹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건 수에 따라서…100% 인정은 안되고…"라며 애매하게 말했다.
에버랜드 CB 헐값 발행 사건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내가 지시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런 태도에 대해 이 회장이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은 에버랜드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의혹을 부인하고 이미 물증이 갖춰진 차명계좌 개설 및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일부 책임을 인정하겠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 측이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염려했던 것과 달리, 이 회장은 수사진의 신문에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진술하며 무리 없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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