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의 소위 '서울시 하나님 봉헌'발언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봉헌발언'이란 이시장이 지난 5월30일 오후9시부터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서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내용의 봉헌사 낭독을 의미한다.
이같은 이시장의 발언이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려지자 불교단체를 비롯해 비기독계 및 일반시민에 이르기까지 서울시장이라는 공적신분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강한 비난이 일고 있다.
***이명박시장, "교회와 기독인은 수도서울의 영적파수꾼"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
지난 5월30일 오후9시부터 이튿날 새벽5시까지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 이명박시장은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사'를 낭독했다.
이 봉헌사에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며, 서울의 교회와 기독인들은 수도 서울을 지키는 영적 파수꾼임을 선포한다"며 "서울의 회복과 부흥을 꿈꾸고 기도하는 서울기독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적혀있다.
문제는 이 봉헌사가 이 시장의 개인 신분이 아닌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장로외 서울의 부흥을 꿈꾸며 기도하는 서울기독청년 일동' 명의로 돼 있다는 점이다.
이날 행사는 사랑의 교회, 순복음교회, 예수전도단, CCC 등 계파를 초월한 30~40여개 기독교 단체 연합으로 진행됐다.
***불교계, 정치권, 일반 시민 잇딴 비난**
이시장의 이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먼저 발끈하며 나선 것은 불교단체. 대한 불교 조계종 중앙신도회 등 불교시민단체로 구성된 종교평화위원회는 2일 성명서를 내는 등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자신의 소유가 아닌 서울을 자신이 믿는 절대자에게 바치겠다는 것은 범죄 행위나 다름없다"며 강하게 이 시장을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다종교사회인 우리 사회에서 종교간 화합과 평화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며 "이 시장은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또 열린우리당도 2일 논평을 내어 한나라당의 차기대권 주자중 하나인 이시장의 '봉헌발언'을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김갑수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고 이명박 시장 개인의 종교활동을 문제삼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번 종교 활동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뒤 "서울시는 서울시장의 것이고,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것이냐, 누구 마음대로 서울수도를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말이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하나님께서 수도서울의 과밀과 서민대중의 고통만을 염려하실뿐 이 시장의 대권욕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이명박 시장은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회개하라"고 말해 차기 대권주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 시장을 비판했다.
이 시장의 '봉헌 발언'에 대한 비판은 종교적·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비단 불교단체와 열린우리당에 한정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봉헌발언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이 서울시청 자유게시판에 잇딴 비판글을 게시하고 있는 것
ID '기가막혀'인 한 네티즌은 "시장님이 뭔데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합니까"라며 "난 한번도 하나님이 서울 다스린다고 생각한적도 없고, 내가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생각한적도 없어요"라고 이 시장을 비판했다. 또 ID '아뿔사'인 네티즌은 "한마디로 정신나간 행동이다. 서울시를 누구한데 봉헌해요? 서울시가 누구 것인데"라며 유감을 표했다.
***서울시, "개인종교활동인데 무슨 상관인가"**
이같은 비난여론에 대해 이 시장 측은 개인 차원의 종교활동에 대해 무슨 상관이냐는 입장이다.
서울시 측은 "종교인 장로로서의 종교 행위와 서울시장으로서의 행정행위는 별개"라면서 "개인의 종교활동을 어떤 의도를 갖고 기사화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러한 해명은 이명박 시장의 '봉헌 발언'에 대해 일고 있는 논란의 심각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직접 낭독한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 전문이다.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
흐르는 역사 속에서 서울을 지켜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하심에
감사와 영광을 돌리며,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이며,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이며,
서울의 교회와 기독인들은
수도 서울을 지키는 영적 파수꾼임을 선포하며,
서울의 회복과 부흥을 꿈꾸고 기도하는
서울 기독 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합니다.
2004년 5월 31일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장로 외
서울의 부흥을 꿈꾸며 기도하는 서울 기독청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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