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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의 '이명박 짝사랑'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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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의 '이명박 짝사랑'은 계속된다?

'공기업 민영화 반대'와 '한나라당 정책 연대' 사이에서 '우왕좌왕'

한국노총(위원장 장석춘)이 엉거주춤하다. "강력한 투쟁으로 공기업 구조 조정을 반드시 저지한다"고 해놓고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속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손사레를 친다. 당장 눈앞에 닥친 공공 부문 구조 조정 저지와, 한나라당과의 정책 연대 둘 다 놓지 않겠다는 것.
  
  "공기업 구조조정 밀어붙이면 전 조직 동원해 강력한 투쟁"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정책 연대를 체결했던 한국노총은 2일 '사회공공성 강화와 공공 부문 구조 개악 저지 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전력노조, 금융노조, 철도산업노조 등 10개 산하 조직이 포함돼 있는 대책위원회의 목적은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등으로 구체화한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막는 것.
  
  한국노총은 이날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 회견에서 "'폭주기관차'처럼 밀어붙이는 무분별한 공기업 난도질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한국노총은 이명박 정부를 놓고 "공기업에 대한 기본 철학이 빈곤하다"고 비판했고, "민영화 이후 참상에 대해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노총은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인기영합주의적으로 공공부문을 난도질하고 그동안의 정책을 송두리째 흔들어대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공공부문이 대국민 필수 서비스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차분하고 진지한 자세로 사회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이어 "우리의 이런 충정을 끝내 외면하고 밀어붙이기를 강행한다면 한국노총 전 조직을 동원한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며 정책연대는 심각한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명박에 속았냐고? 절대 그렇지 않다"
  
  이처럼 기자 회견문 곳곳에는 일부 격앙된 표현이 숨어 있었지만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 회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오히려 그런 표현이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부드러웠다.
  
  투쟁보다는 "총선 끝나고 꼭 만들자"고 한나라당이 약속했다는 정책협의체 구성에 거는 기대가 더 강해 보였다. 공공 부문 구조 조정이 당장 '내 문제'가 된 현장의 긴장감과는 온도차가 느껴졌다.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에게 속았다는 기조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장대익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장 부위원장은 "가장 좋은 것은 정책협의체에서 (공기업 민영화 문제를) 얘기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이 부분은 절대 양보 못한다고 해서 대책위를 구성해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조 조정 막으려면 힘이 필요한데…"민주노총과 연대? 없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위원장 이석행)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그런 구상은 현재로선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이미 연초부터 공공운수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보건의료노조 등 7개 산별노조가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하고 이명박 정부의 사회공공성 약화 계획에 맞서 올해 6~7월 총력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작은 정부와 실용을 지향하는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공공 부문 구조 조정을 둘러싸고 노정간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노총은 '우리 방식대로 막을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책협의회를 통해 새 정부가 '민영화 계획 철회'라는 선물을 안겨줬으면 하는 한국노총의 바람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어 보인다. 그때가 되면 한국노총이 한 손에 든 '정책 연대'를 버리고 다른 한 손에 든 '강력한 투쟁'을 머리 위로 들어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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