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와 송승헌, 지성, 김인권이 전면으로 나서는 영화 <숙명>과 24분짜리 단편 <나도 모르게>가 이번 주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이다. 단편영화가 일반 극장에서 개봉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지만, 지난 주에 개봉한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커튼 레이저>와 이번 주의 <나도 모르게>는 모두 스폰지에서 일반 개봉하여 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에릭 바나, 스칼렛 요한슨, 내털리 포트만이라는 배우들의 이름만으로 충분히 화제가 된 <천일의 스캔들>은 우리가 익히 아는 앤 볼린과 헨리 8세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하지만 거기에 앤 볼린의 동생 메리 볼린이 등장해 삼각구도를 이루는 영화다. 스티브 부세미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인터뷰>, 아카데미상과 골든글로브에서 각각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도 이번 주 개봉작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들이다.
. | 숙명 감독 김해곤 주연 권상우, 송승헌 |
같은 조직에서 둘도 없는 친구로 지냈던 우민(송승헌), 철중(권상우), 도완(김인권)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조직의 보스와 함께 카지노를 턴다. 그러나 철중의 배신으로 여기에 다른 조직이 개입하고, 우민은 감옥에 가고 도완은 치유 불가능한 마약 중독자가 된다. 2년 후 출소한 우민은 숨겨뒀던 돈을 가지고 손을 씻으려 하지만 철중과 격돌하게 된다. 권상우의 첫 악역도전, 송승헌의 제대 후 첫 작품이라는 면에서 관심을 모은 <숙명>은 <파이란>의 시나리오를 썼고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연출했던 김해곤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최근 TV 드라마 <뉴하트>로 인기를 모은 지성이 철중과 우민의 운명에 얽히는 또다른 조직의 실세 영환으로 등장한다.
. | 나도 모르게 감독 유지태 주연 조안, 이대연 |
도심 한 가운데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 남자와 그 옆에 앉아있는 애인 옥경. 둘의 사이는 그리 좋지 않은 상태다. 옥경은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야겠다는 입장이지만 남자는 그저 덮어두고 넘어가려 한다. 배우 유지태가 감독 유지태가 되어 세 번째로 연출한 24분짜리 단편. 중년이 되도록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의 섬세한 심리가 단편영화 특유의 특징을 통해 묘사된다.
. | 천일의 스캔들 감독 저스틴 채드윅 주연 스칼렛 요한슨, 내털리 포트먼, 에릭 바나 |
영국 헨리8세의 두 번째 부인이자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어머니로, 헨리8세가 국교령을 내리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 일명 '천 일의 앤'에 관한 영화. 그러나 이 영화의 원제("또 다른 볼린 가의 딸")가 말해주듯 이 영화는 앤 볼린의 동생 메리 볼린이 앤 볼린만큼이나 중요하게 등장한다. 처음에 순수하고 지고지순한 유부녀 메리에게 반한 헨리8세(에릭 바나)는 메리(스칼렛 요한슨)에게 열렬한 구애를 하고, 메리는 왕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그러나 요염한 책략가인 앤(내털리 포트먼)은 메리가 임신해 왕과 사이가 벌어진 틈을 타 적극적으로 헨리8세를 유혹하고, 그의 사랑을 얻은 뒤에는 왕비의 자리를 요구한다. TV 시리즈 <더 튜더스>가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제작되면서 톱 스타들의 출연으로 캐스팅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주로 영국 TV에서 활동해온 저스틴 채드윅 감독이 필리파 그레고리의 소설을 원작삼아 영화화했다.
. | 달려라! 타마코 감독 신도 카제 주연 야마다 마이코, 기시모토 가요코, 다케나카 나오토 |
위험과 상처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 때문에 어릴 적부터 써온 헬멧을 머리에서 벗지 않은 채 다니던 길만 다니고 어느 반경 이상을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 타마코. 꿀빵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였던 그녀에게 꿀빵을 팔던 마을의 빵집 일진월보당이 문을 닫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나 가족들은 저마다 자기 인생을 챙기기에 바쁘고, 맛있는 꿀빵을 찾기 위해 조금씩 낯선 곳을 다니며 다른 빵집의 꿀빵을 먹어보기 시작한 타마코는 결국 자신이 직접 입맛에 맞는 꿀빵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 |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감독 크레이그 길레스피 주연 라이언 고슬링 |
갓 결혼한 형과 형수의 바로 옆집에 사는 라스(라이언 고슬링)은 너무나 착하고 수줍음이 많으며 소심한 청년이다. 어느 날 그가 형과 형수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그가 데려온 것은 사람이 아니라 실리콘으로 사람처럼 만든 인형인 리얼 돌. 인형을 비앙카라 부르며 사람 대하듯 하는 라스는 비앙카를 교회와 직장 파티에 데려가며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하고, 라스 주변의 사람들은 처음엔 당황하지만 점차 비앙카를 라스의 여자친구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광고계에서 활약해온 크레이크 길레스피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이 영화의 각본을 쓴 낸시 올리버는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상의 각본상 후보로 올랐으며 전미비평가협회 각본상을 수상했다.
