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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코앞인데 손발 맞출 시간 없다"

[인터뷰] 박성화 감독의 3가지 고민

오는 20일 베이징 올림픽 축구 조별리그 조추첨이 펼쳐진다. 올림픽 대표팀의 박성화 감독도 베이징으로 날아가 조추첨 결과를 지켜 볼 예정이다. 이제 올림픽 축구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오후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48명의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예비명단을 발표했다. 선수들의 몸 상태에 따라 이 예비명단은 제한없이 교체가 가능하다. 18명으로 압축될 최종명단은 7월 23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하면 된다.

와일드 카드 박지성, 조재진, 김동진 유력

하지만 박성화 감독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그에게는 세 가지 고민이 있다. 와일드카드를 어떻게 써야 하느냐는 첫 번째 고민은 모든 올림픽 대표팀 감독들이 다 하는 것. 그의 마음 속에는 박지성, 조재진과 김동진이 가장 강력한 와일드 카드 후보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박지성은 어느 감독이나 탐내는 선수로 박성화 감독도 예외가 아니다. 박 감독은 조재진의 선발에 대해서도 신념을 갖고 있다. 박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을 지켜보며 "재진이가 없었으면 정말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다"라는 말도 한 바 있다. "스트라이커로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을 보면 조재진의 진가가 드러난다"는 평가도 여러 차례 했다. 박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의 아킬레스 건인 왼발을 잘 쓰는 왼쪽 윙백 요원으로 김동진과 김치우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멀티 플레이어 요원인 김동진에 좀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문제는 와일드 카드 후보 선수들의 몸 상태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도 제 컨디션이 아니면 좋은 플레이를 보일 수 없다. 지난 달 26일 펼쳐진 남북대결에서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 등 프리미어리거들이 시차적응과 경기감각 문제로 제 기량을 못 발휘한 게 좋은 예다. 기존의 선수들과의 호흡도 관건이다. 올림픽 대표팀의 퍼즐 맞추기는 그 만큼 쉽지 않다. 때로는 와일드 카드가 '계륵'이 될 수 있어서다.

박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박주영이 뛰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했었다. 청소년 대표 시절 펄펄 날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박주영이 과감한 슈팅과 돌파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 박 감독은 '낙양지가'를 달리던 박주영의 터닝 포인트를 지난 2005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로 보고 있다. 박주영은 당시 청소년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 경기에 모두 나서야 했다. 박주영의 연속되는 골폭풍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뤘지만 청소년 대표팀으로 돌아온 그는 속된 말로 '파김치'가 됐다. 그 뒤 그는 K리그에 돌아와 연속되는 부상으로 잠시 팬들의 관심에서 잊혀졌다. 박 감독은 "최근 박주영의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졌지만 과거와 같은 자신감은 찾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2005년 월드컵 예선 쿠웨이트 전에서 1골을 넣은 박주영은 청소년 대회 첫 경기인 스위스와의 경기까지 3일 밖에 회복할 시간이 없었다. 박 감독은 "주영이는 체력도 체력이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다. 이미 대표팀에서 자기 몫을 다했던 주영이가 청소년 대표팀에서 또 다시 최상의 컨디션으로 뛰기에는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주영이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문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한국은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예선 탈락했다.
▲ 올림픽 대표팀 박성화 감독.ⓒ프레시안

훈련 시간 내기 힘든 올림픽 대표팀

당시 박주영 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올림픽 팀에서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많지 않다. 하지만 올림픽 팀의 향후 일정만을 놓고 보면 전혀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올림픽 대표팀은 규정상 7월 초부터 소집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회 15일 전까지 소속팀 경기 출전을 허용한다는 단서 조항도 있다. 컵대회와 K리그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많은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사실상 제대로 모여 훈련을 하기는 힘들다. 혹서기에 두 마리 토끼를 쫓으려다 선수들의 몸이 망가질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물리적으로 7월 말에나 정상적인 대표팀 소집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 감독이 "외국과의 평가전을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박 감독은 축구협회와 논의를 통해 K리그 일정이 없는 6월에 소집 훈련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것도 쉽지 않다. 5월 31일부터 6월 22일까지 월드컵 예선전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월드컵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 동시에 이름을 올려 놓은 박주영, 이청용, 정성룡 등은 올림픽 대표팀 소집에 사실상 응할 수 없다. 월드컵 예선에 일단 전력을 극대화 하는 게 우선이라서다.

"우선 나부터라도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

선수들 간 손발 맞출 시간이 없어 애가 타는 박 감독은 또 다른 걱정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올림픽 팀 코칭스태프의 실전 감각이 떨어질까 봐 노심초사 하고 있다. "지도자도 6개월 쉬면 감각이 떨어진다. 선수만 감각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그래서 지난 달 북중미 올림픽 예선전도 관전했다. 앞으로 K리그 경기도 부지런히 보고 외국 팀의 상황도 체크하겠다".

박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본선 무대를 생각하면 아직 준비해야 할 게 많다. 먼저 나부터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노력하겠다. 그 뒤 협의를 거쳐 소집 일정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를 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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