. | 워터 호스 감독 제이 러셀 주연 알렉스 에델, 벤 체플린 |
2차대전 당시 스코틀랜드의 네스호가 있는 마을. 아버지가 전장으로 떠난 뒤 하루하루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앵거스(알렉스 에델)는 집 앞의 네스호 근처에서 알 하나를 주워온다. 정체불명의 동물이 알에서 나온 후 앵거스는 그에게 크루소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비밀스러운 우정을 이어가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집이 커져가는 크루소를 더 이상 집에서 키울 수가 없게 된다. 크루소를 발견한 집의 일꾼 모브레이(벤 채플린)의 도움으로 앵거스는 크루소를 네스호로 보낸다. 그러나 앵거스의 집에 군인들이 닥쳐 군사훈련을 시작하고, 이들은 네스호에 대포를 쏘아대며 무기실험을 한다. 흔히 네스호의 괴물이라 알려진 네시의 전설을 소재로 한 판타지로, <꼬마돼지 베이브>의 원작을 쓴 딕 킹-스미스의 원작을 <래더 49>를 연출한 바 있는 제이 러셀이 영화화했다.
. | 인터뷰 감독 스티브 부세미 주연 스티브 부세미, 시에나 밀러 |
오랜 경력의 정치부 기자 피에르(스티브 부세미)가 헐리웃의 드라마 스타인 카티야(시에나 밀러)의 인터뷰를 하게 된다. 연예계에 별 관심이 없던 그는 아무런 준비 없이 약속장소에 갔다가 인터뷰에 늦으면서도 별 미안한 기색이 없는 카티야에게 인터뷰 질문을 가장한 공격의 화살을 퍼붓는다. 한편 피에르에게 단단히 기분이 상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던 카티야는 사고를 당한 피에르를 엉겁결에 자신의 집에 데려가 치료해 주고, 둘은 인터뷰를 가장한 싸움을 벌이게 된다. 개성적인 연기파 배우 스티브 부세미가 직접 연출한 영화로, 네덜란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테오 반 고흐 감독의 동명의 2003년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 | 브레이브 스토리 감독 치기라 코이치 주연 마츠 다카코, 에이지 웬츠 |
초등학교 5학년인 소년 와타루 미타니는 귀신이 나온다는 유령건물에 갔다가 환상의 세계인 '비전'으로 가는 친구 아시카와를 만나게 되고, 비전에서 다섯 개의 마법 보석을 모으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집을 떠나고 어머니가 몸져눕자 와타루는 비전으로 가 다섯 개의 마법 보석을 모아 가족의 행복을 되돌려달라는 소원을 빌기로 결심한다. 일본의 후지TV와 워너브라더스, 곤조 스튜디오가 합작해 제작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4월 이야기>, <히어로>의 마츠 다카코가 와타루의 목소리를 맡았다.
. | 어메이징 그레이스 감독 마이클 앱티드 주연 요안 그리피스, 마이클 갬본, 니콜라스 파렐 |
21세의 나이로 영국 하원의원에 당선된 윌리엄 윌버포스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에 입각해 신 앞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신념으로 노예무역 반대에 압장서게 된다. 노예상인이었지만 목사가 된 후 누구보다 노예제 폐지에 앞장섰던 존 뉴튼에게 감화를 받은 그는 열정적인 활동 끝에 50여 년만에 마침내 노예제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게 된다. 국내엔 '나같은 죄인 살리신'으로 번역된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바로 존 뉴튼이 쓴 가사이며 윌리엄 윌버포스와 영국 노예제 폐지와 관련이 있는 곡. 영국에서 노예제 폐지 200주년을 맞이해 제작된 영화로, <넬>, <007 언리미티드> 등을 연출한 마이클 앱티드가 메가폰을 잡았다. <엔젤>, <어톤먼트> 등에 출연한 로몰라 가레이를 비롯, 알버트 피니, 마이클 갬본 등과 같은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 | 첫남자, 첫경험 : 아담과 이브 감독 제프 카뉴 주연 엠마뉴엘 크리퀴, 카메론 더글라스 |
아담(카메론 더글라스)과 이브(엠마뉴엘 크리퀴)는 우연한 만남 끝에 서로 사랑을 시작한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 둘의 스킨쉽 사이엔 진도가 나지 않고, 이브는 절대로 속옷을 벗지 않으려 한다. 자신이 아직 경험없는 처녀이며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만 섹스를 하겠다는 이브. 아담은 애가 닳지만 그녀의 순결을 지켜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아담의 친구들은 아담을 바보라 놀려대고, 로맨틱한 프로포즈를 준비한 날 역시 이브의 거절을 당한 아담은 다른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 | 보더라인 감독 리네 샬레보이스 주연 장 위그 앙글라드, 이자벨 블라이스, 피에르-뤽 브리양 |
알콜중독자 할머니와 정신이상인 어머니와 살아온 서른 살의 여자 키키는 애정결핍을 남자들과의 섹스와 알콜로 채우며 살아온 인물. 중년의 교수인 체키와 불륜의 관계를 이어가던 그녀는 어느 날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며 다가오는 미카엘을 만난다. 다정다감하고 배려심 깊은 그에게서 따뜻한 사랑을 받게 된 그녀는 이제까지의 남자들과의 관계에 회의를 품으며 그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